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 출범을 이틀 앞둔 23일(일요일) 오후. 정부는 과천 종합청사에서 경제동향 점검관리팀 1차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재정경제부 김영주 차관보를 팀장으로 박병원 경제정책국장, 변양호 금융정책국장, 권태신 국제금융국장, 산업자원부 박봉규 무역정책심의관, 이원걸 자원정책심의관, 기획예산처 박인철 재정기획국장, 금융감독위원회 김석동 감독정책1국장 등이 참석했다.
미국-이라크 전쟁과 북한핵문제 등 풀리지 않은 대외변수에다 유가상승, 물가불안, 내수침체, 무역수지 악화 등 실물경기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실무회의의 분위기를 압도했다.
한국경제에 대한 경고등은 이미 켜졌다. 내수침체에 대한 경고사인은 지난 1월부터 지속적으로 나왔고 이제 무역수지마저 본격적인 적자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래도 5%대 성장을 자신하던 경제부처는 이제 수정전망치를 내놔야 하는 게 아니냐는 비관론도 튀어나오고 있다.
◇예상보다 심각한 세계경제=지난 20일 세계경제협력기구(OECD)는 ‘2003년 한국경제보고서’에서 2003년 우리경제를 이렇게 전망했다. “세계경제가 회복된다는 가정하에 한국은 2003년과 2004년에 5.5%~6%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 세계경제가 한국경제 회복의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올초 정부가 올해 우리경제 성장전망치를 5% 이상으로 잡을 때도 하반기에 세계경제가 나아질 것이라는 가정이 붙어 있었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의 경제상황은 세계경제의 동반침체를 불러 올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거시지표를 보면 1월중 산업생산 및 주택착공은 증가했지만 그 동안 경기를 지탱해오던 소비가 둔화돼 소비심리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소비자신뢰지수는 지난해 2분기 94.1를 기록하더니 3분기에는 87.3, 4분기 83.8로 떨어졌고 지난 1월에 82.4, 2월에는 79.2로 급강하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무역수지는 4352억달러 적자를 기록, 적자폭이 2001년(-3583억달러)보다 무려 769억달러나 증가했다. 상황이 이렇자 미국의 투자은행들은 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하향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31일 미국의 성장전망치를 기존 2.8%에서 2.7%로 내렸고 리먼브러더스는 2.4%에서 2.3%로 모건스탠리는 2.7%에서 2.5%, 골드만삭스는 2.1%에서 2.0%로 각각 하향조정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역시 지난 12일 3.5%로 예상했던 성장률 전망치를 3.25%로 내렸다.
일본경제 역시 내수와 수출 부진으로 회복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 14일 공식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일본의 GDP 성장률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0.5% 성장했지만 연간 0.3% 성장에 그쳤다. 또 산업생산과 소매판매가 지속되고 수출도 지난해 12월부터 감소세로 전환돼 향후 일본경제의 회복전망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유료경제 또한 성장둔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와 유럽경제자문그룹은 유로지역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1.8%에서 1.4%에서 하향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영란은행은 영국의 경제성장률을 3.1%에서 2.5%로 대폭 조정했다.
중국경제는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유가급등의 영향을 받아 지난 1월중 무역수지(-12억5000만달러)가 6년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경고등 켜진 국내 실물지표=국내경제에 대한 경고등은 이미 오래전에 켜졌다. 특히 내수를 떠받치고 있는 소비는 급격히 줄고 있고 소비심리 역시 얼어붙었다.
지난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2년 연간 및 4분기 ‘도시근로자가구의 가계수지동향’에 따르면 2인 이상 도시근로자 가구의 4분기 가구당 지출은 210만6000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0.5% 감소했다. 도시근로자가구의 가계지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98년 4분기(-1.9%)이후 처음이다. 특히 소비자물가 상승분을 반영한 실질소비지출은 166만4000원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3.5%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4분기 가구당 월평균소득은 280만4000원으로 전년 같은기간 대비 3.5% 증가에 그쳐 99년 2분기(0.4%)이후 최고 낮은 증가율을 기록됐다. 소비자물가 상승을 고려한 실질소득은 259만8000원으로 0.2%증가에 그쳤다.
