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 인재가 있다 Ⅱ 2.영남지역

측근은 몸 낮추고 건전보수층 발탁하라

지역내일 2003-05-29 (수정 2003-05-29 오후 4:32:02)
조선후기의 실학자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조선인재의 반은 영남에 있다’고 역설했다. 신라, 고려, 조선으로 이어지면서 영남인맥은 정치적 구심점에서 중심역할을 했다.
그러나 현대사에서 이는 정치권력의 지역주의와 결합돼 인사독점의 폐단을 낳기도 했다. 하지만 실학적 학문전통과 다양한 인재풀의 축적을 통해 형성된 영남인맥은 여전히 한국사회의 ‘인재보고’로 유용하다.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가 출범하면서 이 지역의 상당수 인재가 청와대와 정부 요직에 차출됐다. 특히 한나라당 지지 일색의 대구·경북지역에서도 상당수 지역인재들이 정부 장차관급 자리로 발탁됐다.
‘대구의 노무현’으로 불리는 이강철 특보는 “영남지역 출신 인사가 장 차관급만 18명이나 된다”며 “이젠 우리 지역도 노무현 정부를 지지하고 밀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대선 당시 지지해준 표에 비해 엄청난 관심과 배려아니냐며 대구민심이 이젠 노무현 정부에 대해 보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참여정부의 파격적인 인사정책으로 영남지역출신이 대거 발탁되자 대선 때까지만 해도 꽁꽁 얼어있던 영남민심이 조금씩 누그러지고 있다. 대선 직후의 허탈감이 해소되고 관심과 기대로 바뀌었고, 정권에 대한 지지여부로 설왕설래할 정도로 호전됐다.
그러나 여전히 ‘정을 줄 곳’은 찾지 못하고 있다. 인사정책만으로는 두터운 벽이 다 녹지는 않을 것 같다.
일단 이 지역에서 발탁된 인사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대학 졸업 후 줄곧 지방에서 뿌리내리고 살아온 순수 지방인재의 등용에 대해서는 매우 호의적이다.
윤덕홍 교육부총리, 이정우 청와대 정책실장, 문재인 민정수석, 권기홍 노동부장관 등은 모두 ‘순수 지방사람’이다. 과거 정권에서는 비록 영남정권이었다 해도 보기드문 인사였다.
이정우 정책실장은 소리 안나게 청와대 핵심참모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권기홍 노동부 장관은 두산중공업 파업사태 해결 등 업무능력과 부처 장악력이 소문나 있다.
윤덕홍 부총리는 그의 특유의 친화력과 개혁성, 다양한 교육경력 등으로 교육개혁에 기대를 모았다.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문제로 곤경에 처한 그에 대해서, 난마처럼 얽히고 설킨 교육계 갈등을 단순간에 해결하기엔 역부족일 것이라는 동정시각이 더 많다. 일부에서는 윤 부총리가 국면전환의 희생양이 되어선 곤란하다는 말도 한다.
참여정부에는 부산 출신 인사들이 많다. 문재인 수석은 국정에서 발군의 위치를 확보했다.
허성관 해양장관도 있다. 이들에 대해 부산지역에선 쓴소리가 나온다. 부산상공회의소 전 진 부회장은 “기대를 많이 했는데 아직 뭘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부산대 한 교수는 “자신들을 낮추고 많은 테크노크라트를 발탁해야 광범위한 지지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부산인맥은 청와대에도 폭넓다. 이 때문에 현정부에서 한자리 하려는 인사들이 이쪽에 줄을 대려고 뛰는 풍경은 비일비재하다.
노 대통령의 성공적인 국정운영과 영남지역사회의 지지기반 확충은 긴밀히 연계돼 있다. 최근 의미있는 사례가 있다. 영남지역 자치단체장들이 참여정부 출범 초기에 청와대와 어떻게든 연결고리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요즈음은 시들해졌다. 참여정부의 난맥상이 드러나면서 약체정권이 되고 있다는 판단 탓이다.
지역사회에서는 영남출신이라고 해서 다시 중용되는 분위기에 문제를 삼는 여론도 있다. 과거 권력주변을 늘상 맴돌던 인사들이 이번에도 재빨리 편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권의 향배와 관계없이 국가나 지역의 공동체에 헌신해왔던 사람 위주로 발탁기준이 세워져야 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노 대통령이 자기와 색깔맞는 사람만 중용하는 데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통령의 측근들은 몸을 낮추고 ‘사람을 낚은 어부’가 되어 건전 보수층에서도 능력있는 인재를 발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인사정책이 절실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태일 영남대 교수는 지역인재 발탁과 관련 “지방인재는 단지 지방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동안 다양한 경험을 할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며 “노무현 정부의 지방인재 발탁은 대환영할 일이며 지방인재들에 대해 잠재력을 보고 등용하고 장기적으로 활용하며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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