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한국관광공사 공동기획 - 2003년 문화관광축제의 현황과 발전방향 ②
사시사철 축제만발, 신명나는 강원도
지역내일
2003-11-13
(수정 2003-11-13 오후 5:12:09)
연간 82개의 강원도 축제 가운데 춘천 국제마임축제는 한국적 축제모델을 제시하며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문화관광부가 지정하는 우수문화축제로 선정될만큼 내실을 기하고 있다.
올해로 열 다섯 번째를 맞이한 춘천 마임축제는 순수 공연(예술)과 축제(난장)의 복합적 형태로 열리는 아시아지역 대표 마임축제다.
특히 올해는 국내 54개의 마임 극단 및 공연단체와 네덜란드 일본 인도 독일 프랑스 등 국외 5개국 11개 극단이 참여, 명실공히 국제적인 공연예술 축제로 자리를 굳혀나가고 있다.
5월 28일부터 6월 1일까지 5일간 춘천 시내 공연장 및 예술마당, 위도(고슴도치섬) 등지에서 열린 올 마임축제에는 일본의 마임스승 사사키 히로야수의 ‘샤라쿠’를 비롯해 아시아의 대표작들이 참가한 ‘아시아의 몸짓’과 어린이를 위한 마임공연, 병원·대학교·아파트단지 등 일상의 생활공간에서 벌어진 ‘찾아가는 공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선보였다.
특히 축제의 막바지인 토요일 밤부터 일요일 새벽까지 열린 도깨비난장은 마임축제를 상징하는 대표적 행사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마임 영상 연극 무용 퍼포먼스 음악 문학 등 갖가지 장르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도깨비난장은 참가자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으며, 난장에 참여하려는 서울지역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경춘선 열차를 도깨비열차로 운영한 것은 매우 효율적인 연계대책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민간 주도의 유일한 공연예술축제
춘천마임축제 권순석 사무국장은 “관광과 문화예술분야를 영역화 해, 수 목 금요일은 작품위주의 축제를 벌이고 토 일요일은 ‘섬’이라는 공간에서 체험프로그램과 야외공연을 위주로 대중적인 작품을 배치함으로써 관광객들에게 흥미와 친근감을 느끼게 한 점”이 올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또 “마임축제는 민간이 주도하는 유일한 공연예술축제로서 작품성을 높여나가는 것과 함께 마임과 연관된 교육·체험프로그램의 개발을 통해 가족단위 관광객의 참여를 늘리는 등 만족도 높은 축제를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덧붙였다.
축제에 참가한 관광객들이나 춘천시민들의 반응도 무척 뜨거웠다.
‘빨간 여우’라고 이름을 밝힌 참가자는 도깨비난장이 가장 신나는 축제였다며 “(우리놀이 퍼포먼스)‘타오’의 북소리는 땅을 울리고, 제 가슴까지 함께 울리는 잊혀지지 않는 소리”라고 말하고 “어린 시절의 기억을 되살리며 따뜻한 즐거움을 주는 공연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준영씨는 “평소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공연들이 조금은 어색했지만 다양한 공연을 한자리에서 본다는 것은 참 매력적”이었다고 말했으며, ‘준’이라고 밝힌 참가자는 오이카도 이치로의 ‘카파’ 공연이 “나에게 크나큰 감동이 되었다”며 “카파는 그의 공연에서처럼 내 마음 속의 도깨비 친구가 되었다”고 감격해 했다.
이 밖에도 대다수의 참가자들은 축제사이트 게시판을 통해 이번 축제에서 ‘벅찬 감동’과 ‘눈물나게 행복한 밤’을 맞이했다며 “춘천에 사는 것이 정말 행복하다”고 밝히고 있다.
소설가 이외수도 지독한 안개와 사랑과 예술에 중독되자며 ‘하루만이라도 저 암울한 세상의 기억들을 지우고’ 무릉도원이자 해탈지경인 ‘도깨비난장으로 가자’고 외쳤을 정도였으니 어쩌면 당연한 반응들이다.
