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출범 100일- ‘특별한’ 기획인사 5제(題)

새 인사시스템이 공직사회 분위기 바꾼다

지역내일 2003-06-04 (수정 2003-06-04 오후 3:41:06)
참여정부의 인사에는 특별한 게 있다. 장차관급 인사는 숱한 주목을 받았지만, 차관급 이하 1~3급 인사에서도 새로운 사회가치에 맞는 인사발탁의 실험이 계속되고 있다. 이는 국정에서 인사쇄신에 역점을 둔 노무현 대통령의 의지와 함께 청와대 인사위원회-인사보좌관제, 중앙인사위원회 등 인사시스템을 혁신한 결과이다. 참여정부 100일에 맞춰 그동안 진행된 인사 중 괄목할 만한 인사 5제(題)를 추려보았다.

◆ 김완기 소청심사위원장
행자부는 3일 차관급인 소청심사위원장에 김완기(59) 한국지방자치단체국제화재단 상임이사를 임명했다. 부처에서 밀려나 산하기관에 근무하던 인사를 차관급으로 되돌린 파격이 일어난 셈이다. 더구나 소청심사위원장직은 역대 총무처 출신 공무원들의 몫으로 분류됐으나, 내무부 출신인 김완기씨가 발탁돼 행자부 내부 관행조차 파괴했다. 물론 고시기수도 없다.
도대체 어떤 인물이기에 퇴직수순에 들어섰던, 내무부 출신을 차관급으로 영전시켰을까.
김 위원장은 고졸학력, 9급으로 공직을 출발했으면서도, 청렴성과 시민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 업무능력, 조직내 인화력 모든 면에서 견제하는 목소리를 들을 수 없는 인물이다.
김 위원장은 어린시절 수재로 불렸으나, 생계가 어려워 광주고를 졸업한 후 9급공무원으로 공직을 시작했다. 고졸학력으로 공직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은 그 말고도 무수히 많다. 그러나 공직사회는 방송통신과정이나 야간대학과정을 거쳐서라도 대학졸업장을 따지 않고는 못 배기는 풍토였다. 김 위원장은 ‘고졸 졸업장만 가지고도 능력으로 모두의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는 오기로 버텼고, 어떤 졸업장도 추가하지 않았다.
그는 타고난 성실성과 깔끔한 일처리, 청렴성으로 학벌과 고시중심의 관료사회에서 차관급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공무원이 됐다.
김 위원장은 2001년 12월19일 후배들에게 승진기회를 주기 위해 용퇴했다. 그러나 후배들과 주위의 강력한 천거로 참여정부의 특별한 인사반열에 다시 등장하게 됐다.

◆ 김현종 통상교섭조정관
김현종 조정관은 한국이 낳은 국제 통상 분야의 기린아로 불린다.
거의 모든 교육을 미국에서 받은 김 조정관은 대형 로펌의 변호사로 한국 생활을 시작, 95년부터 외교통상부 고문변호사로 일했다. 99년에는 39세의 나이로 세계무역기구(WTO) 법률국의 수석고문변호사로 발탁돼 주요 국제 통상분쟁을 조정하고 판결하는 일을 해왔다.
그의 임명은 여러모로 화제를 남겼다. 일단 통상교섭조정관이라는 자리가 보통 50대의 정통관료 출신이 맡아온 자리였다는 점이다. 김 조정관은 44세의 젊은 나이인데다 정통관료 출신도 아니다. 또 개인적 측면에서 보면 WTO의 수석 고문변호사직이 세속적으로는 훨씬 매력적인 자리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국제통상법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된 자리를 마다하고 공직을 받아들인 그에 대해 주변 사람들은 오히려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고 하니 김 조정관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다. 부친은 노르웨이 대사 등을 지낸 김병연 씨.

◆ 김세호 철도청장
김세호 철도청장은 연공서열상 10단계 기수 뛰어넘은 ‘최고의 모범공무원’으로 불린다. 그는 행시 24회다. 철도청장 자리는 보통 행시 14, 15회 정도가 가지 않겠냐던 대부분의 예상을 깼다.
김 청장에게는 업무능력 및 도덕성에서 ‘최고의 모범공무원’이라는큰 점수를 받고 있다. 철도청에서는 만 50세 젊은 청장의 취임으로 다소 경직됐던 조직문화에 새 바람이 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많다.
기대에 부응하듯 김 청장은 취임 직후 결재방식을 기존의 대변결재에서 서류결재방식으로 바꿔 결재 대기시간을 줄였다. 또 철도청 예산편성 방향과 관련, 일반 국민과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사이버 여론조사를 시행하는 등 국민참여를 확대했다. 승객들이 자유롭게 무선 인터넷을 이용하도록 하는 철도 디지털화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이상호 행자부 감사관
행정자치부 개방형 직위인 감사관(2급 이사관)에 발탁된 이상호(50)씨는 청백리 공무원이 겪어야 했던 인사곡절과 발탁의 드라마를 보여준다. 전라남도 경제통상실장이던 이씨는 지난 1월 전남도 정기인사에서 도의회 사무처장으로 기용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도의회 측에서 이 감사관의 임명을 거부했다. 속사정은 하나. ‘지나친 원칙주의자’라는 점이 정치복마전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는 국방대학원 교육대기자로 밀려나고 말았다.
그는 그동안 행정고시 18회로 1급직을 다툴 연공이지만 부이사관을 넘어서지 못했다. 그의 청백리의 기개를 높이산 시민단체가 그를 응원했다. 2000년 반부패 국민연대 광주본부는 제1회 ‘청백리상’을 그에게 수상했다. 그는 모지역 군수를 지낼 때 노모에게 인사 청탁한 직원의 이름을 실명으로 공개해 뿌리를 자른 일화로 유명하다. 시골군수 시절에 어린 아들을 시골학교로 전학시켜 화제가 됐다.
이런 청백리 정신이 적당한 타협을 추구하는 공무원들 사이에서 수용되기 힘들었지만, 대신 혹독할 만큼 업무처리에 완벽을 기함으로써 부이사관직까지는 버텨낼 수 있었으나 더 이상 관운은 막힌 듯 했다.
그러나 때마침 참여정부가 들어섰고, 지방에서 인재를 구하던 김두관 행자부 장관은 그를 찾아내 4월25일 공무원 비리감찰을 담당하는 감사관에 발탁했다. 부이사관 직급은 이사관으로 한단계 끌어올린 승진인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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