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한국관광공사 공동기획 - 2003년 문화관광축제의 현황과 발전방향③
‘체험형’ 선도하는 충청권 축제
지역내일
2003-11-20
(수정 2003-11-20 오후 2:24:34)
■ 금산 인삼축제
‘인삼캐기체험’, 가장 좋은 프로그램에 선정 … 제품 가격표시 등은 개선해야
건강·웃음·희망을 주제로 한 제23회 금산인삼축제는 8월 29일부터 9월 7일까지 열흘동안 인삼종합전시관∼인삼·약초시장을 중심으로 한 군내 전역에서 펼쳐졌다.
이번 축제에서는 관광객들이 즐기고 기념으로 간직할 수 있는 ‘체험이벤트 베스트 10’코너를 운영하는 등 ‘금산에서의 하루 당신의 미래가 건강해 집니다’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체험형 프로그램이 중심에 배치됐다.
인삼·약초 마을과 연계한 ‘인삼캐기’ 여행, 전통인삼생산체험(깍기, 접기, 말리기), 관광기념 인삼병 만들어가기, 약초썰기, 인삼떡·인삼·약초요리 만들어먹기 등은 참가자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또 금산 고유의 민속인 ‘농바우끄시기’ 체험교실 운영을 비롯해 ‘용줄과 함께 하는 소원빌기’, 가족·연인·친구와 함께 할 수 있는 ‘촛불잔치2003’ 등 감동·희망체험 이벤트도 돋보이는 행사였다.
특히 어린이를 위한 ‘캐릭터와 함께 페이스은 페인팅’과 기념사진 촬영·인삼어린이선발, 청소년을 위한 N세대축제·족구대회, 중장년층을 위한 전국자전거대회·궁도대회, 노인층을 위한 은빛한마음축제·장기대회·시조경창 등 계층별로 다양한 볼거리와 이벤트를 만들어 전 세대가 함께 하는 축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이밖에도 금산에서만 볼 수 있는 전통민속의 상시 공연과 인삼을 주제로 한 마당극, 국립국악원의 창극콘서트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펼쳐졌으며, 생산자가 직접 참여하는 인삼ㆍ약초제품 및 농특산물 판매장 운영도 관광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한몫 했다.
배재대 관광문화대학 정강환 학장은 올해 행사에 참가한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친절성·청결도·프로그램 및 가격만족도 등 19개 평가항목에 대해 조사한 결과, 평가항목의 전 분야에서 지난해보다 높은 점수가 나왔다며 이는 “‘2006 금산인삼엑스포’를 대비해 축제 시설을 늘리고 서비스를 개선한 점과 홍보 및 프로그램을 강화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정 교수는 특히 “‘인삼캐기체험’의 경우, 축제 주제와 어울리는 프로그램, 체험하고 싶은 프로그램, 가족이 참여하기 좋은 프로그램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는 등 올 행사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으로 분석되었다”고 밝히고 프로그램의 재미와 주제성을 반영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 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또 체류형 관광을 가능케 하는 민박 프로그램의 경우에도 준비미흡으로 실효를 거두지 못한 지난해와는 달리 그린투어와 연계한 사전 예약시스템을 도입해 주한 외국인들에게 미리 홍보하는 등 300여명의 외국인을 유치하는 성과를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2006년 엑스포를 대비해 관람객 편의시설을 다수 확충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도 표시물 부족으로 실제 이용에는 많은 문제점을 드러낸 것으로 조사됐다.
정 교수는 “인삼전시관 옥상에 새로 마련된 휴게소와 2층의 쉼터, 약초거리 뒤편에 신설된 트레일러식 화장실, 학교 등에 새로 마련된 주차시설 등은 다른 곳과 달리 이용객들이 저조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특히 “주차시설에 대한 방문객들의 만족도는 18개 평가항목 가운데 최하위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인삼교역전은 지난해 3일에 불과했던 행사기간을 10일로 늘리고, 참가업체 수도 늘어나 전시관도 확대 운영하는 등 산업 축제로서의 특성 강화와 함께 관광객 지향형 프로그램으로 거듭나기 위한 시도를 했지만, 전시상품이 외국 바이어와 관광객을 고려한 외국어 제품명 표기가 되어 있지 않았고 가격표시도 일부 제품에만 해놓는 등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건양대 지진호 교수는 “각 계층을 골고루 참가시키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들이 축제의 정체성에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며 전국 하프마라톤대회, 전국 족구대회, 전국 자전거대회 등과 같은 프로그램들을 지목했다.
