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새출발하는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 후보

정치개혁 주도·세대 계층 대결로 승리 확신

지역내일 2002-09-19 (수정 2002-09-19 오후 12:48:58)
- 북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치 사건에 김정일 위원장이 사과하자 일부 언론은 6·15 회담 때 우리는 너무 저자세였다면서 우리의 대북정책을 재점검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제관계일뿐인 북일관계와 국제관계이자 민족문제인 남북관계를 기계적으로 비교할 일이 아니다. 일본이 납치 문제에 사과를 받았다고 해서 일본이 항상 북한에 대해 우월적 위치에서 교섭을 했다고 말할 수 없다. 일본은 북한을 상대로 식민지배에 대한 사과와 보상이라는 더큰 ‘저자세’를 앞두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 노 후보는 외국에도 잘 나가지 않아서 국제외교력이 중요한 때에 대통령감으로서 적격인지 논란이 있다.
외국 많이 다닌다고 외교력이 특별히 뛰어나다고 생각지 않는다. 넬슨 만델라는 27년 동안 감옥에 있어 해외나들이도 못했지만 대통령 된 이후에 아프리카 여러 국가의 새로운 질서를 주도해 나가는 아프리카의 지도자, 세계의 지도자가 됐다. 목숨을 건 투쟁을 통해서 얻은 인간과 국가의 가치에 대한 안목과 철학이 외교의 바탕이 됐다고 생각한다. 나는 국제사회의 역사, 지난날 한국 외교의 여러 과오와 성과를 함께 충분히 공부했다. 적어도 미국에 가서 미국 대통령의 말이나 정책을 외우듯이 복창하는 그런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 후보가 된 후 많은 외교관들을 상대한 걸로 아는데 그들과 교류해 본 소감은
각국의 주한 외국대사들 특히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 외교관계자들과 자주 만났는데, 그들이 호평했다는 말을 내 으로 말하긴 쑥스럽다. 그대로 믿어야 할지는 모르지만 ‘참 인상적이었다’는 평가를 남기고 그 뒤에 다시 찾아와서 만나고 가는 경우가 많았던 걸로 보면내게 큰 문제가 있는 것 같지 않다.

- 노 후보의 ‘막말’은 유권자의 머릿속에 대통령감으로서 품위가 부족한 것으로 깊이 새겨져버린 것 같다.
일단 내탓이고 부주의했다. 그러나 억울한 생각도 있다. 대중연설을 하면서 서민들과 쉽게 어우러져 얘기하는 말투 중에 통속적 표현들을 썼던 것일 뿐이다. 8·15 경축사하는 자리였으면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일부 언론이 몇 마디 단어를 뽑아내서 그걸 품위문제로 까지 몰아간 것은 억울하다. 옛날 중국의 황제는 직접 만나보지 않고 화공에게 미인도를 그리게 해서 궁녀를 골랐다. 그 때문에 미인들이 황제눈에 들기 전에 화공에게 잘 보여야 했고, 화공이 장난을 칠 수 있었다. 우리 국민이 황제라면 그 눈에 들고 싶어하는 대통령 후보를 직접 보고 고를 수 있어야 한다. 국민이 직접 판단하고 검증할 수 있는 토론이 많이 벌어졌으면 좋겠다.

- 김 대통령의 사저문제가 요즘 논란이 되고 있다.
사저를 그렇게 짓는 뜻이나 자금의 출처에 대해서 나는 잘 모른다. 다만 왜 저런 집이 필요할까, 나 같으면 굳이 저런 집이 필요할 것 같지 않다. 그냥 보통의 아파트로 돌아가는 것이 좋겠다는 그런 생각만 했지 더 깊이 따져보지는 않았다.

- 김대중 정권에 대한 실망감이 노 후보지지도 하락의 한 원인인데, 선대위 출범후 차별화가 진행되는 것인가.
나는 정치지도자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20년 뒤에 하는 것이라는 기준을 가지고 있다. 김 대통령은 20년 후 돌이켜보면 부정부패 문제는 거의 잊혀지고 남북대화의 성공, 민주화와 정권교체, 아이엠에프와 경제개혁 등 우리 국민의 운명을 바꾼 중요한 업적을 이룬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다. 물론 현재 국민의 정서에 맞춰 김 대통령을 비난하고 싶은 유혹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나의 지도자관에 어긋나므로 그런 차별화는 하지 않으려고 한다. 정대철 선대위원장 기용은 탈DJ 차별화와는 전혀 다른 측면에서 고려됐다. 김대중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책임있게 모셨던 분들을 선대위나 내 주변 가까이에 전면 포진시키지 않은 것은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내 평가하고는 달리 유권자에 대한 예의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국민의 요구가 받아들여져야 한다. 계보정치 돈정치를 거부할 것이고 모든 정치를 투명하고 원칙있게 해 나갈 것이다. 당원이 당의 중심이 되는 국민참여정치와 정당민주화를 이뤄 나가는 것이 나의 DJ와 차별화 방향이다.

- 정치개혁을 통해 차별화한다지만 선거앞두고 대통령되면 잘하겠다는 식의 공약은 별로 호응이 없을 것 같다.
노무현이 한 약속은 믿어줄 것이다. 권위주의 정치에 맞서서 끊임없이 저항해왔고, 지역주의에 맞서서 정치생명을 걸며 한길을 걸어온 사람은 나밖에 없지 않나. 100% 믿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상대적으로는 내가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 아니겠나.

