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그리는 미술교실?'' 언뜻 무슨 구족화가들의 모임 같기도 하지만 이는 아이와 부모들이 함께 미술관과 박물관을 탐방하는 현장미술교실이다.
이 재미난 미술교실을 이끌고 있는 정향숙씨는 대학에서 도자기를 전공한 주부. 방학이나 모처럼의 주말 아이들과 함께 나선 박물관 미술관 나들이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하는 부모는 드물다. 인터넷에서 자료를 뽑고 책을 통해 사전공부를 한다고 해도 앞사람 쫓아가기 바쁜 우리의 관람문화는 어른이나 아이나 지치기 일쑤.
대부분 겉핥기식으로 끝나기 마련이다. 미술을 전공한 정향숙씨도 예외는 아니었다. 어릴 때부터 두 아이를 데리고 열심히 미술관 박물관을 찾아다니다 아이들이 미술활동을 병행하면서 보다 쉽고 재미있게 전시회를 관람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게 되었다고.
그러다 97년 홍익대학교 미술교육원에서 아동미술가인 김정숙 선생을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박물관·미술관 수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런 일이 계기가 되어 99년 여름학기부터 현재까지 ''아화여자대학교 자연사교실''의 유치부와 1·2학년 프로그램 강의를 맡고 있다.
어떤 전시회나 박물관 관람이 정해지면 그 수업을 진행하기 위한 정씨의 노력은 수업시간 3∼4시간 몇 배의 자료조사와 설문지 작성을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미술교실에 참여한 부모들이 올려주는 방명록과 아이가 달라졌다는 부모들의 격려가 벌써 5년째 재미있고 신나게 이 일을 할 수 있는 힘이 된다고 한다.
전시장밖에서의 선입견 없는 표현활동과 설문지 활동
지난 여름방학동안 자경전 꽃담과 아미산 굴뚝, 종묘정전과 나무, 성곡미술관에서의 현대미술방법알기, 이대자연사박물관에서 꽃가루받이와 디자인 등의 프로그램으로 알찬 성과를 거둔 미술교실은 9월에 덕수궁 현대미술관에서 ''올해의 작가 2002-전혁림전''을 계획하고 있다.
이 미술교실의 특징은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것. 처음엔 아이들만으로 이 프로그램을 이끌다보니 저학년이 대부분인 아이들이 준비물 챙기기에 바빠 부모들과 함께 하는 미술교실이 됐다. 그러다 보니 지금은 오히려 아이들보다 이 미술교실을 기다리는 부모들이 많다고 한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미있게 주제에 맞는 미술작업을 이끌어 가는 그의 설명을 듣다보면 단순한 미술작업이 아닌 역사적 사실, 유래, 사회상까지 3∼4시간이 훌쩍 지나갈 정도로 빠져들기 때문이다.
무심히 넘기던 그림 한 점에서 그림 속의 계절을 찾아내고, 나무색깔과 사람들의 옷차림, 그림 속의 인물들의 표정으로 희노애락을 읽어낸다. 또 당시 생활상과 풍습 등 꼬리를 무는 미술작업과 설문지작업, 이 두 과정을 거치고 나면 아이들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는 것.
많은 것을 기대하는 부모보다는 마음을 비우고 가볍게 참여한 학부모들이 오히려 더 열성적으로 매 번 참여한다는 그는 "홈페이지만 보고 자신을 믿고 1만5000원이란 회비를 선뜻 입금하고 대전 등 먼 곳에서까지 참여하는 부모들이 너무나 감사하다"고 한다.
회비는 어린이 참가비만 받으며 형제자매일 경우 2만5000원. 사전작업과 만만치 않은 하루 수업에 비해 1만5000원이란 회비가 오히려 너무 저렴하다는 회원들이지만 정씨의 생각은 다르다. "회비 1만5000원은 적을지 모르지만 아이를 데리고 나들이하려면 간식준비와 차비도 만만치 않고 늦은 저녁시간 더러 외식까지 하려면 꽤 많은 경비가 들게 마련"이라고. 부모의 입장에서 이심전심 헤아리는 배려뿐 아니라 수업중 예상 못했던 기상변화에도 참여한 회원들이 고마워 성심을 다하려고 노력한다는 ''발로 그리는 미술교실''. 9월에는 아이의 손을 잡고 현대미술관을 찾아보면 어떨까.