또한 “금산인삼축제는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산업형 축제의 전형적인 사례”라며 “풍기인삼축제와의 차별성을 기하기 위해 지역문화를 기반으로 한 차별적인 프로그램 개발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축제를 지역문화 발전의 계기로 만들고 지역주민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지역정체성을 유지하는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충주 세계무술축제
36개국 55개 무술단체 참가 … ‘택견 축제’로의 전환 등 정체성 논란 여전
‘오천년 민족혼과 세계 무술의 만남’을 주제로 열린 제6회 충주세계무술축제는 9월 30일부터 10월 6일까지 7일간 충주체육관과 수안보 물탕공원·앙성온천, 성서동 차 없는 거리 등에서 무술 시연과 겨루기, 고수 대결 등 세계무술의 진수를 맘껏 선보였다.
국내 18개 무술단체를 비롯해 세계 36개국 55개 무술단체가 참가한 이번 축제는 중국 우슈, 일본 거합도, 인도네시아 펜칵시라트, 러시아 삼보, 프랑스 싸바테, 그리스 판크라치온, 브라질 까뽀에라, 탄자니아 응고롱고로, 뉴질랜드 마타루아 등 5대양 6대주의 전통무술을 총망라한 세계 무술인의 잔치였다.
특히 한국 격투기의 최강자를 가리는 실전 격투기대회는 박진감 있는 무술대결로 큰 관심을 끌었으며, 기체험, 외국 무술 배우기, 와이어 액션 등 체험행사에는 다른 축제에서와 마찬가지로 관광객들의 참여도가 무척 높았다.
우리 민속 씨름과 일본 스모, 몽고의 부호, 스위스 슈빙겐의 씨름대결을 비롯하여 전국 택견대회, 세계 해동검도대회, 바이오 택견체조, 무술패션 퍼포먼스, 보디빌딩대회, 사이버 무술 게임대회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펼쳐졌으며 세계의 무기와 무술의상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무술박물관 운영도 돋보였다.
이와 함께 세계 민속공연 및 국악 공연, 댄스스포츠, 헤어쇼, 퓨전음악 공연, 양진명소 오룡굿 공연 등 문화행사가 축제를 힘껏 응원했다.
안양대 박철호 교수와 문화관광정책연구원 김덕기 연구위원은 상설체험코너를 확대해 관광객의 체험욕구에 대비한 점과 외국어 통역, 무술박물관 운영, 국제민속장터, 교통정리 등에 필요한 자원봉사요원을 사전에 선발·교육해 원활하게 축제를 운영한 점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었다.
하지만 주로 세계의 무술 시연으로 구성된 축제 프로그램에서 “무술 동작에 대한 자세한 안내해설이 없어 관광객이 무술동작을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무술’이라는 독창적인 테마로 개최되는 이색축제로 해를 거듭할수록 참가단체와 참가자 등 규모가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축제의 정체성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 같다.
박 교수는 “축제의 컨셉트를 ‘세계무술’이 아니라 ‘택견’ 등 충주 고유의 무술에 맞추어 축제의 정통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면서 “향후 프로그램에는 택견에 대한 비중을 강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또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충주에서 세계무술축제를 개최하는 근거가 취약하다”며 “지역의 고유성을 갖지 못해 지역주민들로부터 외면 받는 축제에 올바른 성장을 기대할 수는 없다”고 매우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그는 “세계의 무술인이 한국에 와서 전통무술을 시연할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서 “명분 없는 행사에 외형만 키우면 정체성에 혼란만 더할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더 나아가 “관광객들이 낯선 이름의 알지도 못하는 각 나라의 전통무술에 매력을 느끼기란 힘든 일”이라며 “세계 무파들의 15분간 무술시연에 어떤 감동과 재미를 얻겠느냐”고 꼬집었다. 충주세계무술축제는 결국 인위적으로 만든 ‘무술인들만의 잔치’라는 것이다.
문화관광축제는 외국인 관광객 유인효과도 어느 정도 기대해야 하지만 그 점에서도 거의 실패작이라는 평가다. 만약 일본에서 태권도의 한 무파가 공연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우리나라에서 그 공연을 보러갈 사람이 과연 누가 있겠는가를 생각해 보라는 이야기다.
그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명제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면서 충주가 ‘택견의 고장’이라면 차라리 ‘택견축제’를 여는 것이 훨씬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결론지었다.
