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일제 성공하려면
지난주 우여곡절 끝에 통과한 주5일제 법안은 우리나라도 선진국형 근무형태를 갖게 됐다는 점에서 일단 평가할만 하다. 하지만 많이 놀고 임금은 더 받는 선진국병이 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생산성이 낮아져 국가경쟁력이 지금보다 더 떨어지지 않을지 걱정하는 소리도 없지 않다.
미래학자 피터 드러커에 따르면 30년 전의 한국은 25년만에 전쟁으로 황폐한 국가에서 세계 수준의 경제 국가로 스스로를 혁신하는 데 성공한 유일한 국가로 꼽힌다. 한국을 변모시킨 전환의 속도는 과거 세계사에서 전례가 없을 만큼 매우 빠르고 극적인 것이다. 이처럼 현대화된 국가로 자신을 재창조하는 데 일본은 75년에 걸쳐, 미국과 프랑스는 각각 125년과 200년에 걸쳐 이룩했다고 한다.
그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드러커는 한국이 이 기간 동안 ‘인적 자원’을 질적으로 혁신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일제 시대 일본은 한국의 고등 교육, 특히 과학 및 기술과 직업 교육을 철저히 말살했다. 그런데도 단 25년만에 우리는 전 국민들의 교육수준을 높이고 업무 성취도가 탁월한 전문가 그룹과 경영자, 지식 근로자들을 양산해냄으로써 세계 13위의 경제규모를 가진 국가로 올려놓은 것이다.
많이 놀고 임금 더 받는 선진국병 우려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우리나라가 제조업 분야의 ‘생산성 혁명’을 이룩했기 때문이다. 즉 물건을 생산하고 나르는 일에 종사하는 ‘일하는 사람들’ 의 생산성 향상이 가져온 결과가 바로 오늘날 현재 우리 경제의 참 모습인 것이다.
그런데 이런 우리 나라가 요즘 위기라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크게 봐서 1만달러에서 2만달러로 올라가지 못하고 너무 오래 정체돼 있어서 미래가 없다는 주장이 있다. 또 하나는 우리가 25년만에 달성했던 ‘물건을 만들고 나르는 일의 생산성’ 즉 제조업 생산성을 중국이 쫓아오고 있어서 한국이 먹고 살게 없다는 지적이다. 마지막으로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노사갈등이 증폭되고 내 몫을 달라는 요구가 높아지면서 근로자들의 임금인상이 너무 높게 이루어져 ‘밥그릇 깨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각각의 주장에 대해 서로가 보수와 진보로 나누어 대립하고 때로는 노 사간으로 대립각을 세워 온 나라가 시끄럽다.
한국 사회의 시끄러움은 급격한 변화가 빚은 역동성과 갈등 구조 때문이다. 우선, 우리 사회 구성원들만큼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나라도 드물다. 1950년대 이전에 태어난 50대와 그 윗세대들은 대부분, 전형적인 농촌에서 자랐다. 이 시기는 우리나라 인구의 63%이상(‘63년)이 1차산업에 종사하던 소위 ‘농업국가’ 시대이다. 이에 비해, 30~40대는 본격적인 산업화 도시화와 함께 자라온 세대이다. 30~40대가 태어난 시기는 2차 산업의 비중이 20%였으나 그들이 대학에 들어갈 무렵에는 40%로 급속히 높아지는 ‘산업국가’시대이다. 지금 자라나고 있는 10~20대와 그 아래 세대들은 인구 100명당 인터넷 서버 수와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수에서 세계 1위(0.9대 및 17.2명), 인터넷 이용자 수에서 세계 3위(51.1명)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자라나고 있는 새로운 세대다.
노동 질, 생산성 높여 노사갈등 극복해야
이처럼 세대간 갈등과, 지역간 , 남북간, 보수 진보 간 , 노사간의 갈등이 중첩돼 있는 우리 사회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일은 매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정부가 이를 모두 이끈다는 것은 더 더욱이나 난센스일 수밖에 없다. 정부는 기껏 도와줄 수 있을 뿐이고 자칫하면 방해만 될 뿐이다.
해결의 관건은 결국 과거 25년만에 제조업 생산성으로 한국이 도약했듯이 이제는 한 차원 높은 분야의 ‘생산성 혁명’으로 이 문제를 돌파하는 수밖에 없다. 그것은 지식근로분야와 기업 및 사회의 운영 시스템 분야의 생산성을 높이는 일이다. 더 좁혀본다면 국민 한명, 한명 즉 나 자신과 나 자신이 일하는 시스템의 생산성이 높아지면 되는 것이다. 생산성이 높아져서 그 부를 일하는 사람과 경영하는 사람이 골고루 나눠 갖고 결국은 사회적 부가 늘어나는 것이 모든 갈등을 한꺼번에 풀어내고 ‘윈-윈’하는 것이 될 수 있다.
