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결국 다자회담으로 간 북핵문제(임춘웅 2003.04.16)

지역내일 2003-04-16 (수정 2003-04-16 오후 2:18:59)
결국 다자회담으로 간 북핵문제
임춘웅 객원논설위원



다자회담으로 가는 북핵문제
미국과 단독 협상을 주장해 오던 북한이 최근 핵문제를 푸는데 회담 형식에 구애받지 않겠다고 나선데 이어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직접 매우 희망적이며 좋은 뉴스라는 긍정적인 코멘트를 하고 나와 한동안 꼬여만 가던 북핵문제가 한 고비를 넘긴 듯하다.
천만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북핵문제가 불거져 나온 이래 오비이락 격이라지만 경제가 어려워지고 이런저런 일들이 겹치며 한국과 미국의 관계마저 삐거덕거리게 된 터여서 이 문제가 가닥을 잡은 것만 해도 여간 반가운 게 아니다.
하지만 이는 이제 시작이라는 신호일뿐 북핵문제의 앞길은 결코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도 성급한 기대나 희망적 전망 보다는 인내심을 갖고 차분히 지켜보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우선 다자회담의 구성범위마저 결정돼 있지 않다. 북한이 미국과 단독 협상을 원했던 것은 당사자끼리 양국간 문제를 단도직입적으로 풀어보려는 속셈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북핵해결 다자회담에 전제 조건 없어야
그러나 미국은 당사자 회담을 한사코 반대해 왔다. 단독회담을 했을 경우 잘못된 책임을 미국 혼자서 지는 결과를 바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미국은 또 94년의 북미간 단독으로 했던 제네바 합의가 실패했다는 판단도 하고 있다. 많은 당근을 주며 이루어냈던 제네바 합의가 실패한 다음 미국의 현 집권 보수진영은 처음부터 당근을 주는 해결방식에 반대해 왔고 잘못된 일에 보상하지 않는다는 정책적 철학을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은 북한의 선 핵포기 후 협상이라는 북한측의 일방적인 백기를 요구하다 여의치 않자 관련국이 참여하는 ‘국제적 압력’을 통해 문제를 풀어보려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것을 북한이 일보 후퇴해 받아들임으로써 일이 한 고비를 넘기기는 했으나 다자가 모이면 여러 나라의 이해가 얽혀 합의를 이루어내기가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96년의 4자회담을 이끌어 내는데도 예비회담에만 1년여를 소비했고 막상 4자회담이 열렸어도 당초의 기대와는 달리 성과 없이 유명무실해진 상태다.
4자회담은 이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됐고 유엔을 주축으로 한 초대형 다자회담은 북한이 반대해 성사될 가능성이 희박해 결국엔 6자회담으로 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정세현 통일부장관이 14일 국회에서 밝혔듯이 우리 정부도 6자회담 쪽으로 가닥을 잡은 듯하다.
다자회담이 열린다 해도 북한과 미국이 주도적으로 협상을 풀어가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북핵문제의 당사자는 결국 북한과 미국인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이 당사자 대화를 기피하고 끝내 다자간 틀에 의존하려 할 경우 다자회담은 적지 않은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6자회담, 동북아 새 안보틀로 검토해야
다자회담이 성공적으로 출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북한과 미국이 다같이 어떤 전제조건을 달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되면 회담은 시작도 하기 전에 난관에 부딪치게 될 것이다. 미국이 그동안 북한과의 협상 전제조건으로 주장해온 ‘선 핵포기’를 다자협상에서도 전제조건으로 내세울 경우 문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마저 없지 않다.
회담이 열리더라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포기와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포기, 이를 위한 다자간 검증체제 확보 등이 일괄타결 방식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사안별로 협상을 하다보면 회담은 부지하세월이 될 것이고 다자간 이해관계의 절충도 그만큼 어려워 질 것이다.
우리는 6자회담에 또 다른 의미도 두고 있다. 그것은 동북아의 새로운 안보틀로 6자회담이 유용하게 될지 검토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6자회담은 잘만 활용하면 안보협력체, 나아가 동북아 경제협력체로 발전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6자회담은 북한의 핵문제만이 아니라 보다 거시적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임춘웅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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