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 지팡이’ 꿈꾸는 경찰대학 새내기들

“시민에 봉사하는 경찰 될래요”

지역내일 2003-02-17 (수정 2003-02-19 오후 4:20:32)
31.6대 1이라는 치열한 경쟁률을 보인 2003학년도 경찰대 입시를 통과한 120명의 신입생들은 지난 5일부터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캠퍼스에서 강도 높은 3주간의 예비입학 교육을 받고 있다.
우수인재를 경찰로 편입해 치안전문가로 양성한다는 취지로 설립된 경찰대에 청운의 꿈을 안고 입학한 이태우(19)군과 염소정(19)양은 제식훈련으로 인한 생채기도 자랑스러운 듯 앞으로의 학교 생활에 대한 기대로 가득 차 있었다.

◇경찰에 인생걸겠다= 현재 신입생 중대장을 맡고 있는 이군은 ‘사회정의의 최후의 보루는 경찰’이라는 신념을 갖고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경찰대 입시를 준비해왔다.
이군은 “대부분 청소년들이 천편일률적인 입시제도 하에서 수동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나마저 그래선 안되겠다고 생각해 경찰이란 직업에 인생을 걸어보기로 했다”며 당찬 지원동기를 밝혔다.
전체 신입생 중 여학생 숫자가 12명에 불과하지만 남학생들과 함께 고된 훈련을 묵묵히 참아내고 있는 염양 역시 “경찰대를 접하자마자 운명적인 끌림을 느꼈다”며 “국민에게 가까이 갈 수 있는 경찰이 되기 위해 평소 내성적인 성격을 고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엄격한 규범과 대학생활의 양립=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고교생이었을 이들은‘기동복’이라 불리는 제복을 입고 자세조차 흐트러지지 않아 그간의 훈련에 벌써 익숙해진 듯했다.
자유로운 고교시절을 갓 마치고 빡빡한 규율 속에서 진행될 대학생활이 힘들지 않겠냐는 걱정에 “미리 각오하고 왔기 때문에 전혀 힘들지 않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물론 경찰대 생활이 엄격한 규범 속에서만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제 2학년이 되는 선배 나현웅(21)씨와 고소영(20)씨.
재수까지 해서 경찰대에 입학했다는 현웅씨와 제주도에서 올라온 소영씨의 귀띔에 따르면 예비입학 기간이 끝나고 정식 입학식을 치룬 다음에는 일반대학과 다름없이 자유로운 학교생활이 보장된다고 한다.

◇한학년 120명, 동아리 35개=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고 오전 6시 기상, 오후 11시 취침이라는 일과만 제외한다면 자유시간을 이용해 학술, 문화, 예술, 스포츠 등 35개의 다양한 동아리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또 매주 수요일과 주말에 허락되는 외출과 외박시에는 학교를 벗어나 원기왕성한 20대의 자유를 한껏 누릴 수 있다.
이밖에도 인원수가 적다보니 3∼4명이 함께 생활하는 각 생활실을 1학년부터 4학년 선배들까지 하나의‘섹터’라는 이름으로 묶어 섹터별로 MT를 가는 등 가족적인 선후배 관계를 유지해나가고 있는 것도 일반 대학생활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다.
선배들의 얘기를 전해주자 이군과 염양은 “고된 예비입학 기간을 참아내기 위해 정식 입학식 이후의 생활만 기다리고 있다”며 쑥쓰러운 듯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시민들과 호흡하는 경찰 되고파= 전액 국비보조로 이뤄지는 4년간의 경찰대 교육을 마치면 이들은 경찰초급간부인 경위로 임용돼 경찰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일종의 엘리트 코스를 밟게 되는 셈이다.
경찰대 졸업 후의 포부를 묻는 질문에 염양은 “일부에서 경찰대 폐지론이 대두되는 등 경찰 내 또 다른 권력집단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질 높은 수사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애초의 학교설립 취지에 맞게 시민들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경찰이 되기 위해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진지하게 답변했다.
이군 역시 “지금까지 경찰이라 하면 상당히 권위적인 이미지가 강했지만 공무원은 본래 시민을 위해 일하는 것이 주임무라고 생각한다”며 “관이 민 위에 서있던 잘못된 풍토에서 벗어나 시민에게 봉사하는 경찰, 청렴함을 잃지 않는 경찰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들이 졸업 후 현장에 뛰어들었을 때 지금의 초심을 잃지만 않는다면 경찰의 위상도 한결 높아질 것이란 조심스런 기대를 품어본다.

/ 용인=정애선 기자 as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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