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다시 일하려고 배우네”

노인층 정보교육 욕구 높으나 시설 부족

지역내일 2003-06-01 (수정 2003-06-02 오후 5:41:30)
“‘d’자를 하나 더 쳤더니 이상한 화면이 떠 버리네.”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 접속에 한창이던 한 할아버지가 민망해 한다. 다음(www.daum.net) 사이트에 접속하던 중 자판 누르는 것이 서툴러 영어글자를 한번 더 쳤더니 ‘야한’ 성인사이트로 접속한 것이다.
이때 ‘정보도우미’라고 적힌 이름표를 단 할아버지가 나타났다. 능숙하게 ‘Alt + F4’키를 눌러 성인 사이트 창을 닫았다. ‘도우미’는 알파벳을 입으로 부르면서 소상하게 원하는 사이트로 옮겨가는 방법을 알려준다.
조삼규(74) 할아버지와 오일현(59)씨는 서울 등촌동 소재 한국정보문화진흥원(www.kado.or.kr)에 마련된 교육장 도우미들이다.
두 사람은 정보문화진흥원에서 3년간 교육을 받은 고참급이다. 거의 매일 진흥원에 나와 도우미로 근무하면서 처음 교육장이나 홍보관을 찾는 이들에게 안내를 해주고 숙련된 사용자로서 초보들에게 각종 팁(TIP)을 설명하기도 한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정보격차 해소를 하기 위해 개설한 교육과정중 요즘 노령층을 대상으로 한 ‘실버반’이 부쩍 인기를 끌고 있다. 노인들이 끊임없이 몰려오면서 교육장이 넘치자 이젠 1층에 마련한 홍보관에서조차 노인들이 자리를 튼 실정이다.
컴퓨터와 인터넷을 다루는 노인들의 모습은 젊은 층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능숙하다.
조 할아버지와 오씨는 이미 떨어져 있는 가족들과 한집에 사는 가족 모두 이메일을 보내는 것은 생활화 되어 있고 영상편지도 사용할 정도.
두 사람 모두 디지털카메라, 스캐너 등을 이용해 모두 자신의 홈페이지를 직접 만들었으며 오씨는 자바스크립트를 구사할 정도다.
이번달 계획된 체신청 실버 검색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틈틈이 공부도 하고 있다.
조삼규 할아버지는 “처음에 교육받을 때 마우스 따라다니기에만 바빴다”며 이젠 인터넷 이용하기가 밥먹기보다 쉽단다.
두 사람이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구축하는데 걸린시간은 대략 1년 정도.
진흥원의 홍보관은 초기시절 홍보가 잘 되지 않은터에 한산했지만 최근에는 입소문과 각종 언론의 소개로 북적대고 있다.
신촌에 살고 있는 조삼규 할아버지는 이곳을 찾기 위해 30분 정도 버스를 타야 한다. 그는 “수요가 급증하는데 교육시설 공급이 뒤따르지 못한다고”며 “노인들이 많은 지역마다 이 같은 시설이 설립돼 혜택을 받는 이들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씨는 “교육을 받았던 노인들이 포토샵과 플래시 등을 더 배우기 위해 외부 학원을 찾고 있다”며 “이곳에서 배우 기초지식을 활용해 사회로 다시 돌아가 경제활동에 이바지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곳 실버반 교육수강생들은 ‘실버’라는 말에 불만이 다. 자신들을 사회에서 밀려난 세대로 인식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의학이 발달하고 소득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면서 노인인력의 생산적 활용을 통한 사회·경제적 활력에 대한 관심과 목소리가 높다.
‘인터넷강국’이라는 찬사에도 불구하고 정보격차는 점차 심화되고 있다. 한국인터넷정보센터가 지난해 말 조사한 ‘2002 인터넷 이용자수 및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소외계층의 인터넷 이용률은 전업주부 37.2%, 장애인 22.4%, 농어민 11.9%,로 조사됐으며 노령층의 경우 9.2%로 한자리수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외에 지방으로 갈수록 격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이은미 연구원은 “한국이 세계에서 유례없는 빠른 속도로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지속적 경제성장 대비책으로 중고령 인력의 효과적인 활용하는 것이 경제둔화를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실버반 수강생들이 이곳을 찾는 동기중 가장 큰 것은 사회로 다시 나갈 꿈을 키우기 위해서다. 이곳 관계자에 따르면 사회·노동복지관 등 전국 각지역의 교육장은 대기자들로 만원이다. 최근 6월 교육생 모집 때도 이곳 교육장은 교육대상자를 추첨하느라 북새통을 이뤘다. 심지어 아침 7시에도 미리 신청하려는 노인들이 몰려 관계자들이 당혹케 했다.
관계자는 “최근 개설한 e-비즈 과정이 좋은 호응을 받고 있다”며 “실버반 수강생을 위한 실버 e-비즈 과정의 신설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