(019-9177-4087), 홈페이지 http://www.footart. wo. to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이 재미난 미술교실을 이끌고 있는 정향숙씨는 대학에서 도자기를 전공한 주부. 방학이나 모처럼의 주말 아이들과 함께 나선 박물관 미술관 나들이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하는 부모는 드물다. 인터넷에서 자료를 뽑고 책을 통해 사전공부를 한다고 해도 앞사람 쫓아가기 바쁜 우리의 관람문화는 어른이나 아이나 지치기 일쑤.
대부분 겉핥기식으로 끝나기 마련이다. 미술을 전공한 정향숙씨도 예외는 아니었다. 어릴 때부터 두 아이를 데리고 열심히 미술관 박물관을 찾아다니다 아이들이 미술활동을 병행하면서 보다 쉽고 재미있게 전시회를 관람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게 되었다고.
그러다 97년 홍익대학교 미술교육원에서 아동미술가인 김정숙 선생을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박물관·미술관 수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런 일이 계기가 되어 99년 여름학기부터 현재까지 ''아화여자대학교 자연사교실''의 유치부와 1·2학년 프로그램 강의를 맡고 있다.
어떤 전시회나 박물관 관람이 정해지면 그 수업을 진행하기 위한 정씨의 노력은 수업시간 3∼4시간 몇 배의 자료조사와 설문지 작성을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미술교실에 참여한 부모들이 올려주는 방명록과 아이가 달라졌다는 부모들의 격려가 벌써 5년째 재미있고 신나게 이 일을 할 수 있는 힘이 된다고 한다.
전시장밖에서의 선입견 없는 표현활동과 설문지 활동
지난 여름방학동안 자경전 꽃담과 아미산 굴뚝, 종묘정전과 나무, 성곡미술관에서의 현대미술방법알기, 이대자연사박물관에서 꽃가루받이와 디자인 등의 프로그램으로 알찬 성과를 거둔 미술교실은 9월에 덕수궁 현대미술관에서 ''올해의 작가 2002-전혁림전''을 계획하고 있다.
이 미술교실의 특징은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것. 처음엔 아이들만으로 이 프로그램을 이끌다보니 저학년이 대부분인 아이들이 준비물 챙기기에 바빠 부모들과 함께 하는 미술교실이 됐다. 그러다 보니 지금은 오히려 아이들보다 이 미술교실을 기다리는 부모들이 많다고 한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미있게 주제에 맞는 미술작업을 이끌어 가는 그의 설명을 듣다보면 단순한 미술작업이 아닌 역사적 사실, 유래, 사회상까지 3∼4시간이 훌쩍 지나갈 정도로 빠져들기 때문이다.
무심히 넘기던 그림 한 점에서 그림 속의 계절을 찾아내고, 나무색깔과 사람들의 옷차림, 그림 속의 인물들의 표정으로 희노애락을 읽어낸다. 또 당시 생활상과 풍습 등 꼬리를 무는 미술작업과 설문지작업, 이 두 과정을 거치고 나면 아이들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는 것.
많은 것을 기대하는 부모보다는 마음을 비우고 가볍게 참여한 학부모들이 오히려 더 열성적으로 매 번 참여한다는 그는 "홈페이지만 보고 자신을 믿고 1만5000원이란 회비를 선뜻 입금하고 대전 등 먼 곳에서까지 참여하는 부모들이 너무나 감사하다"고 한다.
회비는 어린이 참가비만 받으며 형제자매일 경우 2만5000원. 사전작업과 만만치 않은 하루 수업에 비해 1만5000원이란 회비가 오히려 너무 저렴하다는 회원들이지만 정씨의 생각은 다르다. "회비 1만5000원은 적을지 모르지만 아이를 데리고 나들이하려면 간식준비와 차비도 만만치 않고 늦은 저녁시간 더러 외식까지 하려면 꽤 많은 경비가 들게 마련"이라고. 부모의 입장에서 이심전심 헤아리는 배려뿐 아니라 수업중 예상 못했던 기상변화에도 참여한 회원들이 고마워 성심을 다하려고 노력한다는 ''발로 그리는 미술교실''. 9월에는 아이의 손을 잡고 현대미술관을 찾아보면 어떨까.
(019-9177-4087), 홈페이지 http://www.footart. wo. to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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