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워크아웃제 본격 시작됐다

1년에 신용불량자 5만명 혜택 받을듯

지역내일 2002-10-01 (수정 2002-10-02 오후 3:26:45)
치과의사이면서 신용불량자인 이 모씨(55세). 최근까지만 해도 그는 신용불량자라는 불명예스런 딱지를 뗄 수 있다는 기대에 잔뜩 부풀어 있었다.
개인워크아웃제’가 시행돼 바로 신청에 들어가면 신용불량 기록이 삭제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그의 금융기관 채무액으로는 개인워크아웃을 당장 신청할 수 없게 됐다. 정부가 개인워크아웃 신청자수가 너무 많을 것으로 예상, 채무액에 따라 단계적으로 적용할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씨의 금융기관 채무는 대략 2억원. 조만간 종합병원 차과과장으로 취업도 하게 되고 조금씩 빚을 갚아나갈 수 있는 길도 보이는데, 신용불량자란 멍에 때문에 자식보기 창피하다며 요즘 그는 집에도 들어가지 않고 여관을 전전하며 생활하고 있다.
이씨의 경우처럼 사회적으로 명성을 날리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신용불량자로 전락, 고통속에 살아가는 사람이 늘고 있다.

◇신용불량자가 된 사연=이씨가 신용불량자가 된 사연은 이렇다. 치과의사로 꽤 많은 돈을 벌던 그는 IMF 전에 선박회사에 거액을 투자했다. 그의 어릴 적 꿈은 치과의사가 아니라 선장이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선장이 되는 꿈은 접었지만 선박회사를 경영하면 배를 소유할 수 있을 거라는 순진한 생각에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하지만 선박사업은 그의 생각과는 너무나 달랐다. IMF가 터지자 금리는 치솟고 영업은 되지 않아 갖고 있던 돈을 모두 쏟아부어도 회사는 점점 어려워졌다. 심지어 부모님이 물려준 땅과 살고 있던 아파트를 팔아 금융기관 대출금을 충당했지만 결과는 참담한 실패였다. 선박회사에 약 30억원을 투자했다가 몽땅 날려버린 것이다.
현재 그가 안고 있는 금융기관 채무는 약 2억원. 국민은행에서 주택담보로 빌린 돈 1억원과 여러 카드회사에서 빼 쓴 현금서비스, 그리고 보험사에서 대출받은 돈 등이 1억원 가까이 된다.
사실 이씨는 현재 자신의 빚이 얼마인지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기관에 찾아가 문의만 하더라도 금방 알 수 있을 텐데, 신용불량자로 낙인찍혀 부랑자 처럼 이리저리 떠돌다 보니 금융기관에 가서 채무조회를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한다.

◇빚이 얼마인지도 모르는 신용불량자들=이씨의 경우처럼 신용불량자들은 자신의 빚이 얼마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개인워크아웃제를 시행돼도 어떻게 신청해야 할지 우왕좌왕하는 게 현실이다.
심지어 신용불량자로 이리저리 떠돌다 보니 주민등록이 말소된 사람도 있다. 이들에게 있어 개인워크아웃은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
금융기관에 약 4000만원을 빚지고 숨어 지내고 있는 김 모씨(35세)는 현재 주민등록이 말소된 상태다. 주민등록이 없으니 직업을 가질래야 가질 수도 없다.
김씨의 경우처럼 주민등록이 말소된 사람들은 이번 개인워크아웃제 적용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신용회복지원위원회가 밝힌 ‘개인워크아웃 적용대상’에 따르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서 정하는 최저생계비를 제외하고 최소한의 수입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금융감독원 임주재 신용감독국장은 “주민등록이 말소된 사람은 기본적으로 금융기관의 빚을 갚을 능력이 없기 때문에 개인워크아웃 적용대상에 포함될 수 없다”고 말했다.

◇어떤 사람이 적용대상인가=앞서 언급한 전씨나 김씨는 이번 개인워크아웃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기 어렵다. 신용회복지원위원회는 협약에 가입된 금융회사 2곳 이상에 3억원 미만의 대출금과 신용카드 대금 등의 채무를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개인워크아웃에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단 신용회복지원위원회 사무국이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고려, 1차적으로 5개 이상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이 2000만원 이하이며 신용불량 등록기간이 1년이 지난 사람을 적용하기로 했다.
금감원 임주재 국장은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할 수 있는 사람수는 어림잡아 30만~40만명”이라며 “이 중 1차 적용대상은 약 10만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국장은 “신용회복지원위원회 사무국 직원 100명이 1년에 처리할 수 있는 건수는 약 5만건”이라며 “1단계 적용대상자만으로도 최소한 2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워크아웃 신청하려면=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하려면 우선 자신의 금융기관 채무가 얼마인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여러 금융기관 중 돈을 가장 많이 빌린 곳에 찾아가 주민등록번호를 대면 1000만원 이상 대출금은 전부 조회할 수 있다. 내년 1월부터는 금액에 관계없이 모든 금융기관 채무를 알 수 있다.
또 신용회복지원위원회 사무국과 채무조정을 하기전에 직업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일도 하지 않는 사람에게 빚을 탕감해주는 금융기관은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빚을 대략 파악했으면 빚을 어떻게 갚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미리 세워놓고 있어야 한다. ‘정부가 다 알아서 해주겠지’하고 생각, 무턱대고 찾아갔다간 퇴짜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
또 신용회복지원위원회에 가기전에 금융회사에 가서 먼저 상담을 받는 게 중요하다. 금융회사들은 각사별로 개인신용회복프로그램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개인워크아웃에 들어가지 않아도 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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