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내몸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요?” 인형극에 앞서 한 선생님이 나와 내 몸에 대한 그림동화를 보여주며 아이들에게 묻는다. 여성회관 강당에 모인 500여명의 아이들이 저마다 큰소리로 대답한다.
“맞아요. 그 중에서 어른이 되어 아기를 낳고 아기씨를 만드는 곳은 가장 소중한 곳이에요. 다른 사람이 보아서도 만져서도 안돼요. 만약 다른 사람이 만지거나 보려고 할 때 ‘하지마’ 그리고 ‘안돼, 싫어!’라고 소리쳐요. 모두 다같이 소리쳐 볼까요?” 아이들은 있는 힘을 다해 큰소리로 외친다. “하지마, 싫어” 사뭇 진지해 진다. “처음부터 끝까지 내 몸을 지키는 것은 바로 나에요. 내 몸의 주인은 나니까요”
그림동화 보여주기가 끝난 후 인형극이 시작 되었다. 1막은 친구와 소꿉놀이하며 친구가 몸을 함부로 만지는 상황. 2막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낯선아저씨가 몸을 만지려고 하는 상황. 3막은 할아버지가 쵸콜릿을 사 준다며 가슴과 엉덩이를 만지려고 하는 상황. 영희와 순희를 통해 각각의 상황에서 내 몸을 어떻게 소중하게 지키는지 사실적으로 전달한다. 그리고 엄마한테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갈등을 통해 그런 상황을 겪었을 때 비밀이 아닌 적극적으로 어른과 이야기를 해야한다는 것을 전달하고 있다.
아이들은 때론 극 속의 영희와 순희가 되어 숨죽이며 진지하게 관람한다. 이날 참여한 어린이들은 대부분 유치원에서 온 7세 어린이들로 새로운 시청각 교육을 통한 성교육에 흥분을 가라 앉히지 못했다. 성폭력예방 인형극과 더불어 ‘도하의 꿈’이라는 가정폭력예방에 관한 애니메이션 비디오도 상영했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성은 부끄러운 것이며 아이들이 알아서는 안된다는 풍조가 있다. 그러나 성교육은 자녀들이 태어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시작해야 한다. 김포여성의전화에서는 집에서 성폭력예방에 관한 아이들에게 할 수 있는 몇 가지를 말한다. 즉 아이들이 무엇이나 물어볼 수 있도록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것, 성에 대한 질문을 할 때는 자연스럽고 정직하게, 남자나 여자로 태어난 것에 대한 자부심 갖게 해 주는 것, 어른이 되면서 신체적 정신적인 변화에 대해 가르쳐 줄 것에 대해서 말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성적인 것은 더럽거나 속되며 죄스러운 것이라는 느낌을 갖지 않도록 하는게 중요하며 부모가 좋은 본보기가 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성폭력 예방을 위해 학부모들의 꾸준한 어린이 지도가 필요한데, 우선 집에서 속옷을 입은 인형을 보여 주거나 실제 아이가 속옷을 입었을 때 “옷 안의 네 몸은 중요한 부분이니까 다른 사람이 만지면 안돼”라고 말한다. 그리고 누군가가 불쾌하게 느껴지는 접촉을 할 때 단호하게 “안돼요! 싫어요!”라고 말할 수 있도록 가르친다. 혹 “우리끼리만 아는 비밀이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아라. 말하면 죽여버리겠다” 라고 협박할 때는 “싫어요. 비밀로하지 않을 거예요”라고 말하라고 가르쳐야 한다. 또한 어떤 어려움이 생기더라도 끝까지 보호해줄테니 부끄러워하거나 무서워하지 말고 곧장 이야기 하라고 편안한 느낌을 갖도록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어린이들에게 낯선사람의 차를 타지 말고, 집에 혼자 있을 때 누군가 오면 문을 열어주지 말라고 한다. 그리고 위급한 상황이 생기면 연락할 수 있는 곳의 전화번호를 일러주는 것 등 지도 수칙을 몇 가지 당부했다.
여성의전화 권영숙씨는 “예방도 중요하지만 혹 아이들이 문제를 겪었을때 어떻게 대처하고 치료하는지도 중요하다”며 아이들은 심한 갈등까지 가면서 잘 드러내지 않는다고 한다. “문제를 겪었을 때 어린이 앞에서 지나친 걱정이나 흥분은 하지말고 이성적으로 대처하고 심한 경우는 전문상담기관에 도움을 요청하는게 좋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자녀를 안심시키고 심리 치료 도움에는 엄마의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 했다.
이곳에 아이들을 인솔하고 온 한 유치원 선생님은 “원 안에서도 성교육이 있지만 인형극 같은 매체가 아이들이 이해하는데 효과적인 것 같고 좀 더 이 같은 기회가 많이 있길 바란다”고 했다.
(사)김포여성의전화에서는 지난 5월에 원마트 앞에서 가정폭력에 관한 캠페인을 진행한 적이 있고 현재 어른들의 바른 성문화를 위한 강좌 ‘행복한 첫걸음’이 김포1 동사무소에서 격주 토요일마다 열리고 있다.
상담 및 문의. (사)김포여성의전화 986-0136
최선미 리포터 mongsil040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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