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격전지를 가다 - 충청 민심 읽기

“누가 돼도 3김과는 다를 것”

지역내일 2002-12-09 (수정 2002-12-11 오후 3:46:02)
대전 충청지역의 유권자수는 347만 명으로 전체의 10%를 차지한다. 지역대결 양상을 보였던 역대 선거에서 대전충청표는 승부를 가르는 역할을 했다.
16대 대선에서는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올해 들어서 대표주자 자리의 주인이 다섯 차례나 바뀌었다. 이인제(1~2월)→ 노무현(3~4월)→ 이회창(5~8월)→ 정몽준(9~11월)→ 노무현(11월 25일 이후)이 번갈아 가며 선두에 나섰다.
후보등록 직전 여론조사에서 노무현 후보는 단일화 바람을 타고 불과 2주 전 12.2%에 머물렀던 지지율을 42.1%까지 끌어올렸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27.7%에 머물렀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후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민심이 요동 치고 있다.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만을 놓고 예단할 수는 없다. 역대 선거에서 충청지역의 민심을 파악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 충청사람들은 좀처럼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다. 선거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는데도 여전히 부동층이 30%에 육박할 정도다.
노-정 단일화 직전 대전충청지역의 대표주자는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표였다. 9~11월 여론조사에서 줄곧 1등을 달렸다. 노 후보 측은 두 사람이 정책조율을 마친 후 함께 지역유세를 다닐 경우 이른바 ‘노풍’과 ‘정풍’이 결합한 ‘단풍’이 위력을 발휘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노 후보는 8일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 공약의 후속조치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내놓았다.
한나라당은 “안면도에 대규모 디즈니랜드 건설” 등 지역공약을 내거는 한편 심대평 충남지사의 지지의사 표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 후보는 선영이 있는 예산을 중심으로 ‘연고권’을 내세우고 있다. 이 후보가 지난 5일 예산과 붙어있는 홍성시에서 유세를 벌일 때 2000여명이 동원되기도 했다.
이 후보 입장에서 이인제 자민련 총재권한대행과의 관계설정은 ‘뜨거운 감자’다.
이 대행은 6일 일본 아사히TV와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에서 진지하고 정중하게 공식적인 협력요청이 없는 상태”라며 속셈을 드러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선뜻 화답을 보내지 않고 있다. 말썽의 소지가 많은 지분보장보다는 이 대행이 ‘알아서 자원봉사’를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김종필 총재나 이 대행이 충청지역을 돌며 두 사람이 현 정권에서 ‘용도폐기’됐음을 주장하며 지역정서에 호소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 유권자 반응 =충청지역 유권자들을 만나보면 도시지역과 젊은층에서는 노무현 후보 지지자들을 많이 발견한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이인제 효과’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농촌지역 특히 예산을 중심으로 하는 충남서부와 남부지역과 장년층에서 이회창 지지 세력이 많다.
홍성의 이회창 후보 유세장에서 만난 신현철(67)씨는 “이회창 후보의 고향이 충청도라서 지지를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대통령의 두 아들을 감옥에 보낸 사람들이 무슨 염치로 또 정권을 잡으려 하느냐”고 말했다. 최병국(57 농업)씨는 “이 후보가 예산사람 아니냐”고 말했다.
대전에 사는 주부 박영애(41)씨는 “충청도 사람들에게는 노무현 후보의 소박한 모습이 호감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농협충북본부 총무팀장 이인수(49)씨는 “변화가 있어야한다는 기대감이 노무현 후보의 지지도 상승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청주소재 LG화학 총무과장 김도연(34)씨는 “이회창 후보의 대세론을 바라보며 변화를 희망하는 젊은 사람들이 아쉬움이 많았다”며 “정몽준 후보와 노무현 후보의 단일화가 이루어지자 대세론에 부정적 견해를 가졌던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자기 의사표시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정후보에 매달리지 않고 대선을 바라보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천안에 사는 주부 이미경(39)씨는 “사실 이회창, 노무현 누가 되더라도 예전보다는 나은 정치를 하리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이 후보가 이인제씨와 손을 잡는다면 이 후보가 대통령 자리에 집착한다는 부정적 생각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홍성=신명식 청주= 정성기 대전 천안= 조숭호 기자 msshin@naeil.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