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또는 ‘노무현 정부’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계층이나 연령에 따라 천차만별이었다.
젊은 층의 공통된 대답은 ‘무엇이 진짜 모습인지 혼란스럽다’는 것이었고, 50대 택시기사들의 고민은 강력하지 못한 리더십에 대한 아쉬움이 주를 이뤄 완전히 궤를 달리하고 있었다.
본지는 노무현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노 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지층이었던 대학생들과 여론에 민감한 택시기사들과 직접 만나 노무현 정부에 대한 생각의 변화를 읽어보았다.
/편집자주
◆ 왜 끌려만 다니나
택시기사들은 움직이는 정치평론가다. 각계각층의 승객들과 대화하고 토론하며, 뉴스에 누구보다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 100일을 맞는 서울시내 택시기사들의 공통된 반응은 한마디로 “젊어서 기대했는데”였다. 이들의 표현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들은 ‘서투르다’ ‘끌려 다닌다’ ‘불안하다’ 등이었다. 뒤집어 보면 강력한 리더십에 대한 아쉬움인 것이다. 이들은 정책혼선과 경제가 어려운데 따른 불만이 곳곳에서 배어 나왔다.
운전경력 23년의 하종태(54)씨는 “정치인들이 아무리 싸움을 해도 경제만 좋으면 잘한다고 한다. 그런데 요즘 다들 난리다. 손님도 강남이나 여의도 가야 있다”고 말했다.
오호석(62)씨는 “너무 양보하면 모두 자기 몫만 챙기려 하니까 좀더 강하게 나가야 한다”고 지적한 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잘 모르지만 잡을 것은 확 잡아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젊은 정치인답게 강한 정치를 해야 한다는 게 오씨의 지론이다. 야당의 태도도 지적했다. 그는 “맨날 걸고넘어지고 있는 야당도 얄밉다”면서 “민생고 해결할 생각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택시경력만 33년째인 강만석(57)씨는 “손님들마다 대통령 잘못 뽑았다고 말들이 많다. 경제도 어렵고 장사도 너무 안 된다. 한마디로 ‘끌탕’이다”고 불평을 쏟아냈고, 이학길(51)씨는 “끌려 다니기만 하고, 말로만 서민 대통령 아니냐”고 혹평했다.
신중론도 있다. 영업용 택시를 운전한 지 10년째인 이승준(54)씨는 “좀 서투른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만 아직 3개월밖에 안됐는데 좀 더 두고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오승근(51)씨는 “나라 생각하면 여러 가지로 답답하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다”면서 “각자 위치에서 보람느끼는 맛있는 세상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무현이 달라졌어요”
신촌에서 만난 대학생들은 ‘노무현 후보’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느낌이 너무나 다르다고 말한다. 대선전과 취임 초기 “노무현 참 재미있지 않냐” “옛날 대통령이랑 진짜 다르지?”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제는“미국에 왜 저렇게 하냐” “대통령만 되면 다 똑같아지냐”는 물음표 투성이라는 것이다.
이경희(이대 사회학과 00)씨는 “정말 헷갈린다”며 “진보쪽에서 처음으로 대통령이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이리저리 흔들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경기(서강대 경영학과 98)씨는 “혼돈, 혼란, 변환기”라며 “잘해나갈까…싶어요”라며 말끝을 흐렸다. 김문녕(동국대 경찰행정학과 01)씨는 “코드, 과도기라는 말만 기억에 남는다”고 답변했다.
이두환(서강대 경제학과 02)씨는 손짓으로 흉내를 내면서 “삽질한다(엉뚱한 일을 한다)”고 신랄한 평가를 내렸다. 이씨를 비롯해 다수의 학생들이 “예전에 정말 좋아했는데 지금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이들은 첫 질문에는 “몰라요”라고 답변했다가 두 번째 같은 질문을 하면 잠시 생각하다가 위의 답변을 쏟아냈다. “두번 생각하면 노무현”이라는 말이 무색한 반응이었다.
한편 방미 이후 대학생들의 술자리에서는 “짜증난다”는 말이 자주 튀어나온다고 한다.
김민경(25·중대 중문과 98)씨는 “노통을 그동안 좋아했던 애들이 ‘기대에 못 미친다’라는 말을 더 많이 한다”며 “우리학교 학생이 ‘굴욕외교’라며 시위하다가 (경찰에) 잡혀가 더 기분 나쁘다”고 말했다.
오승훈(외대 영어교육 03)씨는 “부시한테 당당했으면 좋았을 텐데 여러 가지가 아쉽다”며 “노무현이 달라진 걸까요”라고 반문했다.
