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 50년, 당당한 ‘사회주의’ 쿠바

미 정치·경제 압박 40여년 견뎌 … 카스트로 인기 여전

지역내일 2003-07-27 (수정 2003-07-28 오전 7:41:36)
53년 7월26일 26세 청년 피델 카스트로와 그가 이끄는 129명의 혁명군은 당시 쿠바 제2의 요새인 몬카다 기지를 습격했다. 그로부터 50년이 흐른 지금 카스트로는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으로 44년째 최고 권력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소련 등 사회주의권은 이미 10여년전에 붕괴됐지만 그에 대한 쿠바 국민의 지지는 절대적이고 카스트로는 여전히 서방국가들에 대한 당당함을 잃지 않고 있다.

◆“EU원조 필요 없다”
쿠바 혁명 50주년인 26일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은 혁명의 발상지인 산티아고 데 쿠바에서 열린 혁명기념식장에서 “쿠바는 EU의 원조가 필요 없다”고 말했다. EU가 쿠바의 인권상황을 거론하며 대쿠바 정책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한 반발이다.
매년 1500만유로(1640만달러) 상당의 원조를 거부하겠다는 배짱은 미국의 경제봉쇄정책을 견뎌온 경험에서 우러나온다. 미국은 쿠바혁명이 성공한 59년 이후 경제봉쇄정책을 지속시켜왔고 96년에는 “쿠바와 교역하는 외국인을 미 법정에 제소할 수 있다”는 헬름스-버튼법을 통과시켰다.

◆90년대 경제위기 탈출
카스트로가 서구사회에 대한 당당함을 잃지 않는 보다 근본적인 이유로는 체제에 대한 자신감이 꼽힌다.
미국의 경제봉쇄를 견뎌오던 쿠바는 소련과 동구권 사회주의 붕괴로 경제위기에 빠진다. 93년에는 국민총생산이 80년대 말의 35% 수준으로 곧두박질쳤고 94년에는 미국을 향해 떠난 쿠바인이 4만여명에 달했다.
카스트로는 이 위기를 달러 자유화, 관광산업 총력 육성, 해외탈출 방임정책을 통해 탈출해 나갔다.
쿠바정부는 또 집권 이후 사회·문화분야에서 만큼은 국민의 욕구를 충족시켜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191개 회원국 아동·성인 사망률을 분석, 평점을 매겼다. 당시 쿠바는 미국, 캐나다 등과 함께 사망률이 가장 낮은 A그룹에 포함됐다.
쿠바인들은 무용·음악분야에서는 세계 최고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고 밤새워 춤 출 수 있는 자유도 있다. “카스트로에 대한 비난을 제외하고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쿠바의 현실은 국민들을 거의 억압하지 않은 셈이다.

◆카스트로, 대중적 인기 여전
카스트로 개인의 인기도 쿠바를 체제에 자신감을 가진 당당한 사회주의국가로 만드는 데 큰 기여를 했다. 노장년층에게 그는 여전히 동지이자 영웅이다. 그의 혁명을 직접 경험하지 않은 세대에게도 잘못을 인정하는 그의 솔직한 태도는 친밀함을 넘어서는 카리스마를 갖고 있다는 평가다.
쿠바를 탈출한 많은 이들도 카스트로나 체제에 대한 불만은 많지 않다. 지난해 미 일간지 마이애미 해럴드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플로리다 남부의 쿠바 망명인들중 62%는 카스트로 의장의 추방보다 자신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고 68%는 쿠바의 미래는 쿠바인들 스스로 정해야 한다고 했다. 독재정권의 망명자들의 집권세력에 적대적 감정을 품는 일반적인 현상과 크게 다른 모습이다.
연제호 기자 news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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