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를 움직이는 사람들(8) - 김경임 문화외교국장

“문화는 외교의 한 축입니다”

지역내일 2002-07-10 (수정 2002-07-11 오전 11:29:05)
“문화가 외교의 중요한 한 축을 이룬다는 건 당연한 얘기입니다. 문화는 정치 혹은 경제가 할 수 없는 부분을 담당하고 있죠. 정치·경제가 매끄럽게 움직이도록 탄력을 실어주기도 하구요.”
김경임(55) 문화외교국장의 ‘문화외교론’은 흥미진진하다. 자신감 넘치는 모습도 보기 좋다.
과거에는 정치와 경제가 외교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하지만 이제는 문화가 외교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됐다. 정치 경제 중심의 외교 관계에 유연성을 주고, 문화 그 자체의 외교도 중요한 역할과 지분을 차지한다. 그래서인지 문화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그의 목청에는 힘이 넘친다.
그는 나라마다 문화를 알리는 외교방식 내지 성격 또한 다르다고 말한다. 기본적으로 공적 차원이 아닌 ‘민간 차원에서 이뤄지는 광범위한 외교’를 문화외교의 특징으로 꼽는다.
“사람과 사람을 통해 우리나라를 외국에 이해시키고 문화, 예술을 전파하는 게 문화외교국이 하고 있는 일이죠”
김 국장은 민간차원에서 이뤄지는 일인 만큼 그 대상이 무척 넓고 다양하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때문에 문화외교 활동 영역에 더욱 더 한국적인 특색을 가미하는 것이 필수 요소라고 지적한다.
“우리만이 가지고 있는 특성, 색깔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소재의 다양성과 더불어 독특한 특이성이 가장 우선시되는 요소죠”
김 국장은 최근 들어 부쩍 높아진 한국의 문화 위상을 강조한다.
“최근 들어 그 내용이 더욱 깊어지고 또한 다양해지고 있어요. 예전에는 오로지 전통이라는 점에만 초점을 맞췄었죠.”
그는 그동안 한국 문화외교가 전통문화에만 ‘공을 들였던’ 그 이면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즉 과거 이런 현상은 그만큼 독특하고 경쟁력 있는 우리만의 문화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고 김 국장은 설명한다.
문화 경쟁력. 문화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창조된다. 문화 경쟁력은 기층 민족들의 삶속에서 의미있는 변화·적응의 단계를 거쳐야 가능하고, 이제 우리는 그 생존력을 감지할 수 있는 순간에 와있다.
“이젠 전통문화 뿐만 아니라 오페라, 발레, 악기 연주 등 클래식한 부분에도 상당한 경쟁력이 있습니다. 또한 대중문화 분야도 빠지지 않아요. 오페라 명성황후, 성악가 조수미 씨 등 한국 예술 수준은 이미 세계가 주목하기 시작했잖습니까”
김 국장은 요즘 새롭게 힘을 쏟는 분야로 ‘한국학’을 꼽는다. 한국학이란 외국의 교수, 학생, 지식인 등에게 ‘한국’을 올바로 알리고 이해시키는 학문이다.
“한국학은 말 그대로 학문적인 영역입니다. 감정에 호소하는 문화 예술과는 성격이 좀 다르죠”
김 국장은 미국· 유럽을 우선 대상지로 선정, 한국학을 집중적으로 알리고 있다고 말한다. 언어, 역사, 예술, 문화, 정치, 경제 등 많은 분야가 망라된 한국학은 우리나라와 외국간 물리적, 정서적 간극을 좁힐 수 있는 중요 매개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그는 기대하고 있다.
김 국장은 외교부의 홍일점 국장이기도 하다. 주로 문화와 관련된 분야에서 외교관으로서의 상당한 세월을 보내왔다. 그에게도 외교관으로서 잊지 못할 기억이 있다. 그는 기억 저편에 고이 갈무리된 사건을 꺼내 오래 묵어 먼지가 쌓인 것들을 솔로 닦아내듯 조심조심 더듬었다.
“80년대 중반, 미국 내 한인 불법 체류자가 상당히 많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던 중 87년 이들을 대대적으로 사면하는 법이 한시적으로 발효됐었죠.”
그는 뉴욕 영사로 있었을 당시를 기억했다. “그 법의 적용 여부는 그들에게 중요한 일이었죠. 결국 저를 포함 영사관 전체가 힘을 모은 결과 수많은 한인들이 영주권을 얻게 돼 불안정한 신분에서 벗어나게 됐죠. 그때의 기억이 제게는 개인적으로 아주 소중합니다.”
78년 입부한 김 국장은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열쇠가 ‘협력’이라는 단어속에 잘 녹아 있다고 말한다.
“예전에는 상대방의 것을 많이 받아내는 것이 중요했지만 현대 외교는 한 마디로 협력입니다. 외교에서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지거나 이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윈-윈’(win-win)전략이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봅니다.”
김 국장은 일방의 100% 성공은 불가능하지만 ‘서로가 승리’하는 길은 있다고 믿는다. 그는 이것이 현대 외교의 키워드라고 말한다.

<프로필>
55세. 12회(78)
일본 2등서기관 (81
뉴욕영사(86)
벨기에 참사관(97)
문화홍보심의관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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