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리서치헤드들이 보는 내년 세계경제 전망

“미 경제 내년 상반기까지 회복 어렵다”

지역내일 2002-12-12 (수정 2002-12-16 오전 11:02:17)
증권사 리서치센터 헤드들은 내년 세계경제를 ‘상반기 둔화 하반기 회복’으로 조심스럽게 진단했다.
디플레이션이나 더블딥 가능성은 적지만 여전히 상존하고 있으며 전쟁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경제의 발목을 잡는 것으로 진단했다. 이에 따라 경기 회복속도가 크게 느려질 것이며 전쟁위험이 해소될 것으로 보이는 내년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탈 전망이다.

◇디플레·더블딥 가능성=디플레이션과 더블딥 가능성은 적지만 무시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삼성증권 임춘수 상무는 “현재 세계경제가 이미 디플레상태에 빠져 들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디플레환경에 둘러싸여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며 “지난 1990년대 후반 일본 중국 홍콩 싱가폴 등 일부 아시아국가에서 시작된 디플레 현상이 최근에는 미국과 독일 등 유럽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상무는 “현재는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혼재돼 있으나 미국은 이를 통제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LG투자증권 박윤수 상무와 대신증권 조용백 이사도 세계경제의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표했으나 현실성 부분에서는 보수적인 입장을 보였다.
동원증권 조홍래 이사는 “더블딥 가능성은 낮으나 투자회복지연으로 내년 상반기까지는 2%대의 저성장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며 “또 코어CPI가 2%대 상승률을 유지하고 금융시스템이 건전하며 정책수단에 여우가 있고 주택시장이 급랭할 가능성이 적어 디플레 우려도 적다”고 말했다.

◇ 미 경제 어디로 가나= 미국 경제는 회복초입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 조 이사는 “지난해 11월이후 시작된 현 국면은 경기확장기”라며 “지난 9·11 테러이후 매우 빠른 속도로 경기가 회복세를 탄 이유는 금리인하 및 재정적자정책 그리고 미국경제 펀드멘털에 대한 낙관적 기대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 4분기부터 대이라크 전쟁 가능성, 유가불안, 중남미 금융위기, 자산가격 하락, 전세계 디플레이션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 미국경기 둔화가 심해졌다.
조 이사는 “올 4분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는 미국 경기의 둔화세가 이어지고 내년 상반기 미국 실질 GDP성장률은 1~2%대로 둔화되는 저성장, 경기연착륙의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이라크 전쟁이 단기전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 내년 3분기부터는 경기 재상승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대우증권 전 본부장은 “향후 미국 경기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면서 “올 3분기 미 경제성장은 소비 및 주택부문에 의해 주도됐으나 이들 부문이 4분기들어 위축되고 있고 민간부문의 성장엔진을 대체할만한 모멘텀이 없다”고 진단했다.
또 전 본부장은 “소비부문이 전쟁리스크, 주가하락에 따른 역자산효과와 고용개선 지연 등으로 둔화됐다”면서 “4분기 경제성장률은 3분기보다 낮아진 1%내외가 될 것이며 내년에도 1.8% 수준의 낮은 성장률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쟁 일어나면 단기전 그칠듯 =전쟁은 1분기에 단기전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대신증권 조 이사는 “미국-이라크 전쟁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으며 미국의 강력한 전쟁의지를 보면 내년 1분기이내에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전으로 끝날 확률을 60%로 봤다.
조 이사는 “단기전은 강한 충격을 받을 수도 있지만 경기확장기에 있기 때문에 침체골이 심하지 않고 전쟁 불확실성도 빠르게 해소될 것이며 유가도 정상수준으로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대우증권 전 본부장도 “이라크 무기사찰일정 등을 고려하면 내년 1분기에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으며 현재 미국측의 강경자세를 보면 미국은 시간을 끌지 않고 3개월 이내에 끝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전쟁으로 1분기에는 충격이 불가피하며 유가급등도 예상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단기간에 전쟁의 부정적인 영향이 해소되면서 2분기부터 미국경제는 회복모멘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의 악재들=불확실성이 가장 큰 악재다. LG투자증권 박 상무는 “미국의 경기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특히 미 기업들은 과잉설비를 갖고 있을 뿐만아니라 막대한 부채로 인해 투자여력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확대도 문제다. 박 상무는 “2001년부터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강한 달러정책으로 경상수지가 크게 늘어났으나 과거처럼 주식시장으로 밀려드는 외국자본으로 경상수지 적자를 보전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정책 판단의 폭이 좁아진 점도 불안감을 던져준다.
박 상무는 “현재 세계경제의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미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사용할 수 있을 만한 선택의 폭이 적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동원증권 조 이사는 “IT거품 붕괴로 세계경제가 동시불황에 직면해 있으며 이라크 전쟁 가능성으로 금융시장 불안과 불확실성이 커졌다”면서 “이에 따라 소비자와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다시 악화됐다”고 말했다.
가능성 적어진 소비 지속, 과도한 가계부채와 낮은 저축률 등 구조적 문제와 소비 확대, 고용개선 지연 등도 악재로 지목됐다.

◇내년의 호재들=기업들의 실적호전세가 긍정적인 신호다.
삼성증권 임 상무는 “올 1분기 영업이익기준 S&P500기업의 EPS(주당순자산가치)가 5분기만에 플러스로 돌아서 3분기까지 이어졌으며 3분기 실적집계결과 IT기업중심으로 실적치가 예상치를 상회하는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대우 전 본부장은 “중국경제의 견인으로 아시아 경제가 여전히 높은 성장을 할 것이며 전쟁이 단기전으로 끝나면 유가도 안정세를 탈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원증권 조 이사도 “고유가지속과 이에 따른 초과생산 욕구확대로 OPEC(세계석유수출국기구)의 감산 이행률이 40%로 급락해 카르텔붕괴 가능성이 높으며 2억 7000만 배럴 수준까지 급락했던 미국의 석유재고가 OPEC의 공급확대 및 동절기 수요부진으로 2억9000만 배럴 수준으로 회복돼 국제유가는 25달러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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