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아랍에미리트를 가다

기회의 오아시스 ‘두바이’가 뜬다

지역내일 2003-09-23 (수정 2003-09-25 오후 1:55:16)
기회의 오아시스(Oasis Of Opportunity)라 불리는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가 회교문화의 제약을 과감히 떨쳐버리고 중동지역 내 금융 허브로 급부상, 주목을 받고 있다.
‘석유 이외엔 아무 것도 없으며 이질적인 문화와 지리적인 환경 때문에 외국인들이 생활할 곳이 못된다’는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고 국제적인 금융 물류 중심지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두바이가 23~24일 중동 국가로는 처음으로 ‘경제 올림픽’으로 불리는 국제통화기금(IMF) 및 세계은행(WB) 연차 총회를 주최할 수 있었던 것도 서방 국가들로부터 이같은 점을 높이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24일 두바이 현지에 따르면 7개 토호국 연방으로 형성된 아랍에미리트(UAE) 중 수도 아부다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두바이가 무역, 관광, 금융산업 등을 집중 육성,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한 시기는 최근 5년 사이. 특히 올 들어서는 관광수입이 석유수입을 앞질러 ‘석유로 먹고사는 나라’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났다는 게 현지의 평가다.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참석차 두바이에 온 김진표 경제부총리는 23일(현지시간) 기자들과 가진 조찬 간담회에서 “중동만큼 배타적인 곳에서도 두바이는 열려 있다”면서 “우리도 기득권에 연연하지 말고 외국인 기준에서 투자여건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두바이에 온 한 인사는 동북아 지역에서 뜨고 있는 중국의 상하이 못지 않게 두바이의 성장은 신선한 충격이라며 한마디로 ‘두바이 쇼크’라고 소감을 피력했다.

◆이슬람 국가도 변한다=최근 두바이는 산유량이 갈수록 줄어들자 외국인 투자유치를 통한 중동지역 내 물류·금융허브 건설을 향후 생존전략으로 선택했다. 우선 해안지역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이용, 제벨 알리(Jebel Ali)항을 중심으로 물류 허브화를 추진했다. 물류가 활성화되자 수출입기업이 두바이에 집중됐고 허브화 추진 이전에 25개에 불과하던 금융기관이 현재 136개로 늘러나 중동 내 금융허브로 발돋움했다는 것이다. 두바이는 또 사막지역이라는 지리적 단점을 역이용, 사막관광을 개발,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두바이는 또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파격적인 정책도 잇따라 내놨다. 외국인 투자에 필요한 인허가 사항을 1~2일 안에 완료하고 투자결정이 보류되면 관련 공무원을 문책하는 등 행정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노동시장을 완전 자유화해 주변국 인도나 파키스탄에서 영어에 능통하고 기술 숙련도가 높은 노동인력을 적극 받아들였다. 현재 80만명에 달하는 두바이 인구 중 현지인은 20%에 불과하고 80%는 인도 파키스탄 등 주변국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 두바이는 또 이질적인 회교문화가 외국인 투자의 최대 걸림돌이라는 점을 인식, 여성의 복장을 자유화하는 등 문화적인 제약을 과감히 없앴다. 물론 현지인에게는 술이나 돼지고기를 판매하지 않지만 외국인이 머무는 호텔 등에서는 제한을 하지 않고 있다.

◆지역 내 금융허브 기능 강화=중동 지역 내 금융허브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두바이는 국제금융센터(DIFC)를 설립, 외국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세금 완전 면제, 자본 및 과실의 해외송금을 완전 자유화했다.
두바이 국제금융센터는 또 △수출입 중심 상업금융에서 투자금융으로 전환하는 자본시장 허브화 △아직은 취약한 증권거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증권거래 허브화 △역외에서 운용되고 있는 오일머니(석유자금)를 역내로 유인하기 위한 자산운용 허브화 △잠재력은 있지만 아직 미약한 보험시장을 키우기 위한 보험 및 재보험 허브화 △이슬람권의 금융서비스를 충족시키기 위한 이슬람 금융 허브화 △IT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백오피스 허브화 등 6대 중점사항을 선정해 추진 중이다.

◆한국에 던진 교훈=중동의 홍콩으로 급부상한 두바이가 우리나라에 주는 교훈은 문화적인자원부족 등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경제규모나 시장발전 정도에서 두바이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우월하지만 외국인을 받아들이는 자세는 두바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중동 현지에서는 두바이 정책 결정권자의 강력한 리더십을 성공요인으로 꼽고 있다. 두바이 현지에서 27년간 생활했다는 이덕동씨는 “두바이의 핵심자원은 왕위 계승자이자 실권자인 모하메드 왕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최고 지도자에 대한 신뢰가 크다”고 전했다. 현지 한국인들은 우리나라가 두바이와 같이 국제 금융허브로 크기 위해서는 우수한 외국인 전문가들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노광호 (주)SK두바이 지점장은 “행정절차가 단순 신속할 뿐 아리나 관료들의 요식행위가 없는 게 두바이의 최대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덕동씨는 “한국의 정책결정권자들은 지금 당장 이익이 되지 않더라도 먼 장래를 보며 국가 기본계획을 설계하는 두바이 지도자들의 자세를 배워야 한다”고 충고했다.

/ 두바이(아랍에미리트)=신창훈 기자 chuns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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