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시바, NEC 등 일본 국내 5대 반도체 메이커가 인터넷을 활용한
전자상거래 시장을 공동운영하게 된다. 내년 4월에 종합공동
사이트인 "세미콘 포탈(가칭)"을 개설, 반도체 관련 최신 기술
정보의 발신이나 차세대기술 중심의 업계표준 작성 등을 목적으로
한 의견교환의 장으로서 활용하게 된다. 아시아를 중심으로 내외
의 관련기업에도 널리 참가를 권유함으로서 명실공히 반도체 관련
부문에서 세계 최대의 종합사이트 구축을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
다.
이와 관련 토시바가 사무국을 맡아 내년봄의 사업회사 설립을
위한 준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종합사이트를 운영하게 될 신회사
에는 토시바 이외에 NEC, 후지츠, 히타치제작소, 미쓰비시전기
등 일본의 5대 반도체 메이커가 일제히 출자를 하게 된다. 메이커
이외에 전자상거래 시장 운영에서 노우하우를 가지고 있는 미쓰
비시상사 등도 출자할 전망이다. 각사의 출자비율이나 인사 등
세부적인 사항은 내년 3월까지 결정될 예정이다.
이번에 구축될 종합사이트는 반도체 관련 원재료나 부품, 제품
등을 네트를 경유하여 매매하는 중개업무 이외에 차세대 규격
등을 검토하는 의견교환의 장을 제공하게 된다. 기술관련 최신
뉴스를 일본어로 번역하여 유료 配信하거나 기술자나 영업소 직원
을 대상으로 한 통신교육도 다룰 예정으로 매매 중개수수료나
회원수입, 광고수입 등으로 운영비를 충당하게 된다. 아직 매
출목표는 설정하지 않았지만 "장래에는 100억엔 규모의 매출을
예상한다"고 토시바측은 밝히고 있다.
이 사이트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유료의 회원법인이 될 필요가
있다. 회원으로서는 반도체 원재료나 부품 제조회사, 가전이나
PC 등 완성품 메이커, 소프트회사 등을 상정하고 있다. 당분간
은 일본기업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이나 대만 등
아시아 각국의 관련기업에도 널리 참가할 수 있도록 홍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토시바측은 밝히고 있다.
반도체 등을 거래하는 전자시장은 PC 메이커 등 구매자측이
주도하는 형태로 추진된 적은 있으나, 반도체 메이커간의 정보
교환이나 업계규격의 검토 등을 목적으로 한 종합사이트의
개설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의 반도체 메이커 각사가 인터넷 상에 종합사이트를 개설
운영하게 된 배경은 지금까지 독자기술을 지나치게 내부적으로만
보유해 온 점이 오히려 코스트 경쟁력 저하를 초래하게 되었다는
반성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반도체 각사는 이번에 추진될 종합사
이트를 통해 각종 기술정보를 교환하고, 설계나 조달, 제조, 판매
관련 기본기술 및 노우하우 등 각사 공통의 인프라까지 구축해
나간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이번 종합사이트의 구축을 계기로
독자적인 기술경쟁을 되풀이 해 온 일본의 반도체 메이커가 중복
투자를 피하기 위해 기술의 공유화를 모색하게 됨으로서 국제시장
에서의 경쟁력이 일층 회복될 것으로 관련업계에서는 기대를
걸고 있다.
일본의 반도체 메이커는 지금까지 고객쟁탈을 위하여 칩을
소형화하는 미세화기술이나 설계개발 이외에 조달하는 부품의
사양 등의 면에서도 독자성을 추구해 온 바 있다. 그러나 90년대
들어서면서 반도체 업계를 중심으로 專業化나 생산의 외부위탁
움직임이 가속화됨으로서 설계에서 제조, 판매에 이르기까지
일관체제를 고집해 온 일본의 반도체 메이커는 인재와 설계투자
부문에서 막대한 투자를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실정상 코스트증가의
감수가 불가피하게 되었다. 이결과 일본의 반도체 메이커는 80년
대 후반에 세계 반도체 시장의 약 절반가량을 점유하고 있었으나
98년에는 30% 수준까지 떨어졌다. 반도체 수요확대를 배경으로
일본의 5대 반도체 메이커는 반도체 사업에서 금년도 1천억엔
전후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매출액 영업이익율은 10%대에도 못미쳐
20-40%에 이르는 구미 및 아시아지역 기업에 비해 효율경영면에서
크게 뒤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는 실정이다.
(작성자 : 기세명, kotrafuk@lime.ocn.ne.jp)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