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출제했다는데, 나만 어려웠나…’
허탈한 고3 교실, 교사들도 비상
중상위권 대학 눈치작전 예상 … 2학기 수시도 고려해 볼만
“쉽게 냈다는데 나만 어려웠나. 너무 까다로웠다. 모의고사보다 15~16점은 더 떨어졌다.”
수능을 마친 고3 교실이 술렁이고 있다. ‘어떻게 된 거냐’는 원망 섞인 한숨이 나오는가 하면 울먹이는 학생의 모습도 보인다.
특히 재수생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더욱 침울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당초 교육당국과 입시기관은 2003학년도 대학수학능력 시험의 평균점수가 지난해보다 10~15점 정도 올라가고 중상위권이 대폭 두터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수능을 마친 학생들을 대상으로 도내 각 학교가 실시한 가채점 결과 대부분 학교에서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계 하락세 전망
전주고는 상위 10%내 평균점수가 인문계의 경우 357점으로 전년보다 6점 오른 반면, 자연계는 346점으로 3점 가량 떨어진 것으로 집계했다. 상위 30%내 평균에서도 인문계는 13점 오른 338. 3점이었으나 자연계는 1.8점 낮아진 325.1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일고는 상위권 학생들의 가채점 점수가 모의고사보다 10점 이상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360점 이상을 기록한 학생수가 15명 안팎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전라고 전주여고 익산 남성고 군산고 등 도내 타 고교도 전년과 비슷하거나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몇 년 전부터 일상화 된 ‘재수생 강세’ 현상도 큰 빛을 보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재수생들의 점수도 재학생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하락할 것으로 조사됐다. 한 입시학원의 경우 370점대 이상을 유지하던 수험생들의 점수가 소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올해는 지난해보다 두터워진 중상위권과 하위권의 진학지도에 많은 어려움이 따를 전망이다. 또 교차지원을 제한하는 대학이 크게 증가해 중상위권 이상의 학생들이 선호하는 대학과 학부는 극심한 눈치작전이 예상된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고3 수험생들과 교사, 학부모들의 반발은 허탈감 그 자체다. 한 진학지도 담당 교사는 “초상집 분위기”라고 잘라 말했다. 재학생은 재수생 강세라는 소식에 초조해 하고, 재수생은 모의고사보다 훨씬 떨어진 점수에 낙담하고, 또 이를 지켜보는 학부모와 교사의 마음은 착잡하다는 것.
이 교사는 또 “전년보다 쉽게 출제할 것이라고 수차례 밝힌 교육당국의 발표가 수험생을 놀린 셈”이라며 “이런 식이라면 교육정책과 반대로 지도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입시 학원관계자는 “재수생 점수가 하락했다고는 하지만 재학생보다는 조금 나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수시는 재학생, 정시는 재수생’이라는 공식이 더 굳어진 양상”이라며 “의대 법대 등 이른바 선호학과는 재수생들의 합격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수시 2학기 접수 고려해 볼만
입시 전문가들은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정시모집 지원전략과 함께 아직 원서접수 기회가 남아있는 수시 2학기 모집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모의고사보다 점수가 떨어진 재학생의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은 재수생들을 피해 아직 원서마감이 끝나지 않은 수시2학기를 노려볼 만 하다는 것. 수능 이후 수시 2학기 원서를 받는 대학은 일반접수 75개, 인터넷접수 28개 대학이 있다. 수시 1학기와는 달리 2학기에서는 상당수 대학이 6일 치러진 수능시험 성적을 최저 학력 기준으로 제시, 등급에 미치지 못하면 불합격된다. 고교장 추천전형의 경우 서울대 고려대 서강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이 수능 종합 2등급을 최저학력 기준으로 하고, 의예과 한의예과 등 의학계열은 상당수 대학이 수능 1등급을 요구하고 있다.
또 면접·구술고사가 당락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올 수능은 전체 67만5922명이 지원한 가운데 2만3288명이 결시, 최종 결시율이 지난해(3.13%)보다 약간 높아진 3.45%를 기록했다.