그 동안 흑자행진을 지속하던 무역수지는 지난 1월부터 적자로 틀어졌다. 지난 20일 현재 수출입 동향을 보면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4.9%나 증가해 견조한 모양새를 유지하고 있지만 수익이 큰폭으로 늘어나 2월들어 20일 동안 17억1000만달러 적자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중 무역수지는 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월별 무역수지가 적자를 보인 것은 지난 2000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정부는 “무역수지 적자는 유가상승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유가 역시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강경한 태도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23일 산업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21일 현지에서 거래된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29.94달러로 전날보다 0.31달러 떨어졌다. 하지만 10일 이동평균가격은 30.03달러로 0.06달러 상승했다. 두바이유 10일 평균가격이 3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00년 11월 24일 30.29달러까지 오른 이후 처음이다.
실물경기를 반영하듯, 고용상황도 급속히 나빠지고 있다.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실업자수가 전달보다 8만7000명 증가한 78만9000명, 실업률은 0.4% 포인트 오른 3.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월(3.6%)이후 최고 높은 수치이며 지난해 9월(2.6%) 이후 4개월 연속 오름세를 나타낸 것이다. 특히 20대 실업률은 8.1%에 이르러 22개월만의 최고다.
◇”뾰족한 대책 없다”=정부 내 각 경제부처에서는 현재 우리경제를 둘러싼 환경이 심각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면서도 경기진작을 위한 대책을 내놓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라크전 북핵문제 등 대외변수들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경기악화를 막을만한 뾰족한 대책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23일 열린 ‘경제동향 점검관리팀’ 1차회의에서도 각 부처는 차기 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 실물경기 동향 점검의 강도를 높인다는 수준에서 회의를 마무리했다.
점검관리팀 팀장을 맡은 재경부 김영주 차관보는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내수침체 현상이 그 동안 우리경제를 이끌어온 소비부문에 대한 조정의 성격인지 아니면 조정보다 더 심각한 상황인지 면밀히 체크하기로 했다”며 “어떤 대책이 나오더라도 차기 정부가 들어선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차관보는 또 “지금 상황은 이라크전 북한핵 문제 등만 상반기 내에 해결되면 우리가 감내할만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무역수시 동향과 가계대출 정책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라크 전쟁과 북한핵문제 등 풀리지 않은 대외변수에다 유가상승, 물가불안, 내수침체, 무역수지 악화 등 실물경기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실무회의의 분위기를 압도했다.
한국경제에 대한 경고등은 이미 켜졌다. 내수침체에 대한 경고사인은 지난 1월부터 지속적으로 나왔고 이제 무역수지마저 본격적인 적자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래도 5%대 성장을 자신하던 경제부처는 이제 수정전망치를 내놔야 하는 게 아니냐는 비관론도 튀어나오고 있다.
◇예상보다 심각한 세계경제=지난 20일 세계경제협력기구(OECD)는 ‘2003년 한국경제보고서’에서 2003년 우리경제를 이렇게 전망했다. “세계경제가 회복된다는 가정하에 한국은 2003년과 2004년에 5.5%~6%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 세계경제가 한국경제 회복의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올초 정부가 올해 우리경제 성장전망치를 5% 이상으로 잡을 때도 하반기에 세계경제가 나아질 것이라는 가정이 붙어 있었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의 경제상황은 세계경제의 동반침체를 불러 올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거시지표를 보면 1월중 산업생산 및 주택착공은 증가했지만 그 동안 경기를 지탱해오던 소비가 둔화돼 소비심리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소비자신뢰지수는 지난해 2분기 94.1를 기록하더니 3분기에는 87.3, 4분기 83.8로 떨어졌고 지난 1월에 82.4, 2월에는 79.2로 급강하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무역수지는 4352억달러 적자를 기록, 적자폭이 2001년(-3583억달러)보다 무려 769억달러나 증가했다. 상황이 이렇자 미국의 투자은행들은 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하향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31일 미국의 성장전망치를 기존 2.8%에서 2.7%로 내렸고 리먼브러더스는 2.4%에서 2.3%로 모건스탠리는 2.7%에서 2.5%, 골드만삭스는 2.1%에서 2.0%로 각각 하향조정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역시 지난 12일 3.5%로 예상했던 성장률 전망치를 3.25%로 내렸다.
