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북 특사파견의 의미

한반도 해빙무드 동참 … 온건파 승리

지역내일 2002-09-27 (수정 2002-09-27 오후 5:18:12)
최근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에 미국의 부시행정부도 대화국면에 동참함으로써 북미간 대화의 물꼬를 근 2년만에 트는 것은 물론 한반도 해빙 무드에도 가속도를 붙게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를 대표로 하는 미국특사가 10월 3일부터 5일까지 평양을 방문하는 것으로 확정발표돼 북한과 미국간 안보대화가 부시행정부 출범이후 21개월만에 처음으로 열리게 됐다.

◇백악관 특사파견 공식 발표=백악관은 26일 10월 3∼5일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북한에 특사로 파견해 북미 고위급 안보회담을 재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백악관의 아리 프라이셔 대변인은 전날 부시대통령이 김대중대통령에게 특사파견 결정을 알렸다고 발표한데 이어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특사의 북한방문 일정을 별도로 발표했다.
백악관성명은 “조지 부시 대통령이 그동안 북한과는 언제 어디서든지 기꺼이 폭넓은 대화를 하겠다고 밝혀온 대로 한국, 일본과의 긴밀한 협의를 거쳐 특사를 파견하기로 했다”고 강조하며 북한과는 대화로 문제를 풀겠다는 대북정책을 최종 확정했고 한국과 일본 등 3국공조를 중시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백악관 성명은 이어 “제임스 켈리 차관보는 이번 북한방문에서 북한에 미국의 정책을 설명하고 미국과 국제사회가 오랫동안 우려해온 문제에 대해 진전을 모색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시행정부 출범이후 처음 열릴 평양에서의 북미 고위급 안보대화에선 켈리차관보와 그의 북한측 상대자로 차관급이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측근인 강석주 외무성 제 1부상이 마주 앉을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현안 해결 급진전은 미지수=이번 북미 고위급 안보대화에서 미국측은 북한의 미사일문제와 핵사찰, 재래식 군사력의 후방배치 등 민감한 안보현안은 물론 북한의 인권문제와 체제개혁까지 거론할 것임을 분명히 해 단 한번의 특사파견과 회담개최로 북미간 핵심현안 해결이나 양국관계개선에 급진전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속단하기는 어렵다는 게 워싱턴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백악관의 아리 프라이셔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도 “부시대통령의 대북입장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면서 “북한의 김정일 정권은 주민들을 굶주리게 하면서도 대량살상무기를 확산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엄청난 규모의 재래식 군사력을 한국과의 군사분계선에 배치하고 있다”고 상기시켰다.
이에 따라 북한과의 첫 고위 대화에서도 그동안 거론돼온 미사일수출중단, 핵사찰, 재래식 군축문제등을 강하게 밀어 부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북한으로서도 최근 김정일 위원장의 행보로 볼 때 깜짝 카드를 내놓을 가능성을 완전 배제 할 수는 없으나 미사일수출 중단시희망해온 보상등 반대급부에 대해 부시행정부가 여전히 입을 다물면서 연막만 치고 있는 상황에서 백기투항할 것으로 예상하긴 힘든 것으로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부시, 대북대화정책 확정 의미=그럼에도 이번 미국의 대북특사 파견과 북미대화재개는 자체만으로도 부시행정부출범 이후 21개월간이나 얼어붙었던 양측간 대화의 물꼬를 튼다는 점에서 중대한 터닝 포인트로 기록되는 상당한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뉴욕 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등 미 주요 언론들과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특히 북한정권에 대한 극도의 불신을 표시해온 부시행정부가 일단 북한과는 대화를 통해 현안을 해결하겠다는 대북정책을 확정했다는 것도 시사하는 의미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번 미국특사의 파견과 북미 안보대화의 재개는 내부 강온 대결로 불투명했던 부시행정부의 대북정책이 밀고 밀리는 힘겨루기 끝에 온건파가 주장해온 대화정책으로 확정됐다는 중대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 등 미 언론들은 평가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취임 직후 김대중대통령과의 첫 만남에서 “북한 김정일 정권을 믿지 않는다”고 천명함으로써 북한정권에 대한 극도의 불신은 물론 클린턴 전임행정부의 대북포용정책을 완전 묵살하고 김대중정부의 햇볕정책까지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를 보였다가 지난해 6월 대북대화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은 올 1월 북한을 이라크, 이란과 함께 ‘악의 축’으로 규정함으로써 강경 정책으로 되돌아갔고, 장시간 냉각기를 갖으며 북한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미국은 올해 6월부터 대화의지를 되살려 특사파견을 추진했으나 예기치않은 서해교전으로 취소했다가 이후 7월, 아세안지역포럼(ARF)에서 콜린 파월 국무장관-백남순 북한외무상간의 전격 회동을 계기로 대북대화정책이 자리를 잡는 과정을 거쳤다.

/ 워싱턴=한면택 특파원 han5907@a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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