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신지도(문패)/'글로벌' 경영전략...성공의 지름길

19개열사 정리에 4개사 통폐합, 투명경영 인사는 '글쎄요'

지역내일 2000-10-16



재계서열 4위인 SK는 그룹이라는 말에 거부감을 느낀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기업은
그 변화에 오히려 앞서야 경쟁에 이길수 있다는 의미에서 변신의 몸짓이 둔한 재벌그룹의
체제를 정면에서 거부하는 눈치다. 그래서 SK는 그룹이란 말대신 글로벌을 사용한다. 세계
는 자본 노동 토지가 허물어진 마당에 사업대상을 물리적 영토에 국한하지 않고 세계를 장
사의 무대로 삼겠다는 의지의 함축이다.
이를 반영, SK의 실질적 총수인 최태원 SK 회장은 얼마전 총수가 계열사의 모든 것을 챙
겨 판단하는 현재의 재벌경영방식은 가능하지도 않고 또 경쟁력도 없다고 밝힌 대목에서 그
룹의 경영전략과 미래를 점칠수 있다.

과감한 구조조정

그렇다. SK글로벌은 과감한 변화 자체도 양이 차질 않아 아예 혁신을 부르짖고 있다. 경쟁
력이 취약한 기업끼리 통폐합시키고 적자기업은 스스로 자생할 수 있도록 채찍질을 아끼지
않는다. 홀로 설 수 없는 기업은 미련 없이 버린다. 적자기업은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단
호한 의지다. 시장경제의 원칙과 법칙을 모든 계열사에 적용시킨다.
먼저 강력한 구조조정이 그것이다. 89년부터 수익성이 떨어지고 사업전망이 불투명한 계열
사를 매각 또는 청산했다. 98년 '유공몬텔' 등 9개사, 99년엔 경진해운 등 10개사 등 2년만에
총 29개를 정리했다. 이 덕택에 부채비율 역시 4대재벌그룹중 가장 낮은 161%다. 부채규모
도 지난해말 기준으로 22조원에 달해 삼성 38조4000억원에 비해 적은 편이다.
또 합병을 통해 구조조정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SK에너지 판매를 SK글로벌에 합병
했다. 지난7월 부실 생보사인 한덕생명과 국민생명 SK생명 등 4기업을 하나로 묶었다. 보험
사의 합병으로 총재산 규모만도 2조9000억원, 임직원 1500명, 설계사 7200명으로 업계 6위보
험사로 재탄생했다. 보험업계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SK생명은 앞으로 업계 빅4의 반
영에 오르고 증권과 투신운용 손해보험사 등을 통합한 글로벌 종합금융회사로 부상하겠다는
야심에 찬 목표다.

새로운 경영도구

SK의 경영전략도 재계에 새로운 경영풍토를 조성하고 있다. 고 최종현 회장이 세운 그룹고
유의 경영도구인 SKMS(SK MANAGEMENT SYSTEM).SUPEX(SUPER EXCELLENT)를
배경으로 한 효율성 위주경영이다. 그것은 지식경영을 말한다. 회사 구성원의 일치와 이윤
극대화, 세계적 일류회사의 발돋움 등 3가지가 경영의 기본이념이다.
최태원 회장은 선친의 경영도구에 자신의 새로운 경영을 접목시키고 있다. '무형자산
론'(INTANGIBLE ASSETS)이 그것이다. 그룹경영의 새로운 핵심역량으로 삼을 것을 강조
하고 있다. 최회장은 지식경영을 정보통신 발전으로 변화는 필연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며 기
업의 생존조건이 이런 변화에 부응해야 한다면서 변화는 글로벌 경쟁, 기술혁명, 소비자 가
치라는 세가지 큰 축에 따 라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변화를 위해서는 말만하지 말고 실천을 해야하며 제도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불충분하고 특
히 변화는 관리가 아닌 변화 자체가 변화의 목적이 돼어야함을 누차 강조하고 있다.
지식경영은 기업의 가치라는 열매를 따게 된다. SK는 미국의 경영전문잡지 포천이 최신호
에서 선정해 발표한 '2000년 글로벌 5백대기업'리스트중 105위에 랭크됐다. 수익증가폭에서
는 무려 6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상대적으로 삼성그룹의 삼성물산이 115위, 삼성전
자는 131위 LG전자 308위를 차지했다.
이같은 경영전략 덕택에 SK는 시련을 겪지 않고 4대그룹 반열에 올라설 수 있었다. 정부의
그룹간 빅딜 대상에서 유일하게 칼날을 피할 수 있었다. 경쟁 재벌그룹과 달리 과잉 중복
투자를 피해왔기 때문이다.