안찬수 재정금융팀장
지난주 우여곡절 끝에 통과한 주5일제 법안은 우리나라도 선진국형 근무형태를 갖게 됐다는 점에서 일단 평가할만 하다. 하지만 많이 놀고 임금은 더 받는 선진국병이 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생산성이 낮아져 국가경쟁력이 지금보다 더 떨어지지 않을지 걱정하는 소리도 없지 않다.
미래학자 피터 드러커에 따르면 30년 전의 한국은 25년만에 전쟁으로 황폐한 국가에서 세계 수준의 경제 국가로 스스로를 혁신하는 데 성공한 유일한 국가로 꼽힌다. 한국을 변모시킨 전환의 속도는 과거 세계사에서 전례가 없을 만큼 매우 빠르고 극적인 것이다. 이처럼 현대화된 국가로 자신을 재창조하는 데 일본은 75년에 걸쳐, 미국과 프랑스는 각각 125년과 200년에 걸쳐 이룩했다고 한다.
그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드러커는 한국이 이 기간 동안 ‘인적 자원’을 질적으로 혁신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일제 시대 일본은 한국의 고등 교육, 특히 과학 및 기술과 직업 교육을 철저히 말살했다. 그런데도 단 25년만에 우리는 전 국민들의 교육수준을 높이고 업무 성취도가 탁월한 전문가 그룹과 경영자, 지식 근로자들을 양산해냄으로써 세계 13위의 경제규모를 가진 국가로 올려놓은 것이다.
많이 놀고 임금 더 받는 선진국병 우려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우리나라가 제조업 분야의 ‘생산성 혁명’을 이룩했기 때문이다. 즉 물건을 생산하고 나르는 일에 종사하는 ‘일하는 사람들’ 의 생산성 향상이 가져온 결과가 바로 오늘날 현재 우리 경제의 참 모습인 것이다.
그런데 이런 우리 나라가 요즘 위기라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크게 봐서 1만달러에서 2만달러로 올라가지 못하고 너무 오래 정체돼 있어서 미래가 없다는 주장이 있다. 또 하나는 우리가 25년만에 달성했던 ‘물건을 만들고 나르는 일의 생산성’ 즉 제조업 생산성을 중국이 쫓아오고 있어서 한국이 먹고 살게 없다는 지적이다. 마지막으로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노사갈등이 증폭되고 내 몫을 달라는 요구가 높아지면서 근로자들의 임금인상이 너무 높게 이루어져 ‘밥그릇 깨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각각의 주장에 대해 서로가 보수와 진보로 나누어 대립하고 때로는 노 사간으로 대립각을 세워 온 나라가 시끄럽다.
한국 사회의 시끄러움은 급격한 변화가 빚은 역동성과 갈등 구조 때문이다. 우선, 우리 사회 구성원들만큼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나라도 드물다. 1950년대 이전에 태어난 50대와 그 윗세대들은 대부분, 전형적인 농촌에서 자랐다. 이 시기는 우리나라 인구의 63%이상(‘63년)이 1차산업에 종사하던 소위 ‘농업국가’ 시대이다. 이에 비해, 30~40대는 본격적인 산업화 도시화와 함께 자라온 세대이다. 30~40대가 태어난 시기는 2차 산업의 비중이 20%였으나 그들이 대학에 들어갈 무렵에는 40%로 급속히 높아지는 ‘산업국가’시대이다. 지금 자라나고 있는 10~20대와 그 아래 세대들은 인구 100명당 인터넷 서버 수와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수에서 세계 1위(0.9대 및 17.2명), 인터넷 이용자 수에서 세계 3위(51.1명)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자라나고 있는 새로운 세대다.
노동 질, 생산성 높여 노사갈등 극복해야
이처럼 세대간 갈등과, 지역간 , 남북간, 보수 진보 간 , 노사간의 갈등이 중첩돼 있는 우리 사회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일은 매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정부가 이를 모두 이끈다는 것은 더 더욱이나 난센스일 수밖에 없다. 정부는 기껏 도와줄 수 있을 뿐이고 자칫하면 방해만 될 뿐이다.
해결의 관건은 결국 과거 25년만에 제조업 생산성으로 한국이 도약했듯이 이제는 한 차원 높은 분야의 ‘생산성 혁명’으로 이 문제를 돌파하는 수밖에 없다. 그것은 지식근로분야와 기업 및 사회의 운영 시스템 분야의 생산성을 높이는 일이다. 더 좁혀본다면 국민 한명, 한명 즉 나 자신과 나 자신이 일하는 시스템의 생산성이 높아지면 되는 것이다. 생산성이 높아져서 그 부를 일하는 사람과 경영하는 사람이 골고루 나눠 갖고 결국은 사회적 부가 늘어나는 것이 모든 갈등을 한꺼번에 풀어내고 ‘윈-윈’하는 것이 될 수 있다.
안찬수 재정금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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