서울 장세풍∙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허탈한 고3 교실, 교사들도 비상
중상위권 대학 눈치작전 예상 … 2학기 수시도 고려해 볼만
“쉽게 냈다는데 나만 어려웠나. 너무 까다로웠다. 모의고사보다 15~16점은 더 떨어졌다.”
수능을 마친 고3 교실이 술렁이고 있다. ‘어떻게 된 거냐’는 원망 섞인 한숨이 나오는가 하면 울먹이는 학생의 모습도 보인다.
특히 재수생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더욱 침울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당초 교육당국과 입시기관은 2003학년도 대학수학능력 시험의 평균점수가 지난해보다 10~15점 정도 올라가고 중상위권이 대폭 두터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수능을 마친 학생들을 대상으로 도내 각 학교가 실시한 가채점 결과 대부분 학교에서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계 하락세 전망
전주고는 상위 10%내 평균점수가 인문계의 경우 357점으로 전년보다 6점 오른 반면, 자연계는 346점으로 3점 가량 떨어진 것으로 집계했다. 상위 30%내 평균에서도 인문계는 13점 오른 338. 3점이었으나 자연계는 1.8점 낮아진 325.1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일고는 상위권 학생들의 가채점 점수가 모의고사보다 10점 이상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360점 이상을 기록한 학생수가 15명 안팎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전라고 전주여고 익산 남성고 군산고 등 도내 타 고교도 전년과 비슷하거나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몇 년 전부터 일상화 된 ‘재수생 강세’ 현상도 큰 빛을 보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재수생들의 점수도 재학생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하락할 것으로 조사됐다. 한 입시학원의 경우 370점대 이상을 유지하던 수험생들의 점수가 소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올해는 지난해보다 두터워진 중상위권과 하위권의 진학지도에 많은 어려움이 따를 전망이다. 또 교차지원을 제한하는 대학이 크게 증가해 중상위권 이상의 학생들이 선호하는 대학과 학부는 극심한 눈치작전이 예상된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고3 수험생들과 교사, 학부모들의 반발은 허탈감 그 자체다. 한 진학지도 담당 교사는 “초상집 분위기”라고 잘라 말했다. 재학생은 재수생 강세라는 소식에 초조해 하고, 재수생은 모의고사보다 훨씬 떨어진 점수에 낙담하고, 또 이를 지켜보는 학부모와 교사의 마음은 착잡하다는 것.
이 교사는 또 “전년보다 쉽게 출제할 것이라고 수차례 밝힌 교육당국의 발표가 수험생을 놀린 셈”이라며 “이런 식이라면 교육정책과 반대로 지도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입시 학원관계자는 “재수생 점수가 하락했다고는 하지만 재학생보다는 조금 나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수시는 재학생, 정시는 재수생’이라는 공식이 더 굳어진 양상”이라며 “의대 법대 등 이른바 선호학과는 재수생들의 합격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수시 2학기 접수 고려해 볼만
입시 전문가들은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정시모집 지원전략과 함께 아직 원서접수 기회가 남아있는 수시 2학기 모집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모의고사보다 점수가 떨어진 재학생의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은 재수생들을 피해 아직 원서마감이 끝나지 않은 수시2학기를 노려볼 만 하다는 것. 수능 이후 수시 2학기 원서를 받는 대학은 일반접수 75개, 인터넷접수 28개 대학이 있다. 수시 1학기와는 달리 2학기에서는 상당수 대학이 6일 치러진 수능시험 성적을 최저 학력 기준으로 제시, 등급에 미치지 못하면 불합격된다. 고교장 추천전형의 경우 서울대 고려대 서강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이 수능 종합 2등급을 최저학력 기준으로 하고, 의예과 한의예과 등 의학계열은 상당수 대학이 수능 1등급을 요구하고 있다.
또 면접·구술고사가 당락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올 수능은 전체 67만5922명이 지원한 가운데 2만3288명이 결시, 최종 결시율이 지난해(3.13%)보다 약간 높아진 3.45%를 기록했다.
서울 장세풍∙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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