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 5=""> ‘다이조인 정원’과 ‘붉은눈의 동산’ 트러스트
폐기물처리장 예정지가 생명이 숨쉬는 계곡으로
‘맹산 반딧불이트러스트’와 닮은 곳 … 일본 최고(最古) 품종의 ‘벼’ 심어
다음날 오전 10시 20분 ‘일본 전통민가’가 있는 기후현(岐阜縣) 시라카와고우(白川鄕)를 떠나 오사카 인근의 나라현(奈良縣)을 향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우동으로 점심을 대충 먹고 부지런히 이동, 오후 3시 나라시에 있는 ‘다이조인 정원’(大乘院·Daijoin)에 도착했다.
다이조인 정원 입구에는 재단법인 일본내셔널트러스트에서 운영하는 헤리티지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1994년 건립한 헤리티지센터는 겉에서 볼 때는 일반 주택과 비슷한 모양인데 안으로 들어가면 오픈식 2층 로비 앞으로 정원이 조망되는 큰 유리창이 있어 시원한 느낌이 든다. 건물 안에는 정원을 볼 수 있는 방향으로 의자들이 놓여 있고 방문자들에게 무료로 차를 나누어준다.
공사중이라 연못에 물이 빠진 상태지만 연붉은 배롱나무가 만개한 뒤로 빨간 목제 아치교가 걸리고 그 앞으로 꽃사슴들이 풀을 뜯는 모습은 사뭇 경건함을 느끼게 한다.
(재)일본내셔널트러스트가 복원·관리 000
니시오까야마 관장의 설명에 따르면 이곳은 1180년 창건된 ‘대승원’(大乘院·Daijoin)이라는 절터라고 한다.
대승원 창건 이후 초기에는 절과 정원이 같이 있었는데 1184년 전쟁으로 다이조인과 고후쿠지(興福寺)가 불에 타서 절이 부서지면서 정원도 훼손됐다.
1336에서 1568년까지 이어진 무로마치 시대 중반, 제아미라는 정원사에 의해 오래된 정원 일부가 복원됐고 이후 1603년에서 1867년에 걸쳐 승려들이 이주하기 시작했다. ‘다이조인 정원’으로 알려지기 전까지 이곳은 승려들의 수행장소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니시오까야마 관장은 “지금까지의 발굴조사 결과 서쪽에 큰 연못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나 아직 다 발굴하지는 못한 상태”라며 “794년에서 1192년에 걸친 헤이안 시대 동안 절이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다이조인 정원’은 1958년 일본 ‘명승지’로 지정됐고 1974년부터 황폐화된 정원을 나라현과 나라시, 사찰, (재)일본내셔널트러스트가 공동으로 복원하기 시작했다.
1978년에는 (재)일본내셔널트러스트가 전체 복원과 관리 업무를 맡고 있으며 1996년부터 전체 영역에 대한 재발굴에 착수, 현재 복원사업이 진행중이다.
다이조인 정원 방문 후 나라시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인 ‘동대사’(東大寺·Dodaiji·세계문화유산)와 ‘흥복사’를 돌아보고 숙소로 돌아왔다.
“고향의 뒷동산 대부분 사라져” 000
이튿날, 오사카 간사이공항으로 가는 길에 미에현 나바라시에 있는 ‘아카메노 사토야마(赤目の里山)트러스트’를 방문했다.
일본내셔널트러스트 안내책자 표지에 등장하는 이곳은 ‘붉은 눈의 동산’이란 뜻으로 우리나라 성남의 ‘맹산 반딧불이 트러스트’와 닮은 곳이다.
관리 책임자인 다무라(田村 修市)씨는 푸른 옷에 장화를 신고 나타났다. 다무라씨는 “30~40년 전만 해도 이러한 동산이 많았는데, 대부분 주택단지나 골프장으로 바뀌었다”며 “아카메노 사토야마같은 생활에 밀접한 동산을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1960년대 후반 석유와 가스가 보급되면서 나무들을 연료로 쓰지 않게 됐다. 그만큼 산을 활용하는 일이 적어졌다는 뜻이다. 일본말로 ‘사토야마(里山)’는 ‘생활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산’을 뜻한다고 한다.
‘붉은눈 동산’의 보전운동은 7년 전부터 시작됐다. 계곡 위쪽에 산업폐기물 처리장이 들어선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이 나섰다. 청정계곡 상단부에 산업폐기물 처리장이 들어서면 계곡 하단부의 오염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900평 우선 구입, 어린이캠프 열어 000
내셔널트러스트운동을 통해 5년 전 900여평 정도의 임야를 시민모금으로 우선 구입했다. 숲속에 통나무집을 지어 어린이캠프(eco-camp)를 만들고 3년 전에는 논 400여평을 사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품종의 벼를 심었다.
지금까지 시민모금으로 구입한 토지는 1300여평에 불과하지만 인근 주민들로부터 빌린 땅이 6만여평 정도 된다.
산업폐기물 오폐수로 오염될 뻔한 버려진 계곡이 연못과 수로, 논밭으로 가꾸어지면서 각종 수생곤충과 해오라비난초, 개구리, 뱀 등 다양한 동식물과 사람들이 어우러진 생태공원으로 바뀐 것이다.
