<신문로 칼럼>물 부담금 제대로 씁시다 (송보경 2002.05.14)

지역내일 2002-05-15
물 부담금 제대로 씁시다
송보경 서울여자대학교 교수 소비자문제를연구하는시민의모임 이사


이 세상에 소비자의 주머니를 노리는 자는 많기도 하다. 최근 국제소비자기구 이사회가 있었던 스페인 토래도로 향하던 케냐의 가난한 시민운동가가 전철에서 지갑을 몽땅 털렸다. 그 검은 얼굴이 사색이 되어 회의장에 도착했다. 좀 넉넉한 국가의 넉넉한 소비자운동가의 주머니를 노릴 것이지 하필 그의 지갑을 통째 들고 갔다.
또 마드리드 비행장에서 토래도 호텔까지 택시를 타고 온 사람들의 택시 요금도 천차만별이었다. 정상요금은 80유로 정도라는데 200유로까지 지불한 사람도 있었다. 자기나라에서는 잘 알려진 시민단체 지도자도 국제공항의 택시기사 앞에서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그래도 소매치기한테 털린 것보다는 정상요금의 3배가량이지만 택시기사에게 바가지 쓴 것이 좀 더 고상하지 않겠느냐고 전날에 있었던 이야기를 하며 씁쓸하게 웃었었다.
최근 한국에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체육복권도 결국은 소비자의 주머니를 노린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이제 와서 체육복권에 누가 연루되었는가라는 문제제기보다는 서민들의 주머니에 기초한 돈벌기를 국가정책으로 결정한 것이 타당한가라고 우리 모두는 다시 한번 물어야 한다. 야금야금 올리는 휘발유 값, 비싼 카드사용료, 몇 백만 명을 기준으로 책정된 이동전화요금이 몇 천만 명이 되어도 별 변화 없이 그대로 머물러 결국 소비자의 주머니에서 나간다.

오염 심한 잠실상수원에 우선 투자해야
신용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는 사람도 복권 뽑기에 희망을 거는 층도 또 서민일 수밖에 없지 않는가. 소비자의 주머니를 노리는 것은 사기업 뿐만 아니라 공기업도 별로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가격을 올리면 사용이 감소될 것이라고 목청을 높여 가격을 올려놓은 전기 값, 물 값 어느 것 하나 소비가 줄었다는 결과를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 다만 가격 인상의 구실일 뿐이다.
서울 시민과 수도권 시민에게 ‘한강수계상수원 수질개선 및 주민 지원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정부는 물 사용도 억제하여 상수원을 보호하여야 한다는 명분으로 물이용 부담금을 1톤당 110원씩을 받고 있다. 환경기초시설 설치 및 운영, 팔당상류 규제지역의 주민지원, 기타 수질개선사업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런데 이 물이용 부담금이 쓰이는 것을 보면 서울 시민으로서는 조금은 황당하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팔당호 주변 지역 주민들에게 그 돈으로 노인정을 지어 주는 것까지는 그래도 김치 냉장고까지 사준다는 것이다. 모르겠다. 물이 깨끗해지는 것과 김치 냉장고가 무슨 관계가 있는지 일반 소비자는 이해할 수 없으니 누군가는 설명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보다 더 큰 문제는 다른 데 있다.
인구 약 53만명인 팔당상수원 지역의 하수 처리율이 40%를 밑도는 실정이라면 우리가 내는 물이용 부담금은 너무나 당연하게 하수 처리율을 높이는 데 사용되어야 한다. 팔당상수원과 잠실상수원의 미처리 하수 처리율을 높여야 한다.
많은 소비자들이 서울 시민의 수돗물도 팔당댐에서 취수하고 있다고 알고 있지만 서울시 수돗물의 90.8%를 잠실상수원에서 취수하고 있다. 그렇다면 서울시민의 입장에서는 잠실상수원의 수질관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2001년 물이용 부담금 징수계획을 보면 서울시민이 47.6%를 부담하고 있으나 잠실상수원의 수질개선에 투자되는 금액은 부담금의 1.8%도 못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잠실상수원의 수질이 팔당상수원에 비해 더 오염되어 있으므로 잠실 상수원에 물이용 부담금이 우선적으로 더 많이 사용되어야 한다. 잠실상수원 수역은 하류인 잠실대교로 내려 갈수록 수질이 나빠진단다.
그 원인으로는 왕숙천의 수질영향 때문인데 남양주시, 구리시, 하남시 유역의 생활하수의 무단방류와 산재한 대규모 공동주택의 오염 부하량의 증가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잠실상수원은 행정구역으로는 서울시, 광진구, 경기도, 구리시, 남양주시, 포천군 일부와 강동구, 하남시가 포함된다.

무단 방류되는 생활하수 대책 시급
잠실상수원으로 합류되는 지천은 왕숙천을 비롯하여 덕풍천, 산곡천, 덕소천, 월문천 등이 있다. 그런데 이 잠실상수원으로 합류되는 지천 중에서 덕소천, 왕숙천이 잠실상수원의 오염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이것이 서울시민의 수돗물 상수원 실태인데 느닷없이 최근 서울시장 여야 후보가 청계천 논쟁을 벌이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 있지만 서울시민의 식수에 대해 핵심 파악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장 후보는 잠실상수원보호계획을 내놓는 것이 시급하다. 구리하수처리장의 처리용량은 1일 16만 톤이나 생활하수 발생은 21.5톤으로 약 5만톤의 생활하수가 한강으로 무단 방류되고 있다. 하남시도 무단방류는 불가피하다면 새로운 서울시장은 서울시 상수원지역의 선 하수 후 상수를 어떻게 이룰 것인지 중요한 것부터 대답해야 한다. 그리고 서울시민이 내는 물 부담금이 수도권 시민이 깨끗한 수돗물을 사용하도록 하는 산뜻한 계획도 소비자는 보고 싶다.



송보경 서울여자대학교 교수 소비자문제를연구하는시민의모임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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