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에서> 핸드폰이 무슨 죄길래

지역내일 2002-09-27 (수정 2002-09-27 오후 5:48:08)
핸드폰이 또 울린다. 순간, 함수를 정리하던 조선생의 얼굴이 일그러지면서 교실은 긴장감에 휩싸인다.
“언 놈야, 빨리나와” 버텨 보았자 승부는 뻔한 것, 백기를 든 태정이는 벌칙으로 핸드폰을 입에 물고 1시간 동안 핸드폰과 인생살이의 함수관계를 생각해야 했다.
첫 담임을 맡은 여교사 이 선생은 부적응아의 일탈행위를 예방하는 차원으로 핸드폰을 회수하여 보관하는 것을 생활지도의 비결로 삼고 있다. 유 선생은 핸드폰을 빼앗으면 무조건 3개월을 책상서랍에 넣고 주지 않는다. 학부모도 오십보백보다. 성적이 떨어진다거나 의사소통에 장애가 생기면 며칠씩 핸드폰을 압수하는 관행이 만연되어 있다.
핸드폰을 사이에 놓고 교사, 학부모, 학생이 갈등하고 있다. 핸드폰을 소지한 학생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수업 중 소음발생, 쓸데없는 수다스러움, 수상쩍은 폰팅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우려가 증가되고 있다. 이런 저런 이유로 핸드폰은 어른들에게 애물단지가 되었고, 그럴수록 아이들의 핸드폰에 대한 집착은 그칠 줄을 모른다.
“핸드폰이 생활지도에 도움이 된다” “아니다. 오히려 탈선의 도구가 된다”
사방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기 일쑤다. 우습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관점을 세울 때가 된 것이다.
한마디로 핸드폰 그 자체는 죄가 없다. 어떤 이유로든 아이들이 핸드폰을 사용하는 것 자체만으로 문제시 될 것은 없다. 만약 소음을 일으키거나 탈선의 매개가 된다면 바르게 사용하도록 아이의 생활을 교정해야 할 문제다. 어차피 핸드폰은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 전체가 ‘핸드폰 문명’에 놓여있고, 아이들이 주요 소비자로 대상화되어 있는 모순을 고치지 않은 채 아이들만을 억압하는 것은 옳지 않다.
핸드폰 딜레마는 핸드폰을 압수하는 것만으로 해결을 삼지 말라는 뜻이다. 정면 승부를 통해서 종합적이고 인격적인 생활지도를 펼치라는 얘기다.
핸드폰을 빼앗는 것은 문제해결에 조금도 도움이 되지 못할뿐더러 역효과를 자아낸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권리조약 제16조 [사생활의 보호]에 관한 내용, 즉 “아이는 사생활, 가족 또는 통신에 대하여 자의적이거나 위법적인 간섭을 받지 아니하며, 그러한 간섭으로부터 법의 보호를 받을 권리를 가진다”는 선언의 내용을 존중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만약 일정 부분 제한하고 싶다면 교사, 학부모, 학생들이 머리를 맞대고 타당한 이유를 들어 학칙에 명문화하고 시행해야 할 것이다.

/ 김대유 (서문여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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