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주 5일제 성공하려면(안찬수 2003.09.02)

지역내일 2003-09-03
주 5일제 성공하려면


지난주 우여곡절 끝에 통과한 주5일제 법안은 우리나라도 선진국형 근무형태를 갖게 됐다는 점에서 일단 평가할만 하다. 하지만 많이 놀고 임금은 더 받는 선진국병이 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생산성이 낮아져 국가경쟁력이 지금보다 더 떨어지지 않을지 걱정하는 소리도 없지 않다.
미래학자 피터 드러커에 따르면 30년 전의 한국은 25년만에 전쟁으로 황폐한 국가에서 세계 수준의 경제 국가로 스스로를 혁신하는 데 성공한 유일한 국가로 꼽힌다. 한국을 변모시킨 전환의 속도는 과거 세계사에서 전례가 없을 만큼 매우 빠르고 극적인 것이다. 이처럼 현대화된 국가로 자신을 재창조하는 데 일본은 75년에 걸쳐, 미국과 프랑스는 각각 125년과 200년에 걸쳐 이룩했다고 한다.
그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드러커는 한국이 이 기간 동안 ‘인적 자원’을 질적으로 혁신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일제 시대 일본은 한국의 고등 교육, 특히 과학 및 기술과 직업 교육을 철저히 말살했다. 그런데도 단 25년만에 우리는 전 국민들의 교육수준을 높이고 업무 성취도가 탁월한 전문가 그룹과 경영자, 지식 근로자들을 양산해냄으로써 세계 13위의 경제규모를 가진 국가로 올려놓은 것이다.

많이 놀고 임금 더 받는 선진국병 우려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우리나라가 제조업 분야의 ‘생산성 혁명’을 이룩했기 때문이다. 즉 물건을 생산하고 나르는 일에 종사하는 ‘일하는 사람들’ 의 생산성 향상이 가져온 결과가 바로 오늘날 현재 우리 경제의 참 모습인 것이다.
그런데 이런 우리 나라가 요즘 위기라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크게 봐서 1만달러에서 2만달러로 올라가지 못하고 너무 오래 정체돼 있어서 미래가 없다는 주장이 있다. 또 하나는 우리가 25년만에 달성했던 ‘물건을 만들고 나르는 일의 생산성’ 즉 제조업 생산성을 중국이 쫓아오고 있어서 한국이 먹고 살게 없다는 지적이다. 마지막으로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노사갈등이 증폭되고 내 몫을 달라는 요구가 높아지면서 근로자들의 임금인상이 너무 높게 이루어져 ‘밥그릇 깨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각각의 주장에 대해 서로가 보수와 진보로 나누어 대립하고 때로는 노 사간으로 대립각을 세워 온 나라가 시끄럽다.
한국 사회의 시끄러움은 급격한 변화가 빚은 역동성과 갈등 구조 때문이다. 우선, 우리 사회 구성원들만큼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나라도 드물다. 1950년대 이전에 태어난 50대와 그 윗세대들은 대부분, 전형적인 농촌에서 자랐다. 이 시기는 우리나라 인구의 63%이상(‘63년)이 1차산업에 종사하던 소위 ‘농업국가’ 시대이다. 이에 비해, 30~40대는 본격적인 산업화 도시화와 함께 자라온 세대이다. 30~40대가 태어난 시기는 2차 산업의 비중이 20%였으나 그들이 대학에 들어갈 무렵에는 40%로 급속히 높아지는 ‘산업국가’시대이다. 지금 자라나고 있는 10~20대와 그 아래 세대들은 인구 100명당 인터넷 서버 수와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수에서 세계 1위(0.9대 및 17.2명), 인터넷 이용자 수에서 세계 3위(51.1명)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자라나고 있는 새로운 세대다.

노동 질, 생산성 높여 노사갈등 극복해야
이처럼 세대간 갈등과, 지역간 , 남북간, 보수 진보 간 , 노사간의 갈등이 중첩돼 있는 우리 사회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일은 매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정부가 이를 모두 이끈다는 것은 더 더욱이나 난센스일 수밖에 없다. 정부는 기껏 도와줄 수 있을 뿐이고 자칫하면 방해만 될 뿐이다.
해결의 관건은 결국 과거 25년만에 제조업 생산성으로 한국이 도약했듯이 이제는 한 차원 높은 분야의 ‘생산성 혁명’으로 이 문제를 돌파하는 수밖에 없다. 그것은 지식근로분야와 기업 및 사회의 운영 시스템 분야의 생산성을 높이는 일이다. 더 좁혀본다면 국민 한명, 한명 즉 나 자신과 나 자신이 일하는 시스템의 생산성이 높아지면 되는 것이다. 생산성이 높아져서 그 부를 일하는 사람과 경영하는 사람이 골고루 나눠 갖고 결국은 사회적 부가 늘어나는 것이 모든 갈등을 한꺼번에 풀어내고 ‘윈-윈’하는 것이 될 수 있다.
안찬수 재정금융팀장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