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향장기수 63명 2일 북한 송환
정전이후 최대규모…납북자가족 향군 '상호주의 원칙' 따른 납북자문제 등 해결 요구
지역내일
2000-08-28
(수정 2000-08-29 오전 9:11:05)
비전향장기수 63명이 2일 북한으로 송환된다.
지난 6월 남북정상회담·적십자회담에서 남북이 합의한 데 따른 것으로 지난 93년 3월 이인
모 노인이 북한방문형식으로 북송된 지 7년만의 일이다.
그렇지만 이번처럼 대규모 인원이 북한으로 송환되기는 지난 53년 정전에 따른 포로교환이
후 처음이다. 달라진 남북관계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들의 송환을 앞두고 최근 우리사회에선 뜨거운 논쟁이 펼쳐지고 있다.
한나라당 등 야당과 납북자가족모임 재향군인회를 비롯한 사회단체 등이 '정부가 상호주의
원칙을 포기, 납북자·국군포로 송환 등과 연계하지 않고 이들만 북으로 돌려보내는 것은 잘
못'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박재규 통일부장관도 이런 분위기를 감안, 2차 장관급회담을 앞둔 지난 21일 "이번 장관급 회
담에서 국군포로 송환을 의제로 만들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었다.
그러나 지난 6월30일 적십자회담 당시 이산가족면회소 개설에 대한 북측의 양보를 이끌어
내기위해 남측이 꺼낸 카드가 바로 비전향장기수 전원송환 약속이었다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박장관의 강한 의지에 관계없이 당장 납북자·국군포로문제의 해결이 쉽지 않음을 예고
하는 대목이다.
<비전향장기수 실태="">
인권단체인 '비전향장기수 송환추진위원회'(공동대표 권오헌)가 파악하고 있는 남한내 비전
향 장기수는 모두 102명. 이중 13명은 사망하고 이인모 노인이 북송, 현재 남한에는 88명이
생존해 있다. 이번에 북한으로 송환되는 사람들은 이들 중 63명이다.
정순택(80)씨와 정순덕(여·68)씨는 본인의 북송희망에도 불구하고 전향서를 썼다는 이유로
이번에 북송대상에서 제외됐다. 또 대부분이 남쪽출신인 나머지 23명은 '가족과 헤어질 수
없어', 또는 '통일사업을 위해' 고민 끝에 남쪽에 남기로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에 따르면 이번에 북한으로 송환되는 비전향장기수 63명은 대부분 남한에 공작원(간
첩)으로 남파됐다가 붙잡혔거나 빨치산, 인민군 등으로 활동하다 검거돼 짧게는 15년부터 길
게는 45년까지 장기 복역했다.
이가운데 60명이 6·25전쟁중과 전쟁직후인 50∼60년대에 체포돼 ▲국가보안법(41명) ▲국방
경비법(19명) ▲반공법(2명) ▲형법(1명) 등으로 구속됐으며 5명이 40년 이상, 35명이 30년
이상을 복역했다.
특히 김선명(75)씨는 만 43년 10개월을 복역해 '세계 최장기수'라는 별칭을 얻었다.
이들이 이처럼 오랜 기간 복역한 것은 원래 형기를 다 마치고도 '전향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
로 사회안전법(보안관찰법)에 따라 보안감호소에서 부당한 옥살이를 계속한 때문이다.
복역기간이 길었던 만큼 북송대상자의 82.5%인 52명이 70세 이상이며 특히 90살 이상도 2
명에 이르고 있다.
또 대구·경북 10명 등 남한출신이 43명으로 전체의 68%를 차지, 북한출신(20명)보다 곱절 이
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독한 빨갱이' '고루한 사회주의자' 등으로 불리면서도 전향을 거부한 채 수십년간의 감
옥생활을 견뎌냈던 이들은 대부분 출소후 서울 '우리탕제원' 광주 '빛고을탕제원' 대전 '사랑
의 집' 등에서 공동체 생활을 해왔으며 국가보조금과 취로사업 등으로 생계를 꾸려왔다.
그러나 대부분이 오랜 옥고와 고문후유증으로 골수암 폐결핵 고혈압 심장병 등 중병을 앓고
있으며 북송후 북에서 발전된 '고려의학'으로 병을 고치는데 기대를 걸고 있다.
