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임비서·후속인사 관측

김용순 비서 사망 이후 … 남북관계 변동 가능성도

지역내일 2003-10-28
김용순 북한 노동당 대남비서의 사망 이후 남북관계 향방에 대한 관측이 난무하고 있다. ‘남북관계 제도화’를 이유로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 있는가하면 한계에 봉착한 ‘김용순 라인’의 후퇴로 새로운 남북관계의 정립을 예상하기도 한다.
‘큰 변화 없는 남북관계’를 전제로 보면 그의 후임에 대한 전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우선 대남비서의 업무가 방대하다는 점과 남북관계의 중요성이 어느때보다 강조되는 시점임을 고려할 때 대남비서를 임명하지 않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정세현 통일부장관은 27일 열린통일포럼에 나와 “후속인사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대화라인에 변화가 있을 것이고 조금은 새로운 (대남)전략이나 정책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근식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대남비서자리를 공석으로 두고 김정일이 직접 챙길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공석이 업무의 공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계응태 공안비서가 농업담당을, 최태복 과학․교육비서가 국제담당을 겸하고 있다는 관측이 유력해 대남비서를 임명하지 않더라도 겸임을 통해 사실상 대남비서 역할을 하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 고위 안보관계자의 말(본보 10월27일자)대로 “북한내 대남정책에서 온건노선을 걸었던 김 비서의 사망으로 남북관계는 상당정도 변동을 예상할 수 있다”면 김용순 비서의 측근을 배제한 인물이 후임 대남비서로 등장하거나 대남사업을 총괄할 가능성도 있다.
김용순 비서의 측근인 임동옥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 송호경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대북송금특검과 참여정부의 새 대북정책․대북라인 등의 영향으로 한계에 부딪혔다는 관측도 있다. 한 정보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이 숙청된 것은 아니지만 자리만 지키고 있다고 해서 “대남사업라인에 변화가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때 눈에 띠는 인물이 강관주 노동당 대외연락부장이다. 강 부장은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을 거쳐 현직에 오른 인물로 총련사업 등을 맡아와 국제문제와 남북문제에 밝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제호 기자 news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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