이런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충주시는 지난해 10월 세계 27개국 29개 무술단체가 가입한 ‘세계무술연맹’을 창립하고 세계무술의 중심기능을 담당할 세계무술테마공원 건립을 추진 중에 있다. 13만5000㎡의 부지를 확보해 무술박물관, 수련관, 무술체험존, 무술시연장, 세계풍물촌, 영상실, 콘도미니엄 등을 건립, 국내외 관광객이 언제나 무술에 관한 모든 것을 한눈으로 보고 즐기고 체험하는 국제적 수준의 종합무술타운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끝으로 충주무술축제가 귀담아 들어야 할 중요한 문제가 하나 있다.
삼국시대 유서 깊은 중원문화의 산실로 풍부한 역사유적지 및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는 충주지역의 장점을 활용, 주변 관광지 연계상품 개발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충주호의 단양팔경 유람선 일주와 수안보 및 앙성온천, 중원고구려비, 탄금대, 월악산 국립공원 등과 연계한 관광객 유치 전략은 축제의 본 행사 이상으로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 기타 축제들
보령머드축제는 서해안 최고의 해수욕장으로 이름난 대천해수욕장에서 개최되는 데다 축제 자체가 거대한 이벤트 성격을 지니고 있음으로 인해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유희적이며 일과성 프로그램만으로는 축제가 장기적으로 발전하는데 한계가 있음으로 축제의 고급화와 차별화,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보령의 지역문화를 새롭게 발굴하여 이를 프로그램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 교수는 “성수기 해수욕장의 머드 축제장에서 관광객들이 양질의 서비스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지만 축제 개최지역 주민들의 서비스 정신확립은 축제의 장기발전과 지역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이밖에 지난해 문화관광축제로 처음 치러진 강경젓갈축제는 축제의 소재가 상품성이 높은 젓갈인 탓으로 경제적 수익성을 충족시켜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으나 축제 프로그램의 완성도나 진행 면에서 전반적으로 미숙함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산모시문화제는 1998년부터 산업형 축제로 성격이 바뀜에 따라 축제를 통해 모시 판매를 보다 증대시킬 수 있는 방안이, 대전사이언스페스티벌은 축제를 연중 분산 개최하는 방안 등을 통해 엑스포 과학공원내 시설물들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법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인삼캐기체험’, 가장 좋은 프로그램에 선정 … 제품 가격표시 등은 개선해야
건강·웃음·희망을 주제로 한 제23회 금산인삼축제는 8월 29일부터 9월 7일까지 열흘동안 인삼종합전시관∼인삼·약초시장을 중심으로 한 군내 전역에서 펼쳐졌다.
이번 축제에서는 관광객들이 즐기고 기념으로 간직할 수 있는 ‘체험이벤트 베스트 10’코너를 운영하는 등 ‘금산에서의 하루 당신의 미래가 건강해 집니다’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체험형 프로그램이 중심에 배치됐다.
인삼·약초 마을과 연계한 ‘인삼캐기’ 여행, 전통인삼생산체험(깍기, 접기, 말리기), 관광기념 인삼병 만들어가기, 약초썰기, 인삼떡·인삼·약초요리 만들어먹기 등은 참가자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또 금산 고유의 민속인 ‘농바우끄시기’ 체험교실 운영을 비롯해 ‘용줄과 함께 하는 소원빌기’, 가족·연인·친구와 함께 할 수 있는 ‘촛불잔치2003’ 등 감동·희망체험 이벤트도 돋보이는 행사였다.
특히 어린이를 위한 ‘캐릭터와 함께 페이스은 페인팅’과 기념사진 촬영·인삼어린이선발, 청소년을 위한 N세대축제·족구대회, 중장년층을 위한 전국자전거대회·궁도대회, 노인층을 위한 은빛한마음축제·장기대회·시조경창 등 계층별로 다양한 볼거리와 이벤트를 만들어 전 세대가 함께 하는 축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이밖에도 금산에서만 볼 수 있는 전통민속의 상시 공연과 인삼을 주제로 한 마당극, 국립국악원의 창극콘서트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펼쳐졌으며, 생산자가 직접 참여하는 인삼ㆍ약초제품 및 농특산물 판매장 운영도 관광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한몫 했다.
