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청산가치에도 못 미치는 주가 띄우기에 힘을 쏟고 있지만 증시 장기침체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개인과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한 IR은 물론 실적호전과 높은 배당률 제시에도 불구 주가가 움직이지 않거나 되레 더 빠지는 경우가 많아 연말 또는 내년 초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기업들은 주가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연말주가로 계열사 사장들을 평가하기로 한 삼성그룹 등 인사를 앞둔 일부 대기업 CEO 들은 주가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묘안을 찾지 못해 부심하고 있다.
◇약발이 안 먹힌다=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 등을 초대한 IR을 대대적으로 하더라도 반응은 신통치 않다고 기업 주식담당자들은 토로하고 있다. 특히 IR해서 주가가 오르기보다 빠지는 경우도 적지 않아 아예 IR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기업 주식담당자는 “IR을 위해 관계자들을 불러 놓고 발표를 해도 호응은 별로 없고 특히 기대와는 달리 내용이 없을 경우 주가가 하락하기까지 한다”고 말했다.
또 자사주취득 발표를 해도 시장 반응은 냉담한 실정이며 주가가 오른다 해도 하루 이상을 지속하기가 힘들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실적호전이나 외자유치 해외진출 신제품개발 등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만한 재료들을 발표해도 지속적으로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사례는 드물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장기 침체인 상황에서 재료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기는 힘들고 특히 시장의 불신감이 팽배해진 상황에서 재료를 제대로 인정하는 시장 참여자를 찾기 힘들 정도로 시장분위기 차갑게 식었다는 점을 주가관리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했다.
신한증권 강보성 연구원은 “주가가 옆걸음 치며 개별종목장세가 이어지고 있어 주가관리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자사주 취득 후 주식을 소각하는 방안과 같은 충격요법을 실시 하지 않는 한 주가관리 효과를 얻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의도적 주가부양은 실패=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조금만 주가가 오르면 일단 팔려는 경향이 높다. 특히 최근같은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더욱 심하다는 지적이다. 기업들이 주가관리에 나서더라도 시세가 이어지기를 기대할 수 없다는 얘기다.
자본금 규모가 작고 유통물량이 적은 종목들이 작은 재료에도 큰 시세를 내지만 대부분 작전개입 가능성이 높아 결과적으로 주가관리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자본금이 크고 유통물양이 많은 종목은 10% 안팎의 수익률이라도 시현하는 투자자가 많고 항상 매물압박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때문에 투명한 경영으로 시장 참여자들의 신뢰를 얻은 후 IR강화를 통해 기업가치를 올리는 작업을 꾸준히 할 경우 주가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고 의도적으로 주가를 올릴 수 있는 방법 역시 기업가치가 뒷받침돼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충고다.
◇삼성 CEO 주가관리 촉각=삼성 계열사 사장단들은 연말 평가 요소에 해당 회사의 주가가 반영된다는 점 때문에 자사주 취득과 같은 주가관리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한달 안에 연초 대비 50% 이사 빠져있는 주가를 띄울만한 전략을 마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삼성은 계열사 CEO를 평가할 때 이 회사의 연초대비 시가총액과 주가상승률 등 주가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항목에 30%의 배점을 주고 나머지 70%는 EVA 등 재무적인 지표로 평가 하고 있다. 물론 해당 업종의 평균 수익률 등도 감안되기 때문에 기준일의 단순 주가가 절대적인 평가요소는 아니지만 주가가 높으면 CEO 고과에서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어 향후 삼성 계열사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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