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도 의지도 없는데…”난감한 전북도
실무평가팀 ‘전주과학산업단지 1순위’, 익산· 정읍시‘유치의지 없는 지자체 선정’반발
“누구는 대학에 합격은 했는데 등록금 낼 돈도 없고 입학할 의지도 없고, 또 누구는 여력은 되는데 합격을 하지 못한 꼴이다.”
양성자가속기 사업 도내 유치를 위한 실무평가팀이 완주군의 과학산업단지를 1순위로 추천한 결과를 놓고 도 관계작는 과학산업단지가 입지여건은 좋지만 완주군이 유치 의사나 재정적 여력이 되지 못하는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 과기부 지침도 지키기 어렵다
전북도는 14일 “양성자가속기 전북유치위원회 회의를 통해 전북후보지로 완주 과학산업단지를 1순위로 선정했다”면서 “순위별 선정결과를 참고해 대표 후보지를 선정, 전국 경쟁에 뛰어들게 됐다”고 밝혔다.
학계인사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은 5개분야 23개 항목을 계량화해 순위를 메겼다. 추진위는 각 지역의 장단점을 비교한 끝에 1순위로 완주봉동의 전주과학산업단지(86.2)를 선정하고, 익산 왕궁지역을 2순위(82.4)로 정했고, 정읍은 3순위(79.1)로 밀렸다.
이러한 결과를 보고 받은 전북도는 난감한 표정이 역력하다. 도 관계자는 심의결과를 묻는 취재진에게 “곤란한 결과가 나왔다”는 말로 난감한 입장을 드러냈다.
도 주종권 경제통상국장은 “관련 시설 부지 및 행정동 등의 비용부담은 과학기술부의 기본 지침”이라며 “589억원에 이르는 부지비용 마련이 어렵고 도비를 지원한다고 해도 국비를 전제로 사업신청을 하면 심사에서 탈락할 것이 뻔하다”며 심사위원들의 추천 결과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후보지 선정에 참여했던 익산시와 정읍시도 이같은 결과에 반발하고 있다.
정읍시는 첨단 방사선이용연구센터와 연계해 양성자 가속기 사업 유치를 추진한다는 대외적인 명분과 일찍부터 준비해 온 우선권을 내세워 도내 후보지 선정을 낙관했으나 무위로 끝났다. 특히 후보지 결정 하루 전까지만 해도 강현욱 도지사의 공약사업이라는 점 등이 강하게 작용, 정읍 유치 쪽으로 기우는 듯 했으나 정작 결과에서는 3위로 밀렸다.
정읍시 관계자는 “유치 의지가 없는 지역이 1순위로 선정되는 결과는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관련 시설이 특성화 대학을 유치할 수 있는 조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읍 유성엽 시장은 “가장 중요한 부지여건과 나머지 항목을 동일한 점수로 평가하는 기준 자체가 문제가 있다”면서 “관련 시설 유치를 통한 확장가능성 등을 놓고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유 시장은 또 “전북을 균형적인 발전과 함께 과학기술신도시로 조성하겠다는 도지사의 공약이 첫 시험대에 올랐다”며 전북도의 신중한 결정을 촉구했다.
◇ 전략산업 유치 전략으로 도가 나서야
전북도와 익산 정읍 등 지자체가 이번 추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인 반면 전문가들로 구성된 실무평가팀은 전북도의 안일한 대응을 지적하고 나섰다.
1순위로 선정된 과학산업단지는 이미 부지가 조성돼 있고 상하수도 도로 전기 통신 주거 등 모든 여건이 유리하고 부지매입에 따른 주민반발도 없다는 장점을 갖고 있어 1순위 추천이 당연하다는 것.
평가팀은 특히 1조원 이상의 경제 파급효과를 갖고 있는 이 사업에 대해 전북도가 너무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평가팀 관계자는 “위치는 완주군 과학산업단지로 한다고 해도 전북도 전주시 완주군 대학 등이 주도적으로 참여, 도민의 사업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북도가 사업의 규모나 파급효과가 상상이상임에도 일선 자치단체만의 문제로 한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북도가 평가결과에 대해 도비지원 가능성을 일축하며 난색을 표명하는 것 자체도 바람직하지 못한 태도라는 것.
