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에서> 갓 딴 면허와 장롱면허

지역내일 2002-12-03 (수정 2002-12-06 오전 11:58:58)
나는 국가에서 받은 면허가 두개 있다. 하나는 우리 부부가 아기를 가진 뒤 생활의 편리함을 위해 딴 자동차 운전면허이고, 다른 하나는 대학 졸업과 함께 얻어 우리 식구를 위한 생계 수단으로 쓰고 있는 약사면허이다.
운전면허는 대부분의 성인들이 응시 가능하고 또 응시자 대부분이 면허를 취득한다. 생계를 위한 수단으로든 혹은 생활의 편리를 위한 수단으로든 운전면허를 유지하기 위해 특별한 기술을 다시 익힐 필요는 없다.
운전면허와 비교하여 약사면허는 약학 교육 4년을 이수한 사람만 응시할 수 있다. 1년에 1000명 조금 넘는 인원에게만 시험을 볼 자격이 생기는 것이다.
또 약사면허를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할 수 없는 몇몇 일들을 할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일정 수준 이상의 수입이 보장되고 명예 퇴직이라는 위협에서도, 실직에 대한 공포에서도 자유롭다. 대신 약사면허 소지자에게 사회가 부여한 의무는 국민 건강을 위해 활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4년의 교육과 한 번의 면허 시험 통과로 영구적인 권한을 보장하는 것이 타당한 것일까? 약사면허가 가지는 권한이 국민 건강과 직결된 문제이기에 운전면허처럼 특권을 영구적으로 보장하는 것은 부당하다.
의약품에 대한 정보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한다. 수많은 약이 시장에 등장하고 사라진다. 실패한 약으로 버림받았던 물질이 획기적인 신약으로 둔갑하기도 하고, 치명적인 부작용으로 금지되었던 약물이 효율적인 의약품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단 한 번의 면허시험이 끊임없이 생산되는 의약품 정보에 대한 취득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하다.
취득하고 30년이 지난 면허와 10년 된 면허, 1년 된 면허를 보자. 그 소지자가 갖고 있는 내용은 약학의 발전과 교육 내용의 변화만큼 다르다. 면허 취득 후 10년 간 제약회사에 근무한 약사와 약국에 근무한 약사, 병원약사 혹은 면허를 장롱에 넣어 둔 약사가 가지는 면허도 마찬가지이다. 약사면허라는 권한은 똑같지만 그 소지자가 갖는 내용은 경험의 차이만큼 다르다.
11월 29일 전국 약대생들이 경희궁에서 교육부에 대한 항의 집회를 했다. 약대 6년제에 대한 교육부 장관의 확답을 달라는 시위였다.
더 많이 배워야겠다는 학생들의 요구를 폄하할 생각은 없으나 한 번 취득한 면허로 평생을 우려먹을 수 있는 비합리적인 면허제도를 정기적인 갱신제도로 바꾸는 제도를 도입하고 면허를 취득한 약사들이 자기 분야에 맞는 배움을 얻을 수 있는 재교육 환경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홍춘택(약사) 열린약국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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