그러나 몇 가지 문제점도 지적됐다. 우선 서울 및 수도권의 관광객이 승용차를 이용해 위도를 찾아간 경우, 상당한 불편을 겪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도깨비난장의 행사장인 위도(고슴도치섬)는 남이섬이나 중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섬으로, 춘천시내에 들어와서도 위도라는 교통표지판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인데다, 행사장을 알리는 안내표지판도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찾아가는 공연’
시민 생활공간으로 파고든 마임
또 위도 내부의 안내체계도 다소 미흡한 편으로 지적됐다. 마임공연은 4개의 무대(숲속무대, 잔디마당1, 잔디마당2, 다리밑 무대)에서 각기 다른 프로그램으로 동시에 실시되었고, 축제 프로그램은 체험마당, 전시마당 등으로 구분 진행되어 관광객이 원하는 장소를 제대로 찾아가기가 쉽지 않았다는 평가다.
기타 ‘홍보 미흡’이나 관람시 사소한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번 마임축제는 대체로 긍정적 평가가 많았다.
건양대 관광학과 지진호 교수는 “거리공연, 아파트 앞 공터에서의 공연 등 ‘찾아가는 공연’을 통해 지역주민들이 마임을 보다 정확히 이해하고 예술적 감흥을 느끼도록 하고 있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마임을 시민들의 생활공간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지역주민들이 마임축제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만들뿐만 아니라 지역문화의 특성화 방법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춘천 국제마임축제가 유럽에서 시작된 ‘마임’이라는 장르를 우리의 전통 문화적 요소와 의식이 담긴 한국적 마임으로 창조해 내면서 소규모 지방도시인 춘천을 국제적인 마임도시로 변모시키고 있다고 높이 평가하고 있다.
■ 양양 송이축제
현장체험형 행사 인기 … 송이상품 신뢰성 높일 방안 마련해야
가을이면 양양은 별천지 세상이 된다. 숲속의 다이아몬드 ‘송이’가 축제를 통해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태풍 ‘루사’로 인해 열리지 못한 송이축제가 2년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한 축제는 10월 1일∼5일 송이산지에서 자연산 송이의 생태를 직접 관찰하고 채취할 수 있는 체험형 축제로 치러졌으며 외국인들은 9월 26일부터 현장체험이 가능하도록 배려했다. 참가자들은 사전 예약을 통해 ‘잠들었던 천년의 신화’를 깨우며 송이의 신비로움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앞다투어 마련했다.
“남대천 둔치에서 재래시장으로 옮긴 행사장은 황량함을 말끔히 씻어냈으며 송이산지 등과 연계한 체험프로그램은 일본인 관광객 유치 등에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였다.”
한국문화관광연구소 오순환 소장은 축제장을 시장골목으로 옮겨 관광객들의 체류시간을 늘리고 길거리무대를 통해 참가자들에게 친밀감을 느끼게 했으며 서면, 손양면, 현북면 등 산지에서의 송이채취 현장체험과 서면 송천리의 떡만들기, 현북면 어성전리의 탁장사되기(양양지역에 내려오는 탁장사 일화를 전통놀이화 한 행사. 현장접수를 통해 통나무 빨리 자르기, 통나무 멀리던지기 등을 실시한다) 등의 시골현장 체험프로그램이 특히 돋보이는 축제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로 탁장사 송이길 행사는 양양 송이축제의 대표적인 문화행사로 손색이 없는 독특한 농촌테마관광 상품으로 발전하고 있다.
‘송이보물찾기’ 등 가족단위 관광객 참여도 높여
건양대 지진호 교수도 “주 행사장이 재래시장에 설치돼 산촌의 정겨움, 재래시장 고유의 난장적 요소가 적당히 조화를 이뤄 축제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킬 수 있었다”며 “특히, 재래시장 고유의 볼거리와 먹거리, 살거리는 관광매력을 높이는데 중요한 요인이 되었을 뿐 아니라 인위적 분위기를 배제시키는 데에도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지 교수는 또 “‘송이보물찾기’ 등과 같은 체험프로그램은 동심을 자극해 가족단위 관광객들의 참여도를 크게 높일 수 있었다”면서 “서커스 등 옛 재래시장의 풍물을 그대로 재현하는 등 시골장터 모습을 복원했고, 공연프로그램도 전시성을 탈피한 소공연 위주로 진행해 관람객들은 많지 않았어도 진지한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소규모 공연이다 보니 관람객 수가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해, 야간에 펼쳐졌던 일부 프로그램에서는 공연을 정시에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여 미리 기다리고 있던 관람객들을 지루하게 만들었다는 비판도 뒤따랐다.
