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천 ''터미널 도장'' 장백수씨
순천 토박이 사이에선 장백수(54)씨는 ''터미널 도장''으로 불린다. 전북 고창출신인 그가 순천에 흘러들어 온 것은 80년대 초반. 장씨는 순천에 정착한 이후 지금까지 20년 동안 터미널 앞에서 도장 파는 일로 생계를 꾸려 왔다.
과거 모든 서류에 도장이 들어가는 시기엔 꽤 호황을 누린 적도 있었다. 그러나 요즘 팔리는 도장은 고작 10∼15개, 코딱지 만한 가게를 유지키도 버겁단다. 그래도 수(手)작업으로 만드는 도장은 다시 흉내 낼 수 없어 장씨의 인생유전과 닮은꼴이다. 장씨는 그 동안 어려운 환경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자신이 살아온 거친 삶이 자꾸 뒤를 돌아보게 하기 때문이다. 장씨는 “무작정 어려운 이웃을 찾아가 주머니에 있는 돈을 모두 털어 주고 오면 한결 마음이 가볍다”고 활짝 웃었다.
■ 광양3대 불고기집 이형중 사장
광양3대 불고기집을 운영하는 이형중(43) 사장이 휴일 날 바깥 나들이 준비에 분주하다. 차량에는 돼지고기와 각가지 요리도구가 즐비하게 실렸다.
어디에서 잔치라도 열 모양이다. 들 뜬 마음으로 이 사장과 함께 도착한 곳은 광양 한 중학교 축구팀 학생들의 연습장이다. 식성 좋은 아이들이 달려들자 한 마리 분량의 돼지고기는 순식간에 바닥이 났다. 이 사장이 이처럼 바쁜 시간을 쪼개 지역사랑에 나선 것은 부친의 영향이 크다. 참 숯의 향기가 그대로 배어있어 여전히 인기가 높은 광양숯불고기를 상업화 한 것은 이 사장의 부친이 처음이다. 이 사장의 부친은 당시 어렵게 번 돈을 학교 전기시설을 가설하는데 희사하는 등 지역에 다시 투자했다. 이런 부친을 보고 성장한 이 사장은 가업(家業)뿐만 아니라 지역 사랑하는 마음까지 부친에게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이 사장은 요즘 각종 정보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장애우 등 좀더 어려움을 겪는 곳을 찾고 싶어하는 그에겐 지역사랑과 이웃사랑에도 정보가 필요한 모양이다.
■ 광양시 사회복지사 김수일씨
광양시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김수일(32)씨가 이른 새벽부터 출근길을 서두르고 있다. 출근하기 전에 들려야 할 곳이 있기 때문이다.
어제 저녁에 잠시 들른 할아버지의 어두운 낯빛이 자꾸 눈앞에 어른거린다. 바쁜 마음에 골목 어귀에 들어서자마자 뜀박질을 한다. 방문 밖에서 할아버지를 불러도 대답이 없다. 몇 번 더 문을 두드리니 다행히 할아버지의 인기척이 느껴진다. 한숨을 돌리고 나니 청각장애인 수화교육시간이다. 김 씨는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각장애인 19명에게 수화도 가르치고 수화 통역서비스도 해주고 있다. 오후에는 승용차를 이용해 중증장애를 겪고 있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머리를 찾는 시간. 어느덧 퇴근시간이 됐지만 김씨의 하루는 끝나지 않았다.
말벗이 필요한 할머니에게 가봐야 한다. 늦은 밤 할머니를 달래고 들른 곳은 포장마차. 쓴 소주로 하루를 정리한다.
/ 광양 홍범택 기자 h-durumi@naeil.com
순천 토박이 사이에선 장백수(54)씨는 ''터미널 도장''으로 불린다. 전북 고창출신인 그가 순천에 흘러들어 온 것은 80년대 초반. 장씨는 순천에 정착한 이후 지금까지 20년 동안 터미널 앞에서 도장 파는 일로 생계를 꾸려 왔다.
과거 모든 서류에 도장이 들어가는 시기엔 꽤 호황을 누린 적도 있었다. 그러나 요즘 팔리는 도장은 고작 10∼15개, 코딱지 만한 가게를 유지키도 버겁단다. 그래도 수(手)작업으로 만드는 도장은 다시 흉내 낼 수 없어 장씨의 인생유전과 닮은꼴이다. 장씨는 그 동안 어려운 환경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자신이 살아온 거친 삶이 자꾸 뒤를 돌아보게 하기 때문이다. 장씨는 “무작정 어려운 이웃을 찾아가 주머니에 있는 돈을 모두 털어 주고 오면 한결 마음이 가볍다”고 활짝 웃었다.
■ 광양3대 불고기집 이형중 사장
광양3대 불고기집을 운영하는 이형중(43) 사장이 휴일 날 바깥 나들이 준비에 분주하다. 차량에는 돼지고기와 각가지 요리도구가 즐비하게 실렸다.
어디에서 잔치라도 열 모양이다. 들 뜬 마음으로 이 사장과 함께 도착한 곳은 광양 한 중학교 축구팀 학생들의 연습장이다. 식성 좋은 아이들이 달려들자 한 마리 분량의 돼지고기는 순식간에 바닥이 났다. 이 사장이 이처럼 바쁜 시간을 쪼개 지역사랑에 나선 것은 부친의 영향이 크다. 참 숯의 향기가 그대로 배어있어 여전히 인기가 높은 광양숯불고기를 상업화 한 것은 이 사장의 부친이 처음이다. 이 사장의 부친은 당시 어렵게 번 돈을 학교 전기시설을 가설하는데 희사하는 등 지역에 다시 투자했다. 이런 부친을 보고 성장한 이 사장은 가업(家業)뿐만 아니라 지역 사랑하는 마음까지 부친에게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이 사장은 요즘 각종 정보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장애우 등 좀더 어려움을 겪는 곳을 찾고 싶어하는 그에겐 지역사랑과 이웃사랑에도 정보가 필요한 모양이다.
■ 광양시 사회복지사 김수일씨
광양시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김수일(32)씨가 이른 새벽부터 출근길을 서두르고 있다. 출근하기 전에 들려야 할 곳이 있기 때문이다.
어제 저녁에 잠시 들른 할아버지의 어두운 낯빛이 자꾸 눈앞에 어른거린다. 바쁜 마음에 골목 어귀에 들어서자마자 뜀박질을 한다. 방문 밖에서 할아버지를 불러도 대답이 없다. 몇 번 더 문을 두드리니 다행히 할아버지의 인기척이 느껴진다. 한숨을 돌리고 나니 청각장애인 수화교육시간이다. 김 씨는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각장애인 19명에게 수화도 가르치고 수화 통역서비스도 해주고 있다. 오후에는 승용차를 이용해 중증장애를 겪고 있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머리를 찾는 시간. 어느덧 퇴근시간이 됐지만 김씨의 하루는 끝나지 않았다.
말벗이 필요한 할머니에게 가봐야 한다. 늦은 밤 할머니를 달래고 들른 곳은 포장마차. 쓴 소주로 하루를 정리한다.
/ 광양 홍범택 기자 h-durumi@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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