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6자회담 이제 시작이다(임춘웅 2003.09.03)

지역내일 2003-09-01 (수정 2003-09-03 오후 9:40:40)
6자회담 이제 시작이다


지난주 베이징에서 열렸던 6자회담에 대한 평가가 다양하다. 2차회담의 일정도 합의하지 못하고 헤어졌으니 실패한 회담이라는 시각, 구체적 일정은 잡히지 않았으나 다시 만나기로 합의했으니 그것만으로도 성공적이라는 사람도 있다. 북한측에서는 이번 6자회담이 백해무익했다고 평가하는가 하면 미국측에서는 비교적 긍정적으로 보는 여유를 보이고 있다.
이런 엇갈린 평가는 국내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번회담은 6자가 처음으로 만나 상견례를 나누는 자리였다는 점이다. 처음으로 만나 무슨 가시적 성과를 기대 했다면 북핵문제는 처음부터 그렇게 어려운 문제가 아니었을 것이다. 회담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성과를 따지기 전에 어떻게 이 회담을 성공적으로 이어갈까를 생각할 때다.

‘북핵 평화해결’ 틀 마련 위한 국제 외교 실험
그렇게 하자면 중국사람들이 말하는 서로간 다른 것은 놔두고 같은 것부터 찾아가자는 구동존이(求同存異)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관점에서 이번 회담은 북한 핵문제가 불거진 지 1년여 만에 이 문제를 풀어나갈 하나의 틀이 짜여졌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그동안 세계는 그 틀을 짜는데 1년여의 세월을 보냈고 늦게나마 그 틀이 가동되기 시작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둘째로는 이번 회담을 통해 6자는 한반도의 비핵화와 더불어 북한의 안보우려를 해결해야할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대목은 북한이 회담 중 핵사태를 악화시키는 더 이상의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는 점이다. 다음으로는 두 달내에 2차회담을 갖기로 의견을 모은 것이다. 대화를 위한 모멘텀을 유지한 것이 소득이라면 큰 소득일 것이다. 두 달이면 다소 긴 기간이긴 하나 10월 방콕에서 열리는 APEC(아태 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준비도 있고 해서 그렇게 긴 기간만은 아닐 것이다.
특히 다자회담은 북-미간 단독회담을 고집하던 북한측의 고집을 꺾고 미국이 바라던 대로 다자의 틀 속에 북한을 끌어들였다는 외교적 성과를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 될 것이다. 6자회담은 이번에 북핵문제만 원만히 해결할수 있다면 이 6자의 틀은 앞으로 새로운 동북아 안보포럼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되리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는 동북아에서 미래의 새로운 안보체제로 도약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본란은 일찍부터 각별한 관심을 가져왔다. 6자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자면 북핵문제의 본질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문제의 핵심은 북측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정책을 먼저 포기하라는 것이고 미국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먼저 포기하라는 것이다. 북미간에 “네가 먼저”만 되풀이하게 되면 일이 되지 않으니 일괄타결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일괄타결 원칙이 결정되더라도 문제가 다 풀리는 게 아니라는데 북핵문제의 어려움이 있다. 북한이 보는 미국의 적대정책의 선이 어디까지인가 하는 문제가 또 남는다. 바로 이 문제가 6자회담에서 풀어야 할 가장 골치 아픈문제가 될 것이다. 양쪽의 시각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남은 4자가 얼마나 외교력을 발휘하느냐가 6자회담의 성공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미 적대정책 완화 위해 4자 외교력 발휘해야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북한과 미국이 이 문제를 진지하게 협상할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 다음으로는 6자회담이 너무 오래 끌게 되면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란 점이다. 시간이 길어지면 각국의 이해가 바뀔 수 있고 국제환경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 늦어도 미국의 대통령 선거전이 본격화되기 전에 마무리 돼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자면 6자의 틀 안에서도 북-미 접촉의 폭을 넓혀주는 노력이 필요하고 일이 안 풀리면 4자가 적극 개입하는 형태가 바람직 할 것이다. 6자안에서도 북미접촉이 중요한 것은 북한의 핵위협에 대한 인식이 미국과 다른 나라간 차이가 있기 때문인 것이다. 한국의 외교력에 한계가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중국은 새로운 국제적 실험인 6자회담에서 그들의 외교력을 시험하고 키울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는 것이다.

임춘웅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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