전문경영인 체제

유능한 전문경영인이 포진되어 있다는 것이 SK글로벌의 강점중의 하나다. SK는 주인이
따로 없다. 열심히 일해 성과가 크면 많이 받고 적게 나면 작게 받는 노력의 대가체계가 주
인과 고용인을 굳이 갈라놓지 않는 까닭이다. 장기근속자가 많은 점이 이 때문이다. 전문경
영인들이 좀처럼 옷을 벗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서울상대 출신인 손길승씨는 과거 유공(지금은 SKC)맨으로 1대 고 최종현 회장과 함께 SK
그룹을 일으킨 사실상 주역중의 한 사람이다. 그는 그룹 회장이란 핵심인물로 부각되면서
동년배에 학연이기도 한 김승정 정보통신 사장, 텔레콤의 조정남 사장, 40년생으로 건설의
정석 우 부사장, 1살 아래인 변재국 SKC&C 사장, 그리고 2년후배인 최동일 SKC 사장
등 인물을 발굴, 능력위주의 진영을 짜는데 주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손회장은 작고한 최
회장실 바로 밑에 자리잡고 앉아 그룹 전체의 경영을 관찰하며 회장을 귀신처럼 보필해왔
다. 집안 살림의 귀재로 알려져있다. 사실상 오너인 최태원 회장과 마찰을 우려했으나 아직
까지 큰 잡음은 없다. 일찍이 손회장도 변화경영에 중점을 둔다. 변화 속에서 기업이 영구히
존속 발전해 나가기 위해선 미국의 신 경제에 대한 이해와 적응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기업
은 전통 오프라인 기업과 온라인 기업, 대기업과 중소 및 벤처기업 등 기업인들간에 공동협
력 노력과 자세가 절실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손회장의 차세대 주자로는 김승정 사장, 황두
열부사장 조정남 사장 표문수 부사장 등이 대기중이다.

황제경영은 남의 일
SK는 일부 그룹에서 발생되는 낮 뜨거운 형제간 재산분쟁은 없다. 고 최종현 회장은 91년
막냇동생인 최종욱사장에게 선경마그네틱을 완전히 넘겨줬다. 바로 동생 종관씨는 마크네틱
의 부회장으로 당시 재직했다. 고 최회장 형제들은 그룹을 모두 떠났었다. 차남인 태원씨는
장남인 윤원씨의 천거로 지난98년 8월31일 회장직에 올랐고 윤원씨는 케미칼 대표이사 부회
장으로 재직하다 태원씨가 회장에 오른 그날 만 1년 뒤 지명으로 타계했다. 태화기연 사장
과 결혼한 장녀 기원씨 역시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최근에 설립한 정보통신 관련업체
를 포함하면 47개에 달하는 계열사 대표엔 가급적 친인척을 배제했다.
SK는 몇 년간 사업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 한번 설정한 계획은 좀처럼 바꾸지 않고 밀어
붙이기 때문이다. 하이테크 산업과 종합화학 종합금융 등을 축으로 세계 초일류기업으로의
부상을 구상중일 뿐이다.
그러나 SK그룹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지나치게 학벌을 중시하는 분위기다. 모 대학출신은
성골, 그렇지 않으면 진골, 나는 평민이라는 불만의 소리로 삐걱거린다. 조직이 지나치게 비
대해 시너지 효과가 떨어진다는 비난도 적지않다. 외부에선 열린 경영 투명인사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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