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사료화 작업 서두르자

내일정론 - 임성진 (전주대교수 환경정치경제학)

지역내일 2000-08-29
새만금사업에 대한 민 관 공동조사단의 활동은 위원들간의 입장차이가 워낙 커 사업지속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마무리되었다. 최종보고서 제출도 두 차례나 연기된 끝에 지난 18일에야 간신히 이루어졌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이 결론 없는 보고서가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공동조사단의 의견은 크게 정부측 추천인은 찬성, 민간측은 반대라는 입장으로 양분되었고, 결국 사업추진여부에 대한 결론은 내리지 않기로 합의되었다. 그러나 조사단의 이상은 단장은 이를 어기고 자신의 개인 의견을 첨부해 사업추진 쪽으로 합의가 기운 듯한 최종보고서를 총리실에 제출하여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세계 최대의 간척사업으로 엄청난 혈세가 투입되고 있는 국가적 정책사안을 일 개인이 이처럼 함부로 좌지우지하려 든다는 것은 실로 엄청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이는 결코 한 사람의 돌발적 만용으로 벌어질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며 군부정치시대 이래로 우리사회의 개발이익을 향유하고있는 세력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공동조사단 소속의 한 위원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사업추진을 목적으로 진행된 조사단의 비합리적 운영을 비판하면서 사업의 중단을 위해 학자적 양심을 걸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수질분야 전문가인 이 교수는 새만금 담수호의 수질문제는 현재의 대책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최종보고서의 조사내용을 보면 간척사업으로 인한 편익은 가능한 과대 평가한 반면 수질개선과 생태계파괴로 인한 환경비용은 과소 평가한 흔적이 뚜렷하다. 심지어는 보고서작성과정에서 분과위의 토의내용을 분과위원장이 임의로 누락시키고 합의된 부분도 수정하지 않아 위원들의 항의사태까지 일어난 적이 있다.
이런데도 전북도에서는 사업의 타당성에 대한 논쟁은 이 것으로 끝났으니 어서 정부가 결정을 내리고 예산집행이 이루어지도록 전 도민과 정치권이 힘을 결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도대체 새만금개발은 누구를 위한 사업이기에 모든 비판에 귀를 틀어막고 무작정 밀어붙이고 있는가.

그 동안 새만금에 대한 독립적 의사결정 협의체를 기구화할 것을 주장해온 필자로서는 최근의 상황을 지켜보며 참담한 심경을 감출 수가 없다. 그러나 여기서 역사는 결코 현재에 머물지 않으며 항상 미래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싶다. 특히 자연의 조화와 힘을 무시한 무모한 개발의 결과는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에야 나타나기에 더욱 그렇다.
새만금사업은 5공시절 호남권 득표를 의식해 이루어진 정치적 결정으로 환경적 측면은 고사하고 경제적 측면에 대한 숙고조차 제대로 없이 급조된 것이다. 그리고 이때 내려진 졸속한 결과물에 관한 정치적 이해 당사자만 바뀌어갈 뿐 이해관계의 끈은 끊임없이 이어져가고 있다.
문제는 잘못된 정치가의 행동에 대한 대가를 죄없는 시민들과 자라나는 우리의 아들딸들이 고스란히 치러야 한다는데 있다. 우리는 시대적 과오에 대해 당사자들이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 서글픈 역사속에서 살아왔다. 이러한 현실이 위정자들이 국민을 우습게 보고 자신의 입신을 위한 도구로 취급하는데 대한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그런데 잘못된 정책의 책임소재를 아무리 분명히 하려고 해도 정확한 역사적 근거자료가 없으면 훗날 "했다", "안했다" 식의 속빈 청문회밖에 열 수가 없다. 중요한 정치과정은 공개되지 않기 일쑤고 알려진 정보도 시간이 흐르면 의도적으로 왜곡되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 새만금과 관련된 모든 역사적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후에 누가 얼마만큼 책임을 져야 하는지가 명확해지도록 준비해두어야 한다.
새만금에 대한 정치적 결정이 내려진지 벌써 15년 가까이의 세월이 흘렀다. 전문가들은 새만금사업의 문제점들이 이미 현세대에 심각하게 나타나리라 예상하고 있다. 새만금관련 사료수집과 정리 작업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새만금 이해당사자들의 책임소재를 밝혀내려는 작업은 우리 역사를 바로 세우고 올바른 정치 사회를 건설하는 과정의 하나이기도하다. 민간 전문가들에 의한 새만금사료화 작업이 하루속히 이루어져 정책결정과 집행이 역사 앞에 수시로 검증 받을 수 있는 사회구조가 정립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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