또 송이채취 및 송이보물찾기와 같은 체험프로그램은 관광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으나, 현지에서의 자연스럽지 못한 진행과 송이채취 지역의 제한, 송이 찾기의 의도적 유도 등 일부 행사 진행요원들의 지나치게 작위적인 행동 연출로 사실감이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양양 송이축제는 무엇보다 지역 특산물인 전국최고 품질의 양양송이의 홍보 및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축제다. 따라서 양양송이의 상품 신뢰감을 높이기 위해 송이 판매장을 별도로 마련하고 가격표시, 생산자 명기, 포장방법 개선, 품질등급 통일 등을 기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축제장에서 판매된 송이 가격은 천차만별인 데다 산지나 품질 등급도 제대로 표시돼 있지 않았고 포장상태도 형편없어 상품의 품질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는 지적이다.
행사장에서 송이를 2kg 구입했다는 이주호씨는 집에 돌아와 제품을 뜯어보니 “벌레가 먹어 송이로서의 가치가 상실돼 있었다”며 “저질의 엉터리 송이가 판매된다면 누가 다시 축제에 참여하고 특산물을 구입해 가겠느냐”며 울분을 토했다.
일본인 단체관광객 크게 늘어
이번 축제의 또 하나의 특징은 일본인 단체관광객들의 참여가 많았다는 점. 양양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약 1500여명의 일본인 관광객들이 축제에 참여했다. 이들은 대부분 사전에 참가 예약을 한 상태였으나 이들을 위한 안내 표지판이 거의 없었으며, 환전소, 엔화 가격표시판도 거의 눈에 띄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일본관광객들의 높은 구매력에도 불구하고 송이의 판매량이 부족해 효과적인 마케팅을 못한 점은 축제의 목적을 크게 훼손한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이밖에도 송이 수확철과 추수기가 축제기간과 겹쳐 지역주민들의 참여가 많지 않았던 것이 아쉬운 점으로 등장했고, 비슷한 시기에 인근에서 개최된 봉화 송이축제와의 차별성을 고려한 축제프로그램 개발 및 인프라 구축도 양양 송이축제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올해로 열 다섯 번째를 맞이한 춘천 마임축제는 순수 공연(예술)과 축제(난장)의 복합적 형태로 열리는 아시아지역 대표 마임축제다.
특히 올해는 국내 54개의 마임 극단 및 공연단체와 네덜란드 일본 인도 독일 프랑스 등 국외 5개국 11개 극단이 참여, 명실공히 국제적인 공연예술 축제로 자리를 굳혀나가고 있다.
5월 28일부터 6월 1일까지 5일간 춘천 시내 공연장 및 예술마당, 위도(고슴도치섬) 등지에서 열린 올 마임축제에는 일본의 마임스승 사사키 히로야수의 ‘샤라쿠’를 비롯해 아시아의 대표작들이 참가한 ‘아시아의 몸짓’과 어린이를 위한 마임공연, 병원·대학교·아파트단지 등 일상의 생활공간에서 벌어진 ‘찾아가는 공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선보였다.
특히 축제의 막바지인 토요일 밤부터 일요일 새벽까지 열린 도깨비난장은 마임축제를 상징하는 대표적 행사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마임 영상 연극 무용 퍼포먼스 음악 문학 등 갖가지 장르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도깨비난장은 참가자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으며, 난장에 참여하려는 서울지역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경춘선 열차를 도깨비열차로 운영한 것은 매우 효율적인 연계대책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민간 주도의 유일한 공연예술축제
춘천마임축제 권순석 사무국장은 “관광과 문화예술분야를 영역화 해, 수 목 금요일은 작품위주의 축제를 벌이고 토 일요일은 ‘섬’이라는 공간에서 체험프로그램과 야외공연을 위주로 대중적인 작품을 배치함으로써 관광객들에게 흥미와 친근감을 느끼게 한 점”이 올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또 “마임축제는 민간이 주도하는 유일한 공연예술축제로서 작품성을 높여나가는 것과 함께 마임과 연관된 교육·체험프로그램의 개발을 통해 가족단위 관광객의 참여를 늘리는 등 만족도 높은 축제를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덧붙였다.
