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폐광지에서 일구는 아버지와 아들의 꿈

지역내일 2000-11-07 (수정 2000-11-07 오후 6:59:48)
10월 28일, 내국인이 출입할 수 있는 강원랜드 스몰 카지노의 개장으로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은 새로
운 역사를 만들기 시작했다.
70∼80년대 땅속의 보물 석탄을 캐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던 이곳에 2000년도에는 '대박'의
꿈을 쫒아 전국에서 수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탄가루만 날리던 폐광지에 건물이 들어서고 새로 만들어진 길에는 전국 각지의 번호판을 단 차량들
이 줄을 잇는다.
순서를 기다리는 입장객들, 게임기의 소음, 동전 쏟아지는 소리, 환호성, 그 가운데 딜러 김성욱(30
세)씨가 있다. 테이블 앞에서 능숙한 솜씨로 카드와 칩을 다루는 그는 고한에서 태어나 공무원을 꿈
꾸던 탄광 노동자의 아들이다.
아버지 김종윤(56세)씨는 탄광에서 기계설비 기술자로 30년째 일하고 있다. 탄광을 벗어나고자 했던
본인의 꿈을 아들에게서 이루고 싶어 대학 공부까지 시켰지만 취업을 못해 아타까움도 컸다. 때문에
어려운 시기에 직장을 구한 것만으로도 한없이 기쁘다.
김성욱씨는 하루 12시간 일한다. 딜러가 부족해 2교대 근무다. 함께 일하는 딜러는 160명 정도. 식사
시간도 10분이 채 안된다.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전문가 양성과정을 마치고 한달 동안의 가상영업을
통해 업무를 익혔다.
곧 정규직이 되면 1900만원의 연봉을 받을 수 있다. 김성욱씨는 "일을 할수록 재미와 매력을 느낀
다"고 했다.
오는 2002년 테마파크와 본카지노 개장, 472실의 대규모 호텔과 골프장이 추가 완공돼 가족형 종합관
광단지가 되고 폐광지역 출신들의 채용이 증대되면 아버지의 꿈이 시작된 자리에서 아들의 새로운
인생이 펼쳐질 것이다.
강릉 최백순 기자 knaei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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