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기리에 방영중인 TV드라마 ‘야인시대’의 주인공인 김두한씨가 한때는 노동운동가로도 활동한 적이 있어 흥미롭다.
김씨는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51∼52년 수도가 부산으로 이전했던 시기에 대한노총(현 한국노총 전신)의 감찰최고위원으로 공식 활동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대한노총 감찰최고위원은 일종의 별동대 역할을 수행하면서 노조의 조직력 확대와 함께 혼란한 사회상황에서 물리적 후견의 역할을 주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51년 5월 부산 동아극장에서 대한노총 주최로 개최된 ‘조선방직 강일매 사장 규탄대회’에서 회사측이 동원한 깡패(구사대)들에 맞서 대한노총 대의원들을 동아극장에 안전하게 진입시킨 후 몰려오는 회사측 깡패들과 일전을 벌인 것은 그의 역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다.
김씨는 이날 물리적 충돌과정에서 망치 등으로 무장한 회사측 깡패들과 접전을 벌이다 이빨이 부러지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김두한씨는 한국전쟁 등 혼란한 시대상황에서 섬유노조, 부두노조 등 당시 부산지역을 중심으로 활성화됐던 노조에 대한 외부영향력을 차단하는 역할을 주도적으로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대한노총 조직부장 유기남(77)씨는 “전쟁당시 사회가 혼란스럽고 무질서하던 때라 노동조합도 각종 분규와 폭력사태가 끊이지 않았다”면서 “이와 같은 혼란상을 진압하고 수습하는 데는 김두한씨 같은 힘있는 사람이 필요했다”말했다.
한편 김씨는 공식적인 노조활동외에도 해방직후에는 비공식적으로 좌익노동운동에 대한 공격의 첨병에 섰던 것으로 밝혀졌다.
해방직후 대부분의 노동조합이 좌익계열인 전평(전국노동조합평의회)의 지배하에 있던 시절 김씨는 우익청년단의 일원으로 대한노총 등과 암묵적으로 연계해 전평계열 노동조합의 파업 등에 대해 진압의 최일선에 섰다.
대표적인 사건이 이른바 46년 10월 대구폭동의 발단이 됐던 9월 총파업 당시 철도노조 서울공작창 파업에 대해 무력 진압을 김씨가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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