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땅 삭막한 학교 뒤뜰에 각시붕어가 시집을 왔다. 산란시기에 따라 가로 줄 무늬가 분홍빛으로 짙어지는 암컷의 움직임이 분주한가 싶으면, 어느새 참붕어가 질투를 하듯 각시붕어와 영역 다툼을 벌인다. 산소가 뿜어 올리는 물결의 방향을 따라 수 십 마리의 송사리 떼가 눈부시게 비상을 하면, 응큼한 버들치는 수초 그늘에 몸을 숨기고, 일곱 마리의 쉬리는 그만 초연히 유영에 몰두한다. 흙빛의 토종 민물고기가 만드는 물빛 세상은 아름답다.
학교의 어두운 뒤뜰에 한 뼘씩 오아시스가 들어 선 것은 오십 줄을 바라보는 체육교사 정 선생의 지극한 정성 때문이다. 아침잠이 없는 그는 새벽에 등교해서 열 평 남짓한 텃밭을 일구고 크고 작은 6개의 수족관을 돌보는 일에 팔을 걷어 부친다.
정 선생의 학급은 점심시간이 되면 맛없는 급식이 맛있는 비빔밥으로 둔갑한다. 텃밭에서 수확한 채소를 얹어 고추장과 참기름을 넣고 비빔밥을 만들어 먹기 일쑤다. 아이들의 입가에 웃음기가 돈다.
맑은 수족관에는 정 선생이 직접 강원도에 가서 잡아 온 민물고기가 웃자라 있다. 참게와 개구리, 송사리와 쉬리는 물론이고 백과사전에서 금방 뛰쳐나온 물고기들도 더러 있다. 수족관은 아이들이 가장 많이 출입하는 ‘매점으로 가는’ 뒤뜰 길과 교무실 뒤편이 만나는 휴식공간에 위치해 있다.
오가는 삶의 분주한 길목에서 서로에게 천사가 되어줄 필요가 있을 때 교사와 아이들은 저절로 수족관을 찾는다. 방과후 늦은 시간 수족관 앞에 앉아 눈물을 떨구는 아이의 등을 토닥이는 여선생의 모습은 참 아름다워 보인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결재를 받아 만든 곳도 아닌, 이름도 빛도 없이 늙어 가는 무명의 교사가 자발적으로 만든 공간에서, 시집 온 민물고기들은 교사와 아이의 내밀한 삶의 이야기를 ‘듣고도 못들은 척’ 무심하기만 하다.
학교의 어두운 뒤뜰에 한 뼘씩 오아시스가 들어 선 것은 오십 줄을 바라보는 체육교사 정 선생의 지극한 정성 때문이다. 아침잠이 없는 그는 새벽에 등교해서 열 평 남짓한 텃밭을 일구고 크고 작은 6개의 수족관을 돌보는 일에 팔을 걷어 부친다.
정 선생의 학급은 점심시간이 되면 맛없는 급식이 맛있는 비빔밥으로 둔갑한다. 텃밭에서 수확한 채소를 얹어 고추장과 참기름을 넣고 비빔밥을 만들어 먹기 일쑤다. 아이들의 입가에 웃음기가 돈다.
맑은 수족관에는 정 선생이 직접 강원도에 가서 잡아 온 민물고기가 웃자라 있다. 참게와 개구리, 송사리와 쉬리는 물론이고 백과사전에서 금방 뛰쳐나온 물고기들도 더러 있다. 수족관은 아이들이 가장 많이 출입하는 ‘매점으로 가는’ 뒤뜰 길과 교무실 뒤편이 만나는 휴식공간에 위치해 있다.
오가는 삶의 분주한 길목에서 서로에게 천사가 되어줄 필요가 있을 때 교사와 아이들은 저절로 수족관을 찾는다. 방과후 늦은 시간 수족관 앞에 앉아 눈물을 떨구는 아이의 등을 토닥이는 여선생의 모습은 참 아름다워 보인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결재를 받아 만든 곳도 아닌, 이름도 빛도 없이 늙어 가는 무명의 교사가 자발적으로 만든 공간에서, 시집 온 민물고기들은 교사와 아이의 내밀한 삶의 이야기를 ‘듣고도 못들은 척’ 무심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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