축제에 참가한 관광객들이나 춘천시민들의 반응도 무척 뜨거웠다.
‘빨간 여우’라고 이름을 밝힌 참가자는 도깨비난장이 가장 신나는 축제였다며 “(우리놀이 퍼포먼스)‘타오’의 북소리는 땅을 울리고, 제 가슴까지 함께 울리는 잊혀지지 않는 소리”라고 말하고 “어린 시절의 기억을 되살리며 따뜻한 즐거움을 주는 공연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준영씨는 “평소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공연들이 조금은 어색했지만 다양한 공연을 한자리에서 본다는 것은 참 매력적”이었다고 말했으며, ‘준’이라고 밝힌 참가자는 오이카도 이치로의 ‘카파’ 공연이 “나에게 크나큰 감동이 되었다”며 “카파는 그의 공연에서처럼 내 마음 속의 도깨비 친구가 되었다”고 감격해 했다.
이 밖에도 대다수의 참가자들은 축제사이트 게시판을 통해 이번 축제에서 ‘벅찬 감동’과 ‘눈물나게 행복한 밤’을 맞이했다며 “춘천에 사는 것이 정말 행복하다”고 밝히고 있다.
소설가 이외수도 지독한 안개와 사랑과 예술에 중독되자며 ‘하루만이라도 저 암울한 세상의 기억들을 지우고’ 무릉도원이자 해탈지경인 ‘도깨비난장으로 가자’고 외쳤을 정도였으니 어쩌면 당연한 반응들이다.
그러나 몇 가지 문제점도 지적됐다. 우선 서울 및 수도권의 관광객이 승용차를 이용해 위도를 찾아간 경우, 상당한 불편을 겪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도깨비난장의 행사장인 위도(고슴도치섬)는 남이섬이나 중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섬으로, 춘천시내에 들어와서도 위도라는 교통표지판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인데다, 행사장을 알리는 안내표지판도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찾아가는 공연’
시민 생활공간으로 파고든 마임
또 위도 내부의 안내체계도 다소 미흡한 편으로 지적됐다. 마임공연은 4개의 무대(숲속무대, 잔디마당1, 잔디마당2, 다리밑 무대)에서 각기 다른 프로그램으로 동시에 실시되었고, 축제 프로그램은 체험마당, 전시마당 등으로 구분 진행되어 관광객이 원하는 장소를 제대로 찾아가기가 쉽지 않았다는 평가다.
기타 ‘홍보 미흡’이나 관람시 사소한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번 마임축제는 대체로 긍정적 평가가 많았다.
건양대 관광학과 지진호 교수는 “거리공연, 아파트 앞 공터에서의 공연 등 ‘찾아가는 공연’을 통해 지역주민들이 마임을 보다 정확히 이해하고 예술적 감흥을 느끼도록 하고 있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마임을 시민들의 생활공간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지역주민들이 마임축제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만들뿐만 아니라 지역문화의 특성화 방법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춘천 국제마임축제가 유럽에서 시작된 ‘마임’이라는 장르를 우리의 전통 문화적 요소와 의식이 담긴 한국적 마임으로 창조해 내면서 소규모 지방도시인 춘천을 국제적인 마임도시로 변모시키고 있다고 높이 평가하고 있다.
■ 양양 송이축제
현장체험형 행사 인기 … 송이상품 신뢰성 높일 방안 마련해야
가을이면 양양은 별천지 세상이 된다. 숲속의 다이아몬드 ‘송이’가 축제를 통해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태풍 ‘루사’로 인해 열리지 못한 송이축제가 2년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한 축제는 10월 1일∼5일 송이산지에서 자연산 송이의 생태를 직접 관찰하고 채취할 수 있는 체험형 축제로 치러졌으며 외국인들은 9월 26일부터 현장체험이 가능하도록 배려했다. 참가자들은 사전 예약을 통해 ‘잠들었던 천년의 신화’를 깨우며 송이의 신비로움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앞다투어 마련했다.