◇북송 비전향장기수
▲강동근(84·경남 하동) ▲고광인(65·전북 고창) ▲김국홍(34·평남 덕천) ▲김동기(68·함남 단
천) ▲김명수(78·함남 함주) ▲김석형(86·평북 박천) ▲김선명(75·경기 양평) ▲김영달(66·경북
영덕) ▲김영만(76·전남 구례) ▲김영태(69·평북 정주) ▲김용규(77·전남 보성) ▲김용수(69·경
북 경주) ▲김우택(81·경북 안동) ▲김은환(70·서울 수서) ▲김일진(68·경북 영덕) ▲김인수(76·
대구) ▲김종호(84·경북 김천) ▲김중종(74·경북 안동) ▲김창원(66·경기 평택) ▲류연철(88·경
북 안동) ▲류운형(76·강원 김화) ▲류한욱(89·평북 철산) ▲박문재(78·개성) ▲박완규(71·충북
청원) ▲방재순(83·강원 횡성) ▲석용화(75·경남 양산) ▲손성모(70·전북 부안) ▲송상준(73·부
산 동래) ▲신광수(71·일본 시즈오카현) ▲신인수(82·경북 청도) ▲신인영(71·전북 부안) ▲안
영기(71·경북 선산) ▲양정호(69·경북 양산) ▲오형식(68·서울 서초) ▲우용각(71·평북 영변) ▲
윤용기(74·인천 강화) ▲윤희보(83·경기 광주) ▲이경구(70·충남 공주) ▲이경찬(65·개성 장
풍) ▲이공순(66·충남 서천) ▲이두균(74·충북 충주) ▲이세균(78·전북 완주) ▲이재용(55·강원
양양) ▲이종(89·충북 영동) ▲이종환(78·경기 부천) ▲임병호(84·충남 보령) ▲장병락(66·함남
고원) ▲장호(80·서울) ▲전진(77·전북 군산) ▲전창기(82·충남 천안) ▲조창손(71·황남 장연)
▲최선묵(72·인천 강화) ▲최수일(61·평북 의주) ▲최하종(73·함북 김책) ▲한장호(77·함북 나
진) ▲한춘익(75·함남 함흥) ▲함세환(68·황남 옹진) ▲홍경선(75·충남 천안) ▲홍명기(71·충남
부여) ▲홍문거(79·평양 선교) ▲황용갑(76·경남 하동) ▲한종호(82·함남 함주) ▲한백열(80·경
기 성남)
노기혁 기자 nobad@naeil.com
비전향장기수>
지난 6월 남북정상회담·적십자회담에서 남북이 합의한 데 따른 것으로 지난 93년 3월 이인
모 노인이 북한방문형식으로 북송된 지 7년만의 일이다.
그렇지만 이번처럼 대규모 인원이 북한으로 송환되기는 지난 53년 정전에 따른 포로교환이
후 처음이다. 달라진 남북관계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들의 송환을 앞두고 최근 우리사회에선 뜨거운 논쟁이 펼쳐지고 있다.
한나라당 등 야당과 납북자가족모임 재향군인회를 비롯한 사회단체 등이 '정부가 상호주의
원칙을 포기, 납북자·국군포로 송환 등과 연계하지 않고 이들만 북으로 돌려보내는 것은 잘
못'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박재규 통일부장관도 이런 분위기를 감안, 2차 장관급회담을 앞둔 지난 21일 "이번 장관급 회
담에서 국군포로 송환을 의제로 만들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었다.
그러나 지난 6월30일 적십자회담 당시 이산가족면회소 개설에 대한 북측의 양보를 이끌어
내기위해 남측이 꺼낸 카드가 바로 비전향장기수 전원송환 약속이었다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박장관의 강한 의지에 관계없이 당장 납북자·국군포로문제의 해결이 쉽지 않음을 예고
하는 대목이다.
<비전향장기수 실태="">
인권단체인 '비전향장기수 송환추진위원회'(공동대표 권오헌)가 파악하고 있는 남한내 비전
향 장기수는 모두 102명. 이중 13명은 사망하고 이인모 노인이 북송, 현재 남한에는 88명이
생존해 있다. 이번에 북한으로 송환되는 사람들은 이들 중 63명이다.
정순택(80)씨와 정순덕(여·68)씨는 본인의 북송희망에도 불구하고 전향서를 썼다는 이유로
이번에 북송대상에서 제외됐다. 또 대부분이 남쪽출신인 나머지 23명은 '가족과 헤어질 수
없어', 또는 '통일사업을 위해' 고민 끝에 남쪽에 남기로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에 따르면 이번에 북한으로 송환되는 비전향장기수 63명은 대부분 남한에 공작원(간
첩)으로 남파됐다가 붙잡혔거나 빨치산, 인민군 등으로 활동하다 검거돼 짧게는 15년부터 길
게는 45년까지 장기 복역했다.