전에 근처 병원에서 사무관련 일을 했다는 다무라씨는 “연간 3000~4000여명의 방문객이 다녀가지만 아직은 운영이 어려운 상태”라며 “겨울에는 숯을 만들어 팔고, 여름에는 표고버섯 등을 재배하여 모자라는 경비를 충당하고 있다”고 활짝 웃었다.일본>
폐기물처리장 예정지가 생명이 숨쉬는 계곡으로
‘맹산 반딧불이트러스트’와 닮은 곳 … 일본 최고(最古) 품종의 ‘벼’ 심어
다음날 오전 10시 20분 ‘일본 전통민가’가 있는 기후현(岐阜縣) 시라카와고우(白川鄕)를 떠나 오사카 인근의 나라현(奈良縣)을 향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우동으로 점심을 대충 먹고 부지런히 이동, 오후 3시 나라시에 있는 ‘다이조인 정원’(大乘院·Daijoin)에 도착했다.
다이조인 정원 입구에는 재단법인 일본내셔널트러스트에서 운영하는 헤리티지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1994년 건립한 헤리티지센터는 겉에서 볼 때는 일반 주택과 비슷한 모양인데 안으로 들어가면 오픈식 2층 로비 앞으로 정원이 조망되는 큰 유리창이 있어 시원한 느낌이 든다. 건물 안에는 정원을 볼 수 있는 방향으로 의자들이 놓여 있고 방문자들에게 무료로 차를 나누어준다.
공사중이라 연못에 물이 빠진 상태지만 연붉은 배롱나무가 만개한 뒤로 빨간 목제 아치교가 걸리고 그 앞으로 꽃사슴들이 풀을 뜯는 모습은 사뭇 경건함을 느끼게 한다.
(재)일본내셔널트러스트가 복원·관리 000
니시오까야마 관장의 설명에 따르면 이곳은 1180년 창건된 ‘대승원’(大乘院·Daijoin)이라는 절터라고 한다.
대승원 창건 이후 초기에는 절과 정원이 같이 있었는데 1184년 전쟁으로 다이조인과 고후쿠지(興福寺)가 불에 타서 절이 부서지면서 정원도 훼손됐다.
1336에서 1568년까지 이어진 무로마치 시대 중반, 제아미라는 정원사에 의해 오래된 정원 일부가 복원됐고 이후 1603년에서 1867년에 걸쳐 승려들이 이주하기 시작했다. ‘다이조인 정원’으로 알려지기 전까지 이곳은 승려들의 수행장소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니시오까야마 관장은 “지금까지의 발굴조사 결과 서쪽에 큰 연못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나 아직 다 발굴하지는 못한 상태”라며 “794년에서 1192년에 걸친 헤이안 시대 동안 절이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다이조인 정원’은 1958년 일본 ‘명승지’로 지정됐고 1974년부터 황폐화된 정원을 나라현과 나라시, 사찰, (재)일본내셔널트러스트가 공동으로 복원하기 시작했다.
1978년에는 (재)일본내셔널트러스트가 전체 복원과 관리 업무를 맡고 있으며 1996년부터 전체 영역에 대한 재발굴에 착수, 현재 복원사업이 진행중이다.
다이조인 정원 방문 후 나라시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인 ‘동대사’(東大寺·Dodaiji·세계문화유산)와 ‘흥복사’를 돌아보고 숙소로 돌아왔다.
“고향의 뒷동산 대부분 사라져” 000
이튿날, 오사카 간사이공항으로 가는 길에 미에현 나바라시에 있는 ‘아카메노 사토야마(赤目の里山)트러스트’를 방문했다.
일본내셔널트러스트 안내책자 표지에 등장하는 이곳은 ‘붉은 눈의 동산’이란 뜻으로 우리나라 성남의 ‘맹산 반딧불이 트러스트’와 닮은 곳이다.
관리 책임자인 다무라(田村 修市)씨는 푸른 옷에 장화를 신고 나타났다. 다무라씨는 “30~40년 전만 해도 이러한 동산이 많았는데, 대부분 주택단지나 골프장으로 바뀌었다”며 “아카메노 사토야마같은 생활에 밀접한 동산을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1960년대 후반 석유와 가스가 보급되면서 나무들을 연료로 쓰지 않게 됐다. 그만큼 산을 활용하는 일이 적어졌다는 뜻이다. 일본말로 ‘사토야마(里山)’는 ‘생활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산’을 뜻한다고 한다.
‘붉은눈 동산’의 보전운동은 7년 전부터 시작됐다. 계곡 위쪽에 산업폐기물 처리장이 들어선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이 나섰다. 청정계곡 상단부에 산업폐기물 처리장이 들어서면 계곡 하단부의 오염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900평 우선 구입, 어린이캠프 열어 000
내셔널트러스트운동을 통해 5년 전 900여평 정도의 임야를 시민모금으로 우선 구입했다. 숲속에 통나무집을 지어 어린이캠프(eco-camp)를 만들고 3년 전에는 논 400여평을 사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품종의 벼를 심었다.
지금까지 시민모금으로 구입한 토지는 1300여평에 불과하지만 인근 주민들로부터 빌린 땅이 6만여평 정도 된다.
산업폐기물 오폐수로 오염될 뻔한 버려진 계곡이 연못과 수로, 논밭으로 가꾸어지면서 각종 수생곤충과 해오라비난초, 개구리, 뱀 등 다양한 동식물과 사람들이 어우러진 생태공원으로 바뀐 것이다.
전에 근처 병원에서 사무관련 일을 했다는 다무라씨는 “연간 3000~4000여명의 방문객이 다녀가지만 아직은 운영이 어려운 상태”라며 “겨울에는 숯을 만들어 팔고, 여름에는 표고버섯 등을 재배하여 모자라는 경비를 충당하고 있다”고 활짝 웃었다.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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