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 칼럼>서울 교통지옥, 해법은 없는가(이승구 2002.10.24)

지역내일 2002-10-24
서울 교통지옥, 해법은 없는가
이승구 경제평론가


하루에 두 번씩, 아니 때로는 네 번 여섯 번씩 한강을 건너다니곤 한다.
대교 위에서 바라보는 한강 주변의 경관은 매우 아름답다. 푸르지는 않지만 풍부한 수량의 강물이 가운데로 흐르고 둔치는 초록의 잔디로 잘 간수 돼 있다. 강변에 밀집된 아파트 군락이 옛날에는 볼썽사나웠으나 요즘에는 주위와 그런대로 어울려 보인다. 너무 많이 봐서 시신경이 마비된 것인지 아니면 투자를 많이 하여 건물의 외벽을 세련되게 채색한 때문인지 잘 알 수는 없지만.
해가 진 후 어둠이 깔리기 시작할 무렵의 한강은 모습을 달리하며 우리에게 다가온다. 가로등과 다리의 조명이 어우러지고 자동차의 불빛이 장관을 이룬다.
우리가 가진 소중한 그리고 귀한 재산들이 많지만 한강이야 말로 하늘이 내려준 으뜸가는 보물이라는 데 이견을 제시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귀중한 한강을 제대로 보존하고 또 충분히 이용하고 있는가.
서울은 한강을 축으로 하여 강북 강남으로 형성돼 있다. 과거에는 강북이 서울의 중심이었지만 1970년대 강남개발이 본격화 된 후 강남의 경제력이 강북을 압도하고 있다. 강남의 아파트값이 뛰면 나라전체가 들썩거린다. 강남 주민들 사이에서 불만의 소리가 나오기 시작하면 금방 정책의 물줄기가 바뀐다. 대한민국의 경제정책은 강남주민을 상대로 만들어지고 집행된다는 한때의 우스갯소리가 이제는 엄연한 사실로 굳어진 지 오래다.

온종일 차량체증, 연 경제손실 4조 넘어
강남이 비대해지고 서울이 공룡화하면서 등장한 가장 큰 골칫거리는 다름 아닌 교통문제다. 전세계의 대도시 치고 교통문제가 심각하지 않은 곳은 한 군데도 없겠지만 서울시민 모두가 엄청난 교통난으로 고통을 받고 또 교통체증으로 인해 한해 4조원(2000년 기준)을 넘는 천문학적인 경제적 손실을 입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는 서울의 교통난 해소를 위해 도로 지하철 등에 아낌없는 투자를 감행했고 그 결과 상당한 성과를 얻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시설투자도 한계에 도달한 느낌이다. 도로는 더 이상 넓힐 수 없고 새로 만들 곳도 없다. 지하철 확대도 곤란한 실정이다. 외곽도로를 계속 건설하고 있으나 주중 도심 교통난 해소책은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의 보물인 한강을 활용하여 서울의 교통난 해소에 기여토록 하는 것은 어떨까. 한강다리를 건너다니면서 잘 관찰하면 누구나 확연히 볼 수 있는 광경이 있다. 한강 북쪽의 강변도로와 남쪽 올림픽대로의 엄청난 자동차 물결이다.
육상 도로는 포화상태를 이루고 있는 반면 넓디넓은 한강수로는 텅 비어있다. 유람선이 가뭄에 콩 나듯 운항되고 있을 뿐 전혀 이용되지 않고 있는 보물이 바로 한강인 것이다. 10년이 넘은 것으로 기억되는데 서울시가 잠실에서 여의도를 왕복하는 통근선을 운항한 적이 있다. 조금하다가 흐지부지 중단돼 버렸고 지금은 그런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이다.
당시 통근선 운항사업이 실패한 이유는 선착장 건설, 연계 교통시설 확보 등 기초투자를 등한히 한 채 의욕만 앞세워 시작한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과거의 실패를 거울삼아 다시 이 사업을 시작하면 이제는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다. 물론 사업의 주체는 서울시가 돼야 할 것이다. 지방자치단체가 통근선 사업을 하는 예는 미국 뉴욕시에서 찾을 수 있다. 뉴욕시는 인근 지역과 맨해튼을 연결하는 통근선을 운항하고 있다. 하루 이용객은 수십만에 이르며 한번에 300~400명씩 태우는 선박이 선착장에 도착하면 지하철역에서 쏟아져 나오는 인파와 함께 뉴욕 맨해튼의 아침이 시작되는 것이다. 공기업이 거의 없는 미국에서 뉴욕시가 이런 통근선 운항사업을 하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강에 통근선 운행, 교통난 풀어야
한강을 이용하는 것과 함께 또 하나 정책당국에 제시하고 싶은 것은 바다를 우리는 너무 등한시 하고 있으며 따라서 연안해운을 육성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다. 늘 우리국토는 3면이 바다로 둘러 싸여 있으며 바다에서 살길을 찾아야 한다는 소리를 들으면서 성장했다. 해양 국가란 얘기도 귀가 따갑도록 들었다. 그러나 막상 우리처럼 바다를 활용하지 않는 나라는 드물다.
정부는 국토이용종합계획을 만들어 효율적인 국토이용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거기에는 육지이용계획만 있을 뿐 바다는 소외돼 있다. 육지만 우리의 영토일 뿐 바다는 아니라는 식이다. 화물수송을 보면 거의 100%육상 운송에만 의존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에 따라 고속도로는 붐비고 물류비용은 기업경영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해운이 육운보다 경제적이란 것은 너무 분명하다. 단 초기 투자가 크고 연계시설도 따라야 하는 등 복잡한 문제가 있다. 그렇더라도 이제 우리는 강과 바다에 눈을 돌려 하늘이 우리에게 주신 이 보물들을 잘 이용해야 하는 책무를 안고 있다.




이승구 경제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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