- 당의 주류인 한화갑 대표와 밀월관계에 금이 간 것으로 보인다.
전혀 금가지 않았다. 신문에 그려진 계보도를 보면 사건 있을 때마다 다르게 나온다. 그때 그때의 친소관계를 표현하는 것이지 어떤 사람의 일관된 지향은 아니라는 뜻이다. 이처럼 한화갑 대표와 나는 이해관계가 다소 부딪칠지라도, 한 대표는 근본적으로 일을 그르치지 않는 사람이라고 믿고 있다. 그 분이 지금까지 원칙있는 길을 살아왔고 나도 그런 길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로 신뢰한다.

- 어쨌든 선대위는 친노인사를 뺀 많은 사람을 배제해 버려 나중에 다른 사람이 더 참여할 때 구차스런 느낌을 갖게 만들었다.
화합형 돌파형을 떠나서 선대위 구성에서 중요한 것은 일을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 입으로 배에서 내리라는 소리는 안 하겠지만 노를 거꾸로 젓는 사람에게 노를 쥐라고 할 수는 없고 키를 자꾸 거꾸로 돌리는 사람을 조타실에 둘 수는 없지 않겠나. 우선 일을 열심히 능력있게 추진해줄 사람을 찾다 보니까 결국 이렇게 짜이더라. 이번 인선은 앞으로 선대위를 만들어 나갈 실무적 창설멤버다. 이분들이 오히려 많은 사람과 함께 가야 한다면서 걱정하더라.(전적으로 내가 결정한 인선이다)

- 지금 인선된 사람들이 직책에 연연하지 않는다면 언제든 통합선대위로 재편이 가능하다는 뜻인가.
이번에 일 맡은 분들은 실무 책임자들이고, 그 위로 위원장 자격으로 모실 자리를 비워뒀다. 새로 참여할 분들은 각 본부의 위로 위원회를 만들어서 위원장으로 모시고 함께 갈 생각이다.

- 노 후보에게 희망이 없다는 게 숱한 분란의 원인이 됐는데 자신의 당선전망은.
이상한 일이다. 정치인들의 능력은 다 비슷한데 정치의 미래를 전망하는 데는 서로 너무 다르다. 깊이 생각하고 분석하는 사람들은 다 내가 이길 것이라고 분석한다.

- 근거가 있나. 일반적으로는 이회창 대세론이 더 강하다.
이회창 대세론은 이미 한물 갔다. 능력을 떠나 자격시비가 심하게 걸렸는데 그런 한계는 극복할 수 없다는 게 내 선거 경험이다. 정몽준 후보는 좋은 분이긴 한데, 평가는 검증을 좀 거친 후 내려졌으면 좋겠다. 그와 선의의 경쟁을 하겠지만 정치개혁, 올바른 정치를 위해 나는 이미 많은 고초를 겪으면서 실천해 온 실적을 가지고 있는데 (그는 말밖에 없는 상태이다). 그런 차이 때문에 결국은 내가 지지를 받을 것이다.

- 충청권의 지지상실, 영남권 지지의 난망 등 노후보에게는 지역의 장벽이 너무 높지 않나.
세대와 계층의 표를 표적으로 삼겠다. 국민을 나누겠다 게 아니라 주력계층과 세대가 선호하는 정책을 내놓겠다는 얘기다. 젊은 세대는 압도적으로 새로운 정치를 선호한다. 중산층과 서민은 우리 민주당의 지지기반이고 정책적으로 안정된 경제를 바란다. 경선때는 내가 영남출신이라는 이유로 영남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아니라는 게 증명됐다. 영남도 정책으로 접근해 정책지지를 통해 표를 받겠다. 충청도의 속았다는 심정, 소외감과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전략도 궁리하고 있다.

- 그렇다면 언제쯤 민주당 지지자들이 노 후보를 통한 정권재창출의 희망을 다시 확인할 수 있을 거라고 보는가.
10월 중순까지는 뭔가를 보여드리겠다.

- 당내 일부에서 후보단일화를 위한 탈당파가 움직이고 있다. 노 후보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 정치스타일상 선거운동 개시 전에 승산이 없다고 보이면 정권재창출을 위한 단일화 협상에 나설 사람이라는 기대가 깔려 있다.
그분들께 묻고 싶다. 자기들이 국민과 함께 검증해서 뽑은 후보와 전혀 검증안된 후보를 놓고 저울질 한다면 먼저 저쪽의 검증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고, 또 단일화 추진이 진행한다면 자기 손으로 뽑아놓은 후보 편에 서서 추진하는 게 정치도리 아니겠느냐. 단일화 교섭을 앞두고 왜 자기 쪽 후보자산을 깎아내리느냐. 이런 기본 이치를 어기면서 일을 추진하니 내가 그들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단일화는 정책에 관한 협상부터 시작해야 하는 데 제대로 될 수가 없다. (정몽준 의원을 상대로) 참으로 가능성이 희박하고 걸림돌이 많다. 금강산 관광정책을 협상하면 어떤 의심을 받을지 모르고 (현대그룹 이익과 관련된)기름값 조선 자동차 세금정책을 놓고 정책협상이 순조로울 리 없다.

/ 진병기 김형선 기자 bkj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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