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온라인에선] ‘공산당’ 발언으로 색깔논쟁 재연

“대통령 사상 검증 다시 해야” VS “열린 사고 가져야” … 일부 과잉반응 우려

지역내일 2003-06-12
노 대통령이 일본 방문 기간 중인 지난 9일 일본의 공산당 시이 가즈오 위원장과 만나 “나는 한국에서도 공산당이 허용될 때라야 비로소 완전한 민주주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네티즌들 사이에 ‘공산당 허용’ 발언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네티즌들은 11일 이 같은 사실을 전해듣고 하루동안 청와대 홈페이지와 인터넷 포털사이트 그리고 정치사이트인 서프라이즈 등에 수백건의 글을 게시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네티즌들은 “좀 더 열린 사고를 갖자”는 긍정적 반응에서부터 “대통령 발언은 수사대상”이라는 등 의견이 크게 엇갈려 감정적인 갈등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이러한 노 대통령 발언에 대한 논란은 가벼운 욕설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에 대한 논의로까지 확대되고 있어 우리 사회에 이념적 갈등의 골이 아직 남아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한편에서는 노 대통령이 그 동안 신중하지 못한 발언으로 여러 차례 논란이 됐던 점을 들며 노 대통령의 언행이 오히려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산주의 합법화 공방 = 이번 일로 네티즌들은 공산주의 합법화에 대한 뚜렷한 입장차를 드러내며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에 동조하는 네티즌과 그렇지 않은 네티즌들로 갈라섰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아이디를 ‘진정한 정의’ 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대한민국 헌법은 공산당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소위 법조계 출신 대통령이 공산당이 허용되어야 완전한 민주주의가 된다는 대외발언은 외교언사에 앞서 대한민국 정통성을 무시한 망언”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겨레 토론방에 ‘도대체’ 라는 아이디로 글을 올린 네티즌은 중국과의 교류를 두고 “중국 공산당하고는 그럼 무슨 근거로 교류하나”며 “한 마디로 말해서 돈 되는 공산당하고는 교류할수 있어도 돈 안 되는 공산당하고는 교류 못한다는 말밖에 더 되는가”라며 우리 나라의 이중적인 태도를 비판했다.
공산당 합법화에 반대하는 네티즌들은 주로 북한의 공산주의를 예로 들며 ‘독재와 폭력성’을 비판한 반면 이에 반대하는 네티즌들은 ‘유럽 국가에서 공산당이 활동하는 예’ 를 주로 인용하며 대립했다.

◆다시 고개드는 색깔론 논란 =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노 대통령에 대한 색깔론 문제가 대두됐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아이디가 수호자인 한 네티즌은 “대통령 선거기간 중 후보자 사상검증이 그래서 중요했던 것”이라며 “이 건은 어물쩍하게 넘어가서는 안 되는 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건이라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 네티즌 역시 “노통이 즉석에서 무의식중에 이런 말을 내뱉었다하더라도 그런 말을 하게 된 노통의 무의식적 사상적인 배경이나 신념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한다”며 “노통은 은근히 서구적인 사회주의적인 국가나 정권을 꿈꾸는가 그게 노통의 본심인가”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의견에 반발하는 주장도 강했다.
오마이 뉴스 사이트에 한 네티즌은 “노통이 이야기 한 것은 우리 사회의 지나친 획일적 사고를 넓힐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말한 것”이라며 “만일 공산당이 자신들의 정강과 정책을 폭력적 방법이 아니라 사회적 합의하에 민주적 절차에 따라 실시한다고 하면 인정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대통령 언행 신중해야” =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번 논쟁에서 네티즌들의 가장 많은 비판은 “노 대통령의 발언이 신중하지 못했다”는데 있다.
경제와 교육·북핵 문제 등 직면한 현안이 많은데 굳이 국민적 분열을 야기할 수 있는 발언을 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오마이뉴스에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지금처럼 이념적 지역적 세대적 갈등이 심해 싸우는 판에 거기다 기름 붓느냐”며 “우리한테 제일 중요한 것은 먹고사는 문제인데 나날이 어려워지는 경제를 더 살펴야 할 것”이라고 국민 화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언행에 무게를’ 이라는 제목의 글을 쓴 네티즌은 “말이란 때와 장소를 가려서 해야 하거늘 지금 그런 발언이 우리 현실에서 이해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냐”며 “경제가 형편없는데 쓸데없는 분란만 일으킬 언사를 어찌… 정말 이젠 실망 실망 또 실망”이라고 안타까운 심정을 표출했다
서프라이즈에 강두석이라는 이름으로 글을 올린 네티즌은 “아직도 우리는 남북이 통일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런 발언을 하게 된다면 대통령으로서는 득보다 실이 많은 것 같다”며 “더구나 ‘대통령 못해 먹겠다’ 라는 발언으로 비난 받은 지 얼마 되지 않고서 또 구설수에 오르는 발언을 하다니 조금 실망 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좀 신중한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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