/ 정재철 전예현 기자 jcjung@naeil.com
젊은 층의 공통된 대답은 ‘무엇이 진짜 모습인지 혼란스럽다’는 것이었고, 50대 택시기사들의 고민은 강력하지 못한 리더십에 대한 아쉬움이 주를 이뤄 완전히 궤를 달리하고 있었다.
본지는 노무현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노 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지층이었던 대학생들과 여론에 민감한 택시기사들과 직접 만나 노무현 정부에 대한 생각의 변화를 읽어보았다.
/편집자주
◆ 왜 끌려만 다니나
택시기사들은 움직이는 정치평론가다. 각계각층의 승객들과 대화하고 토론하며, 뉴스에 누구보다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 100일을 맞는 서울시내 택시기사들의 공통된 반응은 한마디로 “젊어서 기대했는데”였다. 이들의 표현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들은 ‘서투르다’ ‘끌려 다닌다’ ‘불안하다’ 등이었다. 뒤집어 보면 강력한 리더십에 대한 아쉬움인 것이다. 이들은 정책혼선과 경제가 어려운데 따른 불만이 곳곳에서 배어 나왔다.
운전경력 23년의 하종태(54)씨는 “정치인들이 아무리 싸움을 해도 경제만 좋으면 잘한다고 한다. 그런데 요즘 다들 난리다. 손님도 강남이나 여의도 가야 있다”고 말했다.
오호석(62)씨는 “너무 양보하면 모두 자기 몫만 챙기려 하니까 좀더 강하게 나가야 한다”고 지적한 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잘 모르지만 잡을 것은 확 잡아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젊은 정치인답게 강한 정치를 해야 한다는 게 오씨의 지론이다. 야당의 태도도 지적했다. 그는 “맨날 걸고넘어지고 있는 야당도 얄밉다”면서 “민생고 해결할 생각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택시경력만 33년째인 강만석(57)씨는 “손님들마다 대통령 잘못 뽑았다고 말들이 많다. 경제도 어렵고 장사도 너무 안 된다. 한마디로 ‘끌탕’이다”고 불평을 쏟아냈고, 이학길(51)씨는 “끌려 다니기만 하고, 말로만 서민 대통령 아니냐”고 혹평했다.
신중론도 있다. 영업용 택시를 운전한 지 10년째인 이승준(54)씨는 “좀 서투른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만 아직 3개월밖에 안됐는데 좀 더 두고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오승근(51)씨는 “나라 생각하면 여러 가지로 답답하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다”면서 “각자 위치에서 보람느끼는 맛있는 세상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무현이 달라졌어요”
신촌에서 만난 대학생들은 ‘노무현 후보’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느낌이 너무나 다르다고 말한다. 대선전과 취임 초기 “노무현 참 재미있지 않냐” “옛날 대통령이랑 진짜 다르지?”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제는“미국에 왜 저렇게 하냐” “대통령만 되면 다 똑같아지냐”는 물음표 투성이라는 것이다.
이경희(이대 사회학과 00)씨는 “정말 헷갈린다”며 “진보쪽에서 처음으로 대통령이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이리저리 흔들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경기(서강대 경영학과 98)씨는 “혼돈, 혼란, 변환기”라며 “잘해나갈까…싶어요”라며 말끝을 흐렸다. 김문녕(동국대 경찰행정학과 01)씨는 “코드, 과도기라는 말만 기억에 남는다”고 답변했다.
이두환(서강대 경제학과 02)씨는 손짓으로 흉내를 내면서 “삽질한다(엉뚱한 일을 한다)”고 신랄한 평가를 내렸다. 이씨를 비롯해 다수의 학생들이 “예전에 정말 좋아했는데 지금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이들은 첫 질문에는 “몰라요”라고 답변했다가 두 번째 같은 질문을 하면 잠시 생각하다가 위의 답변을 쏟아냈다. “두번 생각하면 노무현”이라는 말이 무색한 반응이었다.
한편 방미 이후 대학생들의 술자리에서는 “짜증난다”는 말이 자주 튀어나온다고 한다.
김민경(25·중대 중문과 98)씨는 “노통을 그동안 좋아했던 애들이 ‘기대에 못 미친다’라는 말을 더 많이 한다”며 “우리학교 학생이 ‘굴욕외교’라며 시위하다가 (경찰에) 잡혀가 더 기분 나쁘다”고 말했다.
오승훈(외대 영어교육 03)씨는 “부시한테 당당했으면 좋았을 텐데 여러 가지가 아쉽다”며 “노무현이 달라진 걸까요”라고 반문했다.
/ 정재철 전예현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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