“남대천 둔치에서 재래시장으로 옮긴 행사장은 황량함을 말끔히 씻어냈으며 송이산지 등과 연계한 체험프로그램은 일본인 관광객 유치 등에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였다.”
한국문화관광연구소 오순환 소장은 축제장을 시장골목으로 옮겨 관광객들의 체류시간을 늘리고 길거리무대를 통해 참가자들에게 친밀감을 느끼게 했으며 서면, 손양면, 현북면 등 산지에서의 송이채취 현장체험과 서면 송천리의 떡만들기, 현북면 어성전리의 탁장사되기(양양지역에 내려오는 탁장사 일화를 전통놀이화 한 행사. 현장접수를 통해 통나무 빨리 자르기, 통나무 멀리던지기 등을 실시한다) 등의 시골현장 체험프로그램이 특히 돋보이는 축제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로 탁장사 송이길 행사는 양양 송이축제의 대표적인 문화행사로 손색이 없는 독특한 농촌테마관광 상품으로 발전하고 있다.
‘송이보물찾기’ 등 가족단위 관광객 참여도 높여
건양대 지진호 교수도 “주 행사장이 재래시장에 설치돼 산촌의 정겨움, 재래시장 고유의 난장적 요소가 적당히 조화를 이뤄 축제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킬 수 있었다”며 “특히, 재래시장 고유의 볼거리와 먹거리, 살거리는 관광매력을 높이는데 중요한 요인이 되었을 뿐 아니라 인위적 분위기를 배제시키는 데에도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지 교수는 또 “‘송이보물찾기’ 등과 같은 체험프로그램은 동심을 자극해 가족단위 관광객들의 참여도를 크게 높일 수 있었다”면서 “서커스 등 옛 재래시장의 풍물을 그대로 재현하는 등 시골장터 모습을 복원했고, 공연프로그램도 전시성을 탈피한 소공연 위주로 진행해 관람객들은 많지 않았어도 진지한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소규모 공연이다 보니 관람객 수가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해, 야간에 펼쳐졌던 일부 프로그램에서는 공연을 정시에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여 미리 기다리고 있던 관람객들을 지루하게 만들었다는 비판도 뒤따랐다.
또 송이채취 및 송이보물찾기와 같은 체험프로그램은 관광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으나, 현지에서의 자연스럽지 못한 진행과 송이채취 지역의 제한, 송이 찾기의 의도적 유도 등 일부 행사 진행요원들의 지나치게 작위적인 행동 연출로 사실감이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양양 송이축제는 무엇보다 지역 특산물인 전국최고 품질의 양양송이의 홍보 및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축제다. 따라서 양양송이의 상품 신뢰감을 높이기 위해 송이 판매장을 별도로 마련하고 가격표시, 생산자 명기, 포장방법 개선, 품질등급 통일 등을 기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축제장에서 판매된 송이 가격은 천차만별인 데다 산지나 품질 등급도 제대로 표시돼 있지 않았고 포장상태도 형편없어 상품의 품질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는 지적이다.
행사장에서 송이를 2kg 구입했다는 이주호씨는 집에 돌아와 제품을 뜯어보니 “벌레가 먹어 송이로서의 가치가 상실돼 있었다”며 “저질의 엉터리 송이가 판매된다면 누가 다시 축제에 참여하고 특산물을 구입해 가겠느냐”며 울분을 토했다.
일본인 단체관광객 크게 늘어
이번 축제의 또 하나의 특징은 일본인 단체관광객들의 참여가 많았다는 점. 양양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약 1500여명의 일본인 관광객들이 축제에 참여했다. 이들은 대부분 사전에 참가 예약을 한 상태였으나 이들을 위한 안내 표지판이 거의 없었으며, 환전소, 엔화 가격표시판도 거의 눈에 띄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일본관광객들의 높은 구매력에도 불구하고 송이의 판매량이 부족해 효과적인 마케팅을 못한 점은 축제의 목적을 크게 훼손한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이밖에도 송이 수확철과 추수기가 축제기간과 겹쳐 지역주민들의 참여가 많지 않았던 것이 아쉬운 점으로 등장했고, 비슷한 시기에 인근에서 개최된 봉화 송이축제와의 차별성을 고려한 축제프로그램 개발 및 인프라 구축도 양양 송이축제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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