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구미공단, 디스플레이 ‘메카’서 ‘클러스터’로
부제: 산·학 자발적 진행, 지방정부가 협력 … 균형발전 새 모델 가능성
지난 30년간 국내 전기전자산업을 이끌고 있는 경북 구미공단을 ‘디스플레이산업 클러스터’로 발전시키기 위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단순 생산기지 역할로 만족해야 했던 구미공단을 실리콘밸리에 버금가는 ‘크리스탈밸리’로 변화하도록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논의의 요지.
이를 위해 지난 5일 경북 구미시 센츄리호텔에서는 ‘디스플레이산업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지역사회의 과제’를 주제로 한 지역특화산업 발전방향 심포지움이 열렸다.
지역특화산업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진행된 이번 심포지움은 금오공대 지역협력연구센터(소장 장성호)와 본지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산업자원부와 경상북도, 구미시가 후원으로 참여한 행사.
특히 이번 심포지움은 과거 중앙정부가 주도하고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은 이를 수용하는 관행을 벗어나 산학이 주도하고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하는 ‘자발적인’ 성격을 가진 것이어서 의미를 더했다.
장성호 금오공대 지역협력연구센터 소장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참여정부의 정책과제는 중앙정부로부터 출발하기보다는 지방에서 자발적으로 필요한 부분을 찾아가는 형태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구미공단은 지난 30년간 국내 전기전자산업의 중심지였던 만큼 풍부한 인프라를 가지고 있어 디스플레이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해 나가는데 전국 어디보다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후방산업 연관 효과 커 집중육성= 심포지움에서 기조연설에 나선 고정식 산업자원부 생활산업국장은 “디스플레이산업은 ‘종합 공학’적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전후방 산업 연관 효과가 큰 부문”이라면서 “2012년까지 세계 1위의 디스플레이강국으로 도약해 370억달러 생산에 18만명을 고용하는 것이 정부의 목표”라고 말했다.
고 국장은 이어 “구미공단이 디스플레이산업 클러스터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교육제도와 정주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며 노사문제도 해결해야 할 사안 중 하나”라면서 “현재 디스플레이산업의 중심지인 구미공단이 차세대 디스플레이산업에서도 위치를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선 이런 과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 국장은 또 이 자리에서 △디스플레이 산업기술개발 추진 △기술인프라 구축 및 전문인력양성 확대 △디스플레이 장비·재료산업 육성 △각종 제도의 개선 등 디스플레이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지원책을 소개하기도 했다.
◇인력수급, 정주여건 개선이 시급= 이어 주제발표에 나선 KDI 박준경 박사는 “클러스터 조성이라는 것이 세계시장 규모로 보면 성공 확률은 10%도 안되지만 다행히 디스플레이산업을 목표로 하고 있고 구미공단은 LG필립스LCD와 LG전자 등 세계시장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는 기업이 있더 유리하다”면서 “구미지역 구성원 전체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인력수급 문제가 기업의 골치거리 중 하나라는 지적에 대해 안병철 영남대 교수는 “대구경북지역에서 1년에 배출되는 4년제 대학 전기전자관련 학과 졸업생이 3000명에 육박한다”면서 “대학과 기업을 이들을 잘 활용한다면 인력수급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토론에 나선 전병서 대우증권리서치센터 본부장은 “기업과 지방자치단체는 퇴직자 프로그램을 만들어 이들이 가진 노-하우를 바탕으로 부품소재 부문의 기술발전을 추구해야 하며 엔지니어들이 구미공단에 머물도록 하기 위해서는 자녀교육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주낙영 경북도 경제통상실장도 “정부에서 추진 중인 지역특화산업 지정에 경북도는 구미지역의 디스플레이산업을 포함시켰다”면서 “구미디지털전자정보단지를 중심으로 구미공단을 동북아 디스플레이산업 최대 집적단지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디스플레이산업 클러스터 4륜 동력 구축= 특히 이날 심포지움에서는 구미공단 디스플레이산업 클러스터 구축의 대체적인 윤곽이 제시돼 관심을 끌었다.
장성호 금오공대 지역협력연구센터 소장은 “전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구미공단은 부품소재기업이 밀집해 있어 물류와 공동기술개발이 용이하다”면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개발과 인력양성 등을 위해 클러스터 구축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 소장은 이어 △디스플레이정보센터 △차세대원천기술연구단 △첨단디스플레이교육단 △디스플레이분석평가지원단 등을 정보, 연구, 교육 및 분석의 ‘4륜 동력체제’를 구축하고 체제별 미래 대비 시스템과 체제간 시스템 연계 및 유기적 협력 방안을 구축하는 형태의 클러스터 모델을 제시했다.
구미공단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필요한 부분을 언제나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물질적 지원시스템을 구축해 놓는 한편 기업 공동의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것이 이 모델의 요지.
장 소장은 “구미공단 디스플레이 산업이 세계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주도권을 가지는 것은 국가 전체의 이익과 경제 발전에도 부합하는 것”이라면서 “지역사회 전체의 공동노력과 중앙정부의 지원이 결합되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구미 허신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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