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속 들여다보기 대선후보들의 ‘실탄’조달 능력 ①

이회창, 재력가 요직 배치… ‘내 손으로 돈 안 만져형’

지역내일 2002-09-23 (수정 2002-09-23 오후 4:22:39)
올해 대통령선거의 법정한도는 대략 350억원 정도다. 여기에 중앙당 및 각 지역 선거사무소 운영비용, 유급직원 인건비 등 경상비는 별도다.
선대위에서 ‘실탄’을 책임진 사람은 속이 탄다. 민주당 내분의 출발은 돈줄이 말랐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과거 선거의 경우 적어도 공식선거비용의 10배는 집행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런 돈의 상당액은 후보의 몫이었다. 그러나 각 당의 대통령후보들은 법정선거비용 준수를 장담하고 있다. 정치개혁이라는 명분도 있고, 후보들이 돈 만드는 재주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중앙선관위에는 대통령선거 보조금 268억원과 4분기 정당 국고보조금 67억원이 남아있다. 이 돈의 절반은 원내교섭단체에 균등 배분되고, 나머지는 의석수와 최근 총선거 득표비율에 따라 배분된다. 현재 구도에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85%를 차지하게 되어 있다. 정몽준 의원이 교섭단체 구성에 성공하면 이를 나눠 받을 수 있다.
각 당이 마지막으로 의지할 데는 후원회다. 공직선거가 있는 연도의 경우 중앙당은 600억원을 모금할 수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미 중앙당후원회를 한차례 열었다.

◇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공식적인 정치자금으로 선거를 치른다는 방침이다. 양휘부 후보 특보는 “국고보조금과 후원금 등 공식적인 자금만으로 선거를 치를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회창 후보가 ‘직접 돈을 만들지 않는 것’과 관련이 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97년 대선에서 패배한 후 “지구당별로 1억씩만 지원했으면 이길 수 있었다”며 이 후보가 돈을 만들지 않았던 점을 원망했다.
하지만 선거전에서 공식자금 이외에 비공식 자금의 비중이 컸던 전례에 비추어 볼 때 현실적으로 존재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공식 자금의 조달에 관심이 쏠린다.
이와 관련해 돈을 써야 되는 자리에는 돈 있는 사람을 배치하는 것이 이 후보의 인사방식이라는 지적이 있다.
주진우 김무성 전 비서실장이 모두 ‘자금력’이 풍부한 인물이다. 현 권철현 실장은 예외다. 대선에서 막대한 자금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 선대위 직능조직을 맡은 김진재 의원 역시 당내에서 손꼽히는 재력가다. 주진우 의원도 선대위에서 중용됐다. 일부 당직자들은 돈이 필요한 조직은 자체조달해서 쓰라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 신당추진 정몽준 의원= “정몽준 의원이 얼마나 돈을 쓸까”는 정치권 최대관심다. 정 의원도 이 부분의 부담이 크다. 그는 수차례 돈 안 쓰는 선거를 강조해 왔다.
정 의원 측이 언론에 공개한 재산은 현대중공업 주식 836만주(현 시가 1588억원)와 부동산 28억원(공시가격)이다. 본지가 별도 확인한 자료에 의하면 금융회사 채무는 510억원이다.
정 의원은 방송토론에 나와 “필요하면 제 비용을 쓰고, 격려하는 분들이 후원금 내주면 좋겠다. 주로 개인돈이 안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신당 창당준비에 들어간 돈은 정 의원의 주머니에서 나왔다. 당사로 사용할 여의도 사무실(270평)이 임대보증금 3억원, 월 임대료 5000만원이다. 서소문 사무실(323평)은 임대보증금 2억2600만원, 월 임대료 3550만원이다. 여의도 사무실은 공간이 부족해 더 늘려야할 형편이다. 앞으로 창당비용과 유급직원 인건비, 법정 선거비용의 상당부분을 정 의원이 조달해야 한다. 한편 개인적으로는 현대중공업 지분을 늘리느라 금융기관에서 빌린 대출금의 이자로 연간 35억원이 필요하다.
정 의원은 지난해 받은 현금상속 28억원, 올해 초 교보생명 대출 30억원 등을 정치자금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벌리는 손은 많은데, 돈 나올 곳은 한 곳 뿐이라 정 의원은 짠돌이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서소문사무실에 입주하며 오래 전 현대계열사에서 쓰던 헌 목제책상 수십개를 가져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문제는 앞으로 정 의원의 자금조달 능력이다. 자칫하면 신당 안에 최대 갈등요인이 될 수 있다. 정 의원은 집 안 특히 맏형인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의 지지를 얻지 못한 상태다. 삼성 등 재계의 견제도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원회를 연다해도 대기업의 뭉칫돈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
정 의원이 뭉칫돈을 끌어올 수 있는 방법은 주식을 담보로 한 대출이다. 현재 정 의원은 교보생명 130억원, 외환은행 380억원 등 510억원을 주식담보 대출 받았다. 이 돈은 대부분 2000~2001년 사이에 현대중공업 지분을 늘리는데 사용했다. 지분매입과 대출과정 등 재산증식 과정에서 정 의원이 해명해야 할 부분이 많다.
정 의원은 이미 현대중공업 주식의 40% 정도를 담보로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주식 전량을 담보로 넣으면 600억원 정도의 추가대출이 가능하다.
정 의원은 “현대중공업 주식을 은행에 명의신탁해서 재산상 이익이 발생하면 은행이름으로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추가대출을 받는데도 부담이 있다.
10년 전부터 대통령 도전 꿈을 키워온 정 의원이 그동안 별도의 비자금이나 돈줄을 확보했는지는 본인만 아는 일이다.
<민주당 노무현,=""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다음호에="">

/ 신명식. 장병호 기자 mssh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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