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되풀이되는 경찰비리

감찰 강화 등 자정능력 높여야

지역내일 2003-07-30
지난 5월1일 단속 경찰관에게 돈을 준 뒤 이를 몰래카메라로 찍어 협박, 경찰관으로부터 금품을 가로챈 사건이 알려져 충격을 줬다.
이 사건은 아직도 돈을 받는 경찰관이 있고 또 이를 몰카로 찍어 금품을 요구하는 협박이 통할 수 있다는 현실을 재확인했다.
최근에만 하더라도 갓 개업한 변호사의 이른바 ‘브로커 사무장’에게 형사사건을 알선하고 소개료를 챙긴 경찰관 수십명이 검찰의 추적을 받고 있는 등 경찰관들이 연루된 각종 비리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경찰관의 고질적인 비리관행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경찰 스스로 자정능력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함께 경찰관들이 직무에만 충실할 수 있도록 복지수준을 높이고 스스로 경찰직무에 자긍심과 사명감을 갖도록 사회여건을 조성, 비리구조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경찰 내부개혁 강화해야= 최근 서울 동대문 굿모닝시티 사기분양 사건에 경찰 최고위급 10여명이 수뢰와 특혜분양 혐의로 검찰 수사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져 경찰 내부가 어수선하다.
또 28일에는 창원지검이 수사중인 변호사 수임비리 사건과 관련 업자와 사건브로커로부터 1500만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 등)로 서울 방배경찰서 김 모(41) 경정이 구속됐다.
김 경정은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강간치상 혐의로 고소 당한 후배의 형사사건 등을 법조 브로커 정 모(구속)씨에게 알선해주고 그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다.
예전에 비하면 비리에 연루된 경찰관들이 많이 줄기는 했지만 해마다 경찰비리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 경찰 안팎의 지적이다.
경기경찰청의 경우 비리 경찰관이 2000년 182명, 2001년 206명 등으로 증가했다. 평균 14.4%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또 주목할 점은 경찰 징계가 하위직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인천경찰청의 경우 98년부터 2002년까지 비리로 적발된 경찰관은 모두 400명이다.
계급별로 보면 순경 100명(25%), 경장 181명(45%), 경사 90명(23%)순으로 적발됐고, 경위와 경감은 각각 25명과 4명이 적발됐지만 총경과 경정은 단 1명도 없다. 물론 일부지역 경찰청 통계지만 계급이 낮을수록 비리 확률이 높은 것은 “자체 감찰활동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분석이다.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은 “비리를 저지를 경우 엄벌에 처한다는 ‘채찍’은 물론 박봉에 허덕이는 하위직 경찰의 월급을 현실화하는 ‘당근’도 함께 처방하는 동시에 경찰의 직업윤리를 높이는 내부 개혁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보수·수당 현실화 절실= 100% 자치경찰로만 이루어져 있는 영국은 경찰관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전국적인 홍보캠페인을 벌인다.
이 캠페인에는 저명인사들이 대거 참석하며, 국무부가 주관한다.
영국 정부는 새로운 경찰관 충원에 소요되는 자금을 중앙정부의 예산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 자금은 우수인력을 충원하는 데 쓰이는 예산이므로 항목도‘범죄퇴치자금’이다.
영국은 우수한 경찰을 모집하기 위해 홍보캠페인을 제작하는데만 일년에 140억원을 투입한다.
또한 영국경찰 초임연봉은 우리 돈으로 약 5400만원에 이른다. 이 예산도 범죄퇴치자금에서 사용하도록 명시되어 있다.
이황우(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도 경찰 스스로 자정의 목소리를 높이며 일정 개혁이 진행돼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경찰조직이 투명화됐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영국처럼 국민 누구에게나 신뢰받고 믿음을 주는 경찰관이 되기 위해서는 비리구조와 유착하지 않도록 사회적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공권력을 존중하는 사회적 합의와 분위기는 경찰만의 몫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형적 경찰 계급구조도 문제= 경찰관들은 일선현장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범죄와의 싸움에 지쳐 있다. 경찰관들이 왜 이처럼 지쳐있는 것일까.
강대신 경찰청 정책평가 위원은 “근본적인 이유는 왜곡된 경찰 계급구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 위원은 심각한 승진적체를 첫 원인으로 꼽았다. 행정자치부 통계에 따르면 일반직 공무원은 평균 9급에서 6급까지 승진에 17년이 소요된다. 그러나 경찰관은 순경에서 경감까지 24년이 소요돼 승진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 또 제대로 경감까지 승진한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에 지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근무의욕 상실로 이어지며 무사안일과 부정부패에 쉽게 노출된 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한 사람의 감독자 밑에 너무 많은 부하직원을 거느리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행정학 이론에서는 감독 1명의 통솔범위가 8명에서 12명 정도가 적정하다는 것이 정설. 그러나 경찰은 일선 경찰서 과장이 70여명의 부하직원을 통솔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 번째로 중간 실무진이 약해 전문적 업무수행 역량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중간실무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직급구조를 갖고서는 범죄에 효율적으로 대응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경찰청 혁신기획단 한 관계자는 “예산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깨끗한 경찰을 만들기 위해서는 경찰직급을 일부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김병량 기자 br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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