배재대 관광문화대학 정강환 학장은 올해 행사에 참가한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친절성·청결도·프로그램 및 가격만족도 등 19개 평가항목에 대해 조사한 결과, 평가항목의 전 분야에서 지난해보다 높은 점수가 나왔다며 이는 “‘2006 금산인삼엑스포’를 대비해 축제 시설을 늘리고 서비스를 개선한 점과 홍보 및 프로그램을 강화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정 교수는 특히 “‘인삼캐기체험’의 경우, 축제 주제와 어울리는 프로그램, 체험하고 싶은 프로그램, 가족이 참여하기 좋은 프로그램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는 등 올 행사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으로 분석되었다”고 밝히고 프로그램의 재미와 주제성을 반영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 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또 체류형 관광을 가능케 하는 민박 프로그램의 경우에도 준비미흡으로 실효를 거두지 못한 지난해와는 달리 그린투어와 연계한 사전 예약시스템을 도입해 주한 외국인들에게 미리 홍보하는 등 300여명의 외국인을 유치하는 성과를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2006년 엑스포를 대비해 관람객 편의시설을 다수 확충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도 표시물 부족으로 실제 이용에는 많은 문제점을 드러낸 것으로 조사됐다.
정 교수는 “인삼전시관 옥상에 새로 마련된 휴게소와 2층의 쉼터, 약초거리 뒤편에 신설된 트레일러식 화장실, 학교 등에 새로 마련된 주차시설 등은 다른 곳과 달리 이용객들이 저조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특히 “주차시설에 대한 방문객들의 만족도는 18개 평가항목 가운데 최하위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인삼교역전은 지난해 3일에 불과했던 행사기간을 10일로 늘리고, 참가업체 수도 늘어나 전시관도 확대 운영하는 등 산업 축제로서의 특성 강화와 함께 관광객 지향형 프로그램으로 거듭나기 위한 시도를 했지만, 전시상품이 외국 바이어와 관광객을 고려한 외국어 제품명 표기가 되어 있지 않았고 가격표시도 일부 제품에만 해놓는 등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건양대 지진호 교수는 “각 계층을 골고루 참가시키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들이 축제의 정체성에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며 전국 하프마라톤대회, 전국 족구대회, 전국 자전거대회 등과 같은 프로그램들을 지목했다.
또한 “금산인삼축제는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산업형 축제의 전형적인 사례”라며 “풍기인삼축제와의 차별성을 기하기 위해 지역문화를 기반으로 한 차별적인 프로그램 개발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축제를 지역문화 발전의 계기로 만들고 지역주민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지역정체성을 유지하는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충주 세계무술축제
36개국 55개 무술단체 참가 … ‘택견 축제’로의 전환 등 정체성 논란 여전
‘오천년 민족혼과 세계 무술의 만남’을 주제로 열린 제6회 충주세계무술축제는 9월 30일부터 10월 6일까지 7일간 충주체육관과 수안보 물탕공원·앙성온천, 성서동 차 없는 거리 등에서 무술 시연과 겨루기, 고수 대결 등 세계무술의 진수를 맘껏 선보였다.
국내 18개 무술단체를 비롯해 세계 36개국 55개 무술단체가 참가한 이번 축제는 중국 우슈, 일본 거합도, 인도네시아 펜칵시라트, 러시아 삼보, 프랑스 싸바테, 그리스 판크라치온, 브라질 까뽀에라, 탄자니아 응고롱고로, 뉴질랜드 마타루아 등 5대양 6대주의 전통무술을 총망라한 세계 무술인의 잔치였다.
특히 한국 격투기의 최강자를 가리는 실전 격투기대회는 박진감 있는 무술대결로 큰 관심을 끌었으며, 기체험, 외국 무술 배우기, 와이어 액션 등 체험행사에는 다른 축제에서와 마찬가지로 관광객들의 참여도가 무척 높았다.
우리 민속 씨름과 일본 스모, 몽고의 부호, 스위스 슈빙겐의 씨름대결을 비롯하여 전국 택견대회, 세계 해동검도대회, 바이오 택견체조, 무술패션 퍼포먼스, 보디빌딩대회, 사이버 무술 게임대회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펼쳐졌으며 세계의 무기와 무술의상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무술박물관 운영도 돋보였다.
이와 함께 세계 민속공연 및 국악 공연, 댄스스포츠, 헤어쇼, 퓨전음악 공연, 양진명소 오룡굿 공연 등 문화행사가 축제를 힘껏 응원했다.