이가운데 60명이 6·25전쟁중과 전쟁직후인 50∼60년대에 체포돼 ▲국가보안법(41명) ▲국방
경비법(19명) ▲반공법(2명) ▲형법(1명) 등으로 구속됐으며 5명이 40년 이상, 35명이 30년
이상을 복역했다.
특히 김선명(75)씨는 만 43년 10개월을 복역해 '세계 최장기수'라는 별칭을 얻었다.
이들이 이처럼 오랜 기간 복역한 것은 원래 형기를 다 마치고도 '전향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
로 사회안전법(보안관찰법)에 따라 보안감호소에서 부당한 옥살이를 계속한 때문이다.
복역기간이 길었던 만큼 북송대상자의 82.5%인 52명이 70세 이상이며 특히 90살 이상도 2
명에 이르고 있다.
또 대구·경북 10명 등 남한출신이 43명으로 전체의 68%를 차지, 북한출신(20명)보다 곱절 이
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독한 빨갱이' '고루한 사회주의자' 등으로 불리면서도 전향을 거부한 채 수십년간의 감
옥생활을 견뎌냈던 이들은 대부분 출소후 서울 '우리탕제원' 광주 '빛고을탕제원' 대전 '사랑
의 집' 등에서 공동체 생활을 해왔으며 국가보조금과 취로사업 등으로 생계를 꾸려왔다.
그러나 대부분이 오랜 옥고와 고문후유증으로 골수암 폐결핵 고혈압 심장병 등 중병을 앓고
있으며 북송후 북에서 발전된 '고려의학'으로 병을 고치는데 기대를 걸고 있다.
◇북송 비전향장기수
▲강동근(84·경남 하동) ▲고광인(65·전북 고창) ▲김국홍(34·평남 덕천) ▲김동기(68·함남 단
천) ▲김명수(78·함남 함주) ▲김석형(86·평북 박천) ▲김선명(75·경기 양평) ▲김영달(66·경북
영덕) ▲김영만(76·전남 구례) ▲김영태(69·평북 정주) ▲김용규(77·전남 보성) ▲김용수(69·경
북 경주) ▲김우택(81·경북 안동) ▲김은환(70·서울 수서) ▲김일진(68·경북 영덕) ▲김인수(76·
대구) ▲김종호(84·경북 김천) ▲김중종(74·경북 안동) ▲김창원(66·경기 평택) ▲류연철(88·경
북 안동) ▲류운형(76·강원 김화) ▲류한욱(89·평북 철산) ▲박문재(78·개성) ▲박완규(71·충북
청원) ▲방재순(83·강원 횡성) ▲석용화(75·경남 양산) ▲손성모(70·전북 부안) ▲송상준(73·부
산 동래) ▲신광수(71·일본 시즈오카현) ▲신인수(82·경북 청도) ▲신인영(71·전북 부안) ▲안
영기(71·경북 선산) ▲양정호(69·경북 양산) ▲오형식(68·서울 서초) ▲우용각(71·평북 영변) ▲
윤용기(74·인천 강화) ▲윤희보(83·경기 광주) ▲이경구(70·충남 공주) ▲이경찬(65·개성 장
풍) ▲이공순(66·충남 서천) ▲이두균(74·충북 충주) ▲이세균(78·전북 완주) ▲이재용(55·강원
양양) ▲이종(89·충북 영동) ▲이종환(78·경기 부천) ▲임병호(84·충남 보령) ▲장병락(66·함남
고원) ▲장호(80·서울) ▲전진(77·전북 군산) ▲전창기(82·충남 천안) ▲조창손(71·황남 장연)
▲최선묵(72·인천 강화) ▲최수일(61·평북 의주) ▲최하종(73·함북 김책) ▲한장호(77·함북 나
진) ▲한춘익(75·함남 함흥) ▲함세환(68·황남 옹진) ▲홍경선(75·충남 천안) ▲홍명기(71·충남
부여) ▲홍문거(79·평양 선교) ▲황용갑(76·경남 하동) ▲한종호(82·함남 함주) ▲한백열(80·경
기 성남)
노기혁 기자 nobad@naeil.com
비전향장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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