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후보의 ‘수도이전 공황론’ 전문가 진단

“최악 시나리오로 국민 선동”

지역내일 2002-12-13 (수정 2002-12-16 오전 10:34:30)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12일 행정수도 이전은 주식시장 붕괴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수도 이전은 수도권 공동화와 집값 폭락을 가져오고, 이는 금융기관의 대출회수붐을 일으켜 개인파산·신용대란이 일어나고 공황 및 주식시장 붕괴까지 이어진다는 논리다.
그러나 경제학자 및 도시계획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은 “이 후보의 주장은 많은 가능성 중의 하나일 뿐”이라는 것에 의견이 일치했다. 즉, 가능성이 그리 많지 않은 최악의 시나리오라는 것이다. 이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들고 나와 국민을 무책임하게 선동했다는 비난을 받을 만 하다. 노무현 후보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이 지방분권 또는 수도권 과밀화 해소에 적합한 해결방안인지는 별개의 문제다.
일단 행정수도 이전으로 인한 수도권 공동화와 수도권 집값 폭락이라는 전제부터 문제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성경륭 한림대 교수는 “서울 공동화 주장은 너무 황당하다”면서 “50만명 규모 행정수도를 10년에 걸쳐 건설할 경우, 매년 5만명 정도가 수도권에서 신수도로 빠져나가더라도 기존의 통계를 고려할 때 서울과 수도권은 최소 20만명 가량의 순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행정수도 이전을 옛날 봉건시대처럼 한순간에 뚝딱 해치우지 않는 한 공동화가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KDI 유종일 교수는 “청와대 국회 등이 움직이면 대기업이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논리는 권력이 있는 곳에 기업이 있어야 한다는 전근대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청와대 국회의 위치 보다는 교육환경·주거환경·교통 등이 부동산 가격 인상의 가장 큰 요인이 된다는 것이 부동산계의 공통된 견해다. 수도권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는 소위 8학군이나 8학군 근처, 녹지가 많은 아시아 선수촌 아파트와 올림픽 선수촌 아파트다. 이 지역의 시가가 기준이 돼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은 상식이다. 강남·북의 부동산업자 28명도 위의 이유를 들며 행정수도 이전과 집값은 별 상관없을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본지 12월 10일자)
이 후보의 전제를 일정 부분 인정한다 하더라도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은 다양하다. 첫째, 집값이 떨어지는 정도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도시계획학을 전공한 강현수 중부대 교수는 “보통 금융기관에서 부동산 담보가치를 시가의 45%로 잡아주는데 이 경우 시세의 절반 이상 떨어질 때까지는 담보가치에 변화가 없어 대출회수붐까지 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97년 외환위기 때도 부동산 가격이 30% 이상 떨어지지 않았다.
KDI 유 교수도 “자산가치가 떨어져 심리적 불안감이 생긴다 해도 소득에는 별 문제가 없기 때문에 금융기관에 대출한 돈을 꼬박꼬박 갚게 되면 금융공황과는 별 상관이 없다”며 “부동산 가격이 떨어졌을 경우, 가장 피해보는 것은 다량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재벌들과 부동산 투기자들이지 서민과는 별 상관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회창 후보가 높은 부동산 가격 때문에 오히려 경제의 안정이 저해되는 부분을 간과했다는 지적도 있다. 기업 비용 중에서 사무실 임대료 등 부동산 비용이 높으면 물건값에 전가되는 부분이 그만큼 높아진다.
이 후보가 ‘공황’위기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한 12일 증시는 16.77포인트 올랐다. 이 후보의 주장이 근거가 없음을 시장이 증명해 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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