예선 전초전을 마치고 도내 후보지 결정의 공은 전북도로 넘어간 상태다. 전북도가 평가팀과의 시각차를 극복하고 합리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실무평가팀 ‘전주과학산업단지 1순위’, 익산· 정읍시‘유치의지 없는 지자체 선정’반발
“누구는 대학에 합격은 했는데 등록금 낼 돈도 없고 입학할 의지도 없고, 또 누구는 여력은 되는데 합격을 하지 못한 꼴이다.”
양성자가속기 사업 도내 유치를 위한 실무평가팀이 완주군의 과학산업단지를 1순위로 추천한 결과를 놓고 도 관계작는 과학산업단지가 입지여건은 좋지만 완주군이 유치 의사나 재정적 여력이 되지 못하는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 과기부 지침도 지키기 어렵다
전북도는 14일 “양성자가속기 전북유치위원회 회의를 통해 전북후보지로 완주 과학산업단지를 1순위로 선정했다”면서 “순위별 선정결과를 참고해 대표 후보지를 선정, 전국 경쟁에 뛰어들게 됐다”고 밝혔다.
학계인사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은 5개분야 23개 항목을 계량화해 순위를 메겼다. 추진위는 각 지역의 장단점을 비교한 끝에 1순위로 완주봉동의 전주과학산업단지(86.2)를 선정하고, 익산 왕궁지역을 2순위(82.4)로 정했고, 정읍은 3순위(79.1)로 밀렸다.
이러한 결과를 보고 받은 전북도는 난감한 표정이 역력하다. 도 관계자는 심의결과를 묻는 취재진에게 “곤란한 결과가 나왔다”는 말로 난감한 입장을 드러냈다.
도 주종권 경제통상국장은 “관련 시설 부지 및 행정동 등의 비용부담은 과학기술부의 기본 지침”이라며 “589억원에 이르는 부지비용 마련이 어렵고 도비를 지원한다고 해도 국비를 전제로 사업신청을 하면 심사에서 탈락할 것이 뻔하다”며 심사위원들의 추천 결과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후보지 선정에 참여했던 익산시와 정읍시도 이같은 결과에 반발하고 있다.
정읍시는 첨단 방사선이용연구센터와 연계해 양성자 가속기 사업 유치를 추진한다는 대외적인 명분과 일찍부터 준비해 온 우선권을 내세워 도내 후보지 선정을 낙관했으나 무위로 끝났다. 특히 후보지 결정 하루 전까지만 해도 강현욱 도지사의 공약사업이라는 점 등이 강하게 작용, 정읍 유치 쪽으로 기우는 듯 했으나 정작 결과에서는 3위로 밀렸다.
정읍시 관계자는 “유치 의지가 없는 지역이 1순위로 선정되는 결과는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관련 시설이 특성화 대학을 유치할 수 있는 조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읍 유성엽 시장은 “가장 중요한 부지여건과 나머지 항목을 동일한 점수로 평가하는 기준 자체가 문제가 있다”면서 “관련 시설 유치를 통한 확장가능성 등을 놓고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유 시장은 또 “전북을 균형적인 발전과 함께 과학기술신도시로 조성하겠다는 도지사의 공약이 첫 시험대에 올랐다”며 전북도의 신중한 결정을 촉구했다.
◇ 전략산업 유치 전략으로 도가 나서야
전북도와 익산 정읍 등 지자체가 이번 추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인 반면 전문가들로 구성된 실무평가팀은 전북도의 안일한 대응을 지적하고 나섰다.
1순위로 선정된 과학산업단지는 이미 부지가 조성돼 있고 상하수도 도로 전기 통신 주거 등 모든 여건이 유리하고 부지매입에 따른 주민반발도 없다는 장점을 갖고 있어 1순위 추천이 당연하다는 것.
평가팀은 특히 1조원 이상의 경제 파급효과를 갖고 있는 이 사업에 대해 전북도가 너무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평가팀 관계자는 “위치는 완주군 과학산업단지로 한다고 해도 전북도 전주시 완주군 대학 등이 주도적으로 참여, 도민의 사업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북도가 사업의 규모나 파급효과가 상상이상임에도 일선 자치단체만의 문제로 한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북도가 평가결과에 대해 도비지원 가능성을 일축하며 난색을 표명하는 것 자체도 바람직하지 못한 태도라는 것.
예선 전초전을 마치고 도내 후보지 결정의 공은 전북도로 넘어간 상태다. 전북도가 평가팀과의 시각차를 극복하고 합리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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