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장 상 서리를 위한 변명(최영희 2002.07.15)

지역내일 2002-07-15
장 상 서리를 위한 변명
최영희 부회장


장상 총리서리의 임명소식을 들었을 때 가슴이 벅찼다. 여러 가지 정치적 계산의 산물, 정권말기라는 아쉬움. 원망만 남는 선거 내각의 막중한 임무 등 복잡한 의미가 번개처럼 스치고 지나갔지만 우리 나라 여성 발전사에 또 하나의 획을 긋는 새로운 역사 창조임에는 틀림없었다. 대부분의 여론과 언론의 평가도 별로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며칠 지나지 않은 지금 장 총리 서리는 호된 도덕성 시비에 휘말려 있다.
그러면 ‘아들의 국적포기’ ‘허위학력’ ‘친일파 김활란 추모’ ‘부동산 투기’ ‘미국적 아들의 의료보험사용’ 등 분명히 상큼하지 못한 일련의 문제를 어떻게 봐야할 것인가. 사회 지도층 인사의 행적이 깨끗해야 한다는 원칙에 비추어 보자면 물론 실망스럽다. 그러나 나는 지금 ‘장 상을 위한 변명’을 하고 싶다. 첫 여성 재상의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사회지도층에 대한 실망 여전해 안타깝다
장남의 국적포기, 77년도 당시에 사진으로 공개된 법무부의 공문 사본을 통해 그런 제도가 있었음이 확인되었고 미국 대사관에서는 당사자가 아닌 부모가 대신 나서서 포기할 수는 없다고 했다 ,문제는 성인이 된 뒤 국적 회복절차를 안 밟은 것인데 이런 비난에 대해서는 수용하겠다 했다. 이 경우, 우리가 가장 부도덕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병역의무 회피를 위해 국적 회복 절차를 안 밟은 것인데 장남은 척추수술로 인해 병역의무는 해당이 안 되는 것으로 언론도 인정하고 있다. 또 차남은 국방의 의무를 마친 상태이다.
각 언론사에서 크게 문제 삼고 있는 ‘총리가 될 줄 알았으면 국적 포기 안 했을 것’이라는 말은 계산하고 재면서 사는 훈련된 정치인이 아니기에 정치적 감각의 부족이지 기회주의적 술수는 아니다. 오래 훈련되어 중책을 맡은 노련한 정치인도 미 정보기관 운운하며 대통령의 유고 그리고 여성총리의 능력 비하 등으로 취소 사과 발언까지 하는 판이 아닌가.
학력문제도 세간에 교수사회에서 문제가 된 가짜 학력의 악몽이 떠오르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장총리서리는 이화대학에 채용될 때 프린스턴 대학 신학과를 나왔다고 허위기재한 것이 아니었다 . 이번에 총리로 발탁된 것은 그가 이화여대 총장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했고 능력과 자격이 있다는 것 때문이었다.
부동산 투기도 그렇다. 나이들어 가면서 늙으면 친구들과 함께 전원주택 짓고 모여 살자는 것이 화제다. 50이 되면서 그런 얘기 안 해본 사람 없을 것이고 친구들 이 그룹 저 그룹에다 나도 끼워달라고 입으로만 예약해 놓은 것이 한 두 개가 아닐 것이다. 팔려고 내놓은 적 없다면 이해하고 싶다.
나도 엄청나게 비판했던 김활란박사 기념사업이지만, 교정의 한복판에 김활란 동상까지 서 있는 이화여대 총장으로서의 입장은 다를 것이다.
다만 국적을 포기하고도 의료보험을 계속해서 써 온 부분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부양가족 수에 의해 지불되는 의보가 아니라 가구주의 소득에 의해 공제되는 보험제도 이기에 의무는 없고 실속만 챙긴 이 경우 비난받을 수밖에 없다.

대통령에 대한 직언, 부패척결 기초 다져 평가받자
더중요한것은 장상촐리서리가 과연 얼마나 주어진 책무를 사심없이 잘 할까이다.
지금 국민이 원하는 것은 첫째 예스맨으로 둘러싸인 현정권에서 대통령에게 직언을 하고 원칙과 기준에 의해 집행하는 총리를 기대한다. 둘째는 대선정국에서 정부가 중립적 입장을 취하느냐이다. 국민들은 대통령이 민주당을 탈당했다해도 중립을 믿지 않는다. 셋째는 국민은 부패한 권력에 지쳐있다. 부패없는 정부의 기초를 다지는데 여성총리에 대한 기대가 충만했다.
이런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 3개월이 지난 후 평가받고 만약 그 능력이 부족했다면 스스로 물러나면 된다. 후일의 정치적 야망없이 스스로 자리를 털고 일어서는 모습도 아름다운 것이다. 잘못된 부분에서는 확실히 용서를 구하고 그래도 안되면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떠날 자세를 가졌으면 한다. 그는 이미 총장재연임이 가능했지만 "할만큼 했으니 물어나겠다"는 입장을 보여 준바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총리가 어떤 자리인지 당사자도 철저히 느끼겠지만 국민들 훈련도 그에 못지 않다. 여자라고 봐주고 적당히 넘어가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이런 과정이 거듭되면서 우리 사회 지도층의 평소 생활과 철학이 어찌해야 하는지 기본 매뉴얼이 정해지고 있다. 세상이 빨리 변하기에 이 매뉴얼은 시간이 흐르면서 또 달라질 것이다.
최영희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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