일본경제 역시 내수와 수출 부진으로 회복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 14일 공식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일본의 GDP 성장률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0.5% 성장했지만 연간 0.3% 성장에 그쳤다. 또 산업생산과 소매판매가 지속되고 수출도 지난해 12월부터 감소세로 전환돼 향후 일본경제의 회복전망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유료경제 또한 성장둔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와 유럽경제자문그룹은 유로지역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1.8%에서 1.4%에서 하향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영란은행은 영국의 경제성장률을 3.1%에서 2.5%로 대폭 조정했다.
중국경제는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유가급등의 영향을 받아 지난 1월중 무역수지(-12억5000만달러)가 6년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경고등 켜진 국내 실물지표=국내경제에 대한 경고등은 이미 오래전에 켜졌다. 특히 내수를 떠받치고 있는 소비는 급격히 줄고 있고 소비심리 역시 얼어붙었다.
지난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2년 연간 및 4분기 ‘도시근로자가구의 가계수지동향’에 따르면 2인 이상 도시근로자 가구의 4분기 가구당 지출은 210만6000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0.5% 감소했다. 도시근로자가구의 가계지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98년 4분기(-1.9%)이후 처음이다. 특히 소비자물가 상승분을 반영한 실질소비지출은 166만4000원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3.5%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4분기 가구당 월평균소득은 280만4000원으로 전년 같은기간 대비 3.5% 증가에 그쳐 99년 2분기(0.4%)이후 최고 낮은 증가율을 기록됐다. 소비자물가 상승을 고려한 실질소득은 259만8000원으로 0.2%증가에 그쳤다.
그 동안 흑자행진을 지속하던 무역수지는 지난 1월부터 적자로 틀어졌다. 지난 20일 현재 수출입 동향을 보면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4.9%나 증가해 견조한 모양새를 유지하고 있지만 수익이 큰폭으로 늘어나 2월들어 20일 동안 17억1000만달러 적자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중 무역수지는 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월별 무역수지가 적자를 보인 것은 지난 2000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정부는 “무역수지 적자는 유가상승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유가 역시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강경한 태도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23일 산업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21일 현지에서 거래된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29.94달러로 전날보다 0.31달러 떨어졌다. 하지만 10일 이동평균가격은 30.03달러로 0.06달러 상승했다. 두바이유 10일 평균가격이 3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00년 11월 24일 30.29달러까지 오른 이후 처음이다.
실물경기를 반영하듯, 고용상황도 급속히 나빠지고 있다.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실업자수가 전달보다 8만7000명 증가한 78만9000명, 실업률은 0.4% 포인트 오른 3.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월(3.6%)이후 최고 높은 수치이며 지난해 9월(2.6%) 이후 4개월 연속 오름세를 나타낸 것이다. 특히 20대 실업률은 8.1%에 이르러 22개월만의 최고다.
◇”뾰족한 대책 없다”=정부 내 각 경제부처에서는 현재 우리경제를 둘러싼 환경이 심각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면서도 경기진작을 위한 대책을 내놓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라크전 북핵문제 등 대외변수들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경기악화를 막을만한 뾰족한 대책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23일 열린 ‘경제동향 점검관리팀’ 1차회의에서도 각 부처는 차기 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 실물경기 동향 점검의 강도를 높인다는 수준에서 회의를 마무리했다.
점검관리팀 팀장을 맡은 재경부 김영주 차관보는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내수침체 현상이 그 동안 우리경제를 이끌어온 소비부문에 대한 조정의 성격인지 아니면 조정보다 더 심각한 상황인지 면밀히 체크하기로 했다”며 “어떤 대책이 나오더라도 차기 정부가 들어선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차관보는 또 “지금 상황은 이라크전 북한핵 문제 등만 상반기 내에 해결되면 우리가 감내할만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무역수시 동향과 가계대출 정책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