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 산하 공기업 및 각 공사들은 지난 98년 IMF로 온 국민이 고통에 신음하고 있을
때 해외출장이란 명분으로 외화를 펑펑 써댄 것으로 드러났다.
한나라당 산업자원부 소속 신현태 의원(경기수원권선)은 12일 산업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 등을 분석, 한국중공업 에너지관리공단 특허청 등 공기업 및 정부기관이 지
난 98년 국민이 극심한 경제적 고통을 감내하고 있을 것과 아랑곳 없이 출장비 명목으로 무
려 46억원을 쌈지 돈 쓰듯 제멋대로 낭비했다고 지적했다.
신의원이 각기관으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들 기관의 임직원 출장시기는 우리국민이
가장 힘들었던 지난98년 1월부터 5월 사이에 집중되고 있어, 이들은 외환위기와는 전혀 딴
사회에서 어려움을 실감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우리국민은 결혼기념반지는 물
론 자녀 선물로 들어온 돌 반지까지 팔아 외환극복에 동참했고 심지어 1달러 모금운동에 참
여하는 등 눈물겹도록 경제극복에 국력을 총동원했었다. 당시 경제적 고통을 견디지 못한
실직자나 사업에 실패한 사업가들이 수시로 자살 또는 가정파탄을 겪어야 하는 등 최악의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출장비 명목으로 국민의 돈을 마음대로 이용한 것이
다.
신 의원은 "당시 우리국민은 허리띠를 졸라매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국력을 쏟고 있었지만
이들 공기업 및 기관은 오히려 해외에서 거액의 외화를 낭비, 도덕성을 의심케 하는 행위를
일삼았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출장비가 과잉으로 지출돼 개인용도로 편법 이용되지 않았나 하는 의혹도 제기되
고 있다. 이들 기관의 임직원들이 사용한 경비는 2~4일간의 일정에 불과한데도 무려 1000만
원의 예산을 집행하는 등 출장비를 파행적으로 운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산관리공사 모
직원4명은 영국출장명분으로 4일간 체류하면서 무려 1억2000만원이나 썼던 것으로 밝혀졌
다. 더욱 이 4명과 동일한 목적으로 같은 기간 이 지역에 출장을 간 직원은 900만원을 써
다른 4명과 경비내역이 전혀 맞지 않는 출장비를 회계 처리했다.
신 위원은 "출장비 사용내역서를 지난 5일까지 제출할 것을 요청했으나 아직까지 응답이 없
다"면서 개인용도로 사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을 시사했다.
출장 목적도 아리송하다. 출장목적이 대부분 팩스로도 입수가 가능한 업무를 직접방문하는
사례가 즐비하다. 한국중공업의 ㅅ부장은 견적서를 입수하기 위해 유럽으로 직접 날아가 무
려 5일이나 체류하는 한심한 작태를 일삼았다.
또 각 정부산하 공기업과 기관 임원급의 해외출장 목적 역시 업무협의 등 전화통화로도 가
능한 단순 업무를 직접 방문했고 특히 세미나나 일반적인 회의를 위해 10에서 최고 30일이
나 체류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출장 목적지도 유럽 등 선진국에 집중되고 있어 여행을 위한 출장이었다는 의문도 함께 제
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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