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이사람> 미군장갑차 여중생 사망사건 조사한 이정희 변호사
“침묵 않는 피해자에게서 희망 읽었다”
지역내일
2002-07-30
(수정 2002-07-31 오후 3:51:41)
“내가 그 상황에 처했다면 어땠을까 생각만 해도 가슴이 떨리고 무거워지죠. 사건 현장에 다녀오면 아이 얼굴 한번 더 보게 돼요.”
법무법인 ‘덕수’의 이정희(34) 변호사. 이 변호사가 엄마의 마음으로, 여성의 입장으로 말머리를 떼는 사건은 지난 6월 13일 발생한 ‘의정부 미군궤도차량 여중생 살인사건’이다.
사건은 초기 묻힐 듯 보였다. 전 국민이 월드컵 열기에 온몸을 내던지고 있을 무렵이라 두 여중생의 사망 소식이 끼여들 틈은 없어 보였다. 언론은 무심했고, 미군 측의 자체 조사 결과 ‘누구에게도 과실이 없었다’는 발표는 지금까지의 여느 미군관련 사건처럼 ‘안타깝지만 잊으라’는 주문처럼 들렸다. 몇몇 네티즌들의 ‘우리의 여동생이 살해당했다’는 절규는 너무 약한 목소리였다.
그런데 50여 일이 지난 지금, 우리 국민은 처음으로 ‘재판관할권 포기’문제를 놓고 당황해 하는 미군의 모습을 보고 있다. 사건 직후 ‘고 신효순, 심미선 양 사망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가 꾸려지고 연이은 취재기자 폭행사건 및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진상조사단 활동, 미군측 재판관할권 포기 요청, 그리고 항의시위와 서명운동…, 숨가쁘게 각계의 대응이 이어졌다. 특히 하루아침에 친구를 잃고 울부짖는 교복 입은 여중생들의 모습이 차츰 국민들의 관심을 끌어당기기 시작했다. 축제에 정신이 팔려 여동생이 죽어간 것도 몰랐다는 자성과 ‘안하무인’격인 미군에 대한 항의가 ‘붉은 악마’ 사이에서 확산되기 시작했다. 마침내 날아든 미8군사령관 다니엘 자니니 중장의 철저한 조사와 진상규명 약속.
이 변호사는 이 과정을 고스란히 지켜보았다. 그리고 한가운데에 있었다. 6월27일부터 약 일주일간에 걸친 진상조사단 3명중에 유일하게 여성 변호사로 참여한 것이다. 이 변호사는 여전히 미군관련 사건에 소극적인 정부의 모습과 더 이상 침묵하지 않는 피해자들, 그리고 여기에 힘을 실어주는 청소년들을 만났다.
이 변호사가 진상조사단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단순했다. 민변 산하 미군문제연구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었고 ‘윤금이양 사건’ 때부터였으니 햇수로 따져도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미군범죄와 ‘밀접한(?)’ 사이였다. 2000년에는 ‘이태원 여종업원 살해범 미군 매카시 상대 손해배상사건’을 맡아 승소했고, 미군공여지역지원 및 주민권익보호에 관한 법률안을 입안하고 용산 독극물 방류사건이 발생 후 형사재판관할권 개정작업에도 참여했다. 대책위가 의뢰한 진상조사 활동에 ‘미군범죄 및 주한미군지위협정 관련 전문가’인 이 변호사가 빠질 수는 없었던 것이다.
/ 손정미 기자 jmshon@naeil.com
법무법인 ‘덕수’의 이정희(34) 변호사. 이 변호사가 엄마의 마음으로, 여성의 입장으로 말머리를 떼는 사건은 지난 6월 13일 발생한 ‘의정부 미군궤도차량 여중생 살인사건’이다.
사건은 초기 묻힐 듯 보였다. 전 국민이 월드컵 열기에 온몸을 내던지고 있을 무렵이라 두 여중생의 사망 소식이 끼여들 틈은 없어 보였다. 언론은 무심했고, 미군 측의 자체 조사 결과 ‘누구에게도 과실이 없었다’는 발표는 지금까지의 여느 미군관련 사건처럼 ‘안타깝지만 잊으라’는 주문처럼 들렸다. 몇몇 네티즌들의 ‘우리의 여동생이 살해당했다’는 절규는 너무 약한 목소리였다.
그런데 50여 일이 지난 지금, 우리 국민은 처음으로 ‘재판관할권 포기’문제를 놓고 당황해 하는 미군의 모습을 보고 있다. 사건 직후 ‘고 신효순, 심미선 양 사망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가 꾸려지고 연이은 취재기자 폭행사건 및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진상조사단 활동, 미군측 재판관할권 포기 요청, 그리고 항의시위와 서명운동…, 숨가쁘게 각계의 대응이 이어졌다. 특히 하루아침에 친구를 잃고 울부짖는 교복 입은 여중생들의 모습이 차츰 국민들의 관심을 끌어당기기 시작했다. 축제에 정신이 팔려 여동생이 죽어간 것도 몰랐다는 자성과 ‘안하무인’격인 미군에 대한 항의가 ‘붉은 악마’ 사이에서 확산되기 시작했다. 마침내 날아든 미8군사령관 다니엘 자니니 중장의 철저한 조사와 진상규명 약속.
이 변호사는 이 과정을 고스란히 지켜보았다. 그리고 한가운데에 있었다. 6월27일부터 약 일주일간에 걸친 진상조사단 3명중에 유일하게 여성 변호사로 참여한 것이다. 이 변호사는 여전히 미군관련 사건에 소극적인 정부의 모습과 더 이상 침묵하지 않는 피해자들, 그리고 여기에 힘을 실어주는 청소년들을 만났다.
이 변호사가 진상조사단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단순했다. 민변 산하 미군문제연구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었고 ‘윤금이양 사건’ 때부터였으니 햇수로 따져도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미군범죄와 ‘밀접한(?)’ 사이였다. 2000년에는 ‘이태원 여종업원 살해범 미군 매카시 상대 손해배상사건’을 맡아 승소했고, 미군공여지역지원 및 주민권익보호에 관한 법률안을 입안하고 용산 독극물 방류사건이 발생 후 형사재판관할권 개정작업에도 참여했다. 대책위가 의뢰한 진상조사 활동에 ‘미군범죄 및 주한미군지위협정 관련 전문가’인 이 변호사가 빠질 수는 없었던 것이다.
/ 손정미 기자 jmsh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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