안양대 박철호 교수와 문화관광정책연구원 김덕기 연구위원은 상설체험코너를 확대해 관광객의 체험욕구에 대비한 점과 외국어 통역, 무술박물관 운영, 국제민속장터, 교통정리 등에 필요한 자원봉사요원을 사전에 선발·교육해 원활하게 축제를 운영한 점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었다.
하지만 주로 세계의 무술 시연으로 구성된 축제 프로그램에서 “무술 동작에 대한 자세한 안내해설이 없어 관광객이 무술동작을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무술’이라는 독창적인 테마로 개최되는 이색축제로 해를 거듭할수록 참가단체와 참가자 등 규모가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축제의 정체성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 같다.
박 교수는 “축제의 컨셉트를 ‘세계무술’이 아니라 ‘택견’ 등 충주 고유의 무술에 맞추어 축제의 정통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면서 “향후 프로그램에는 택견에 대한 비중을 강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또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충주에서 세계무술축제를 개최하는 근거가 취약하다”며 “지역의 고유성을 갖지 못해 지역주민들로부터 외면 받는 축제에 올바른 성장을 기대할 수는 없다”고 매우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그는 “세계의 무술인이 한국에 와서 전통무술을 시연할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서 “명분 없는 행사에 외형만 키우면 정체성에 혼란만 더할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더 나아가 “관광객들이 낯선 이름의 알지도 못하는 각 나라의 전통무술에 매력을 느끼기란 힘든 일”이라며 “세계 무파들의 15분간 무술시연에 어떤 감동과 재미를 얻겠느냐”고 꼬집었다. 충주세계무술축제는 결국 인위적으로 만든 ‘무술인들만의 잔치’라는 것이다.
문화관광축제는 외국인 관광객 유인효과도 어느 정도 기대해야 하지만 그 점에서도 거의 실패작이라는 평가다. 만약 일본에서 태권도의 한 무파가 공연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우리나라에서 그 공연을 보러갈 사람이 과연 누가 있겠는가를 생각해 보라는 이야기다.
그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명제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면서 충주가 ‘택견의 고장’이라면 차라리 ‘택견축제’를 여는 것이 훨씬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결론지었다.
이런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충주시는 지난해 10월 세계 27개국 29개 무술단체가 가입한 ‘세계무술연맹’을 창립하고 세계무술의 중심기능을 담당할 세계무술테마공원 건립을 추진 중에 있다. 13만5000㎡의 부지를 확보해 무술박물관, 수련관, 무술체험존, 무술시연장, 세계풍물촌, 영상실, 콘도미니엄 등을 건립, 국내외 관광객이 언제나 무술에 관한 모든 것을 한눈으로 보고 즐기고 체험하는 국제적 수준의 종합무술타운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끝으로 충주무술축제가 귀담아 들어야 할 중요한 문제가 하나 있다.
삼국시대 유서 깊은 중원문화의 산실로 풍부한 역사유적지 및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는 충주지역의 장점을 활용, 주변 관광지 연계상품 개발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충주호의 단양팔경 유람선 일주와 수안보 및 앙성온천, 중원고구려비, 탄금대, 월악산 국립공원 등과 연계한 관광객 유치 전략은 축제의 본 행사 이상으로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 기타 축제들
보령머드축제는 서해안 최고의 해수욕장으로 이름난 대천해수욕장에서 개최되는 데다 축제 자체가 거대한 이벤트 성격을 지니고 있음으로 인해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유희적이며 일과성 프로그램만으로는 축제가 장기적으로 발전하는데 한계가 있음으로 축제의 고급화와 차별화,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보령의 지역문화를 새롭게 발굴하여 이를 프로그램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 교수는 “성수기 해수욕장의 머드 축제장에서 관광객들이 양질의 서비스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지만 축제 개최지역 주민들의 서비스 정신확립은 축제의 장기발전과 지역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이밖에 지난해 문화관광축제로 처음 치러진 강경젓갈축제는 축제의 소재가 상품성이 높은 젓갈인 탓으로 경제적 수익성을 충족시켜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으나 축제 프로그램의 완성도나 진행 면에서 전반적으로 미숙함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산모시문화제는 1998년부터 산업형 축제로 성격이 바뀜에 따라 축제를 통해 모시 판매를 보다 증대시킬 수 있는 방안이, 대전사이언스페스티벌은 축제를 연중 분산 개최하는 방안 등을 통해 엑스포 과학공원내 시설물들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법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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