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한국관광공사 공동기획 - 2003년 문화관광축제의 현황과 발전방향 ①

LOVE 米, 이천쌀! ‘이천햅쌀축제’

지역내일 2003-11-06 (수정 2003-11-06 오후 4:38:42)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우리사회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지역문화의 발전이다.
특히 각 지역의 고유한 전통문화와 특산물 등을 기반으로 한 지역축제의 대거 탄생은 가장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다. 1996년 368개였던 지역축제는 2001년 520개 올해는 632개로 늘어났고 여타의 크고 작은 문화행사를 포함하면 대략 1000개가 넘는 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그 결과 지역의 문화 인프라가 크게 확충되는 등 지역문화의 전성시대를 이루고 있으며 문화의 수도권 집중현상도 점차 완화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지역축제는 독일 뮌헨 맥주축제, 프랑스 아비뇽연극축제, 일본의 삿포로눈축제와 같은 ‘국제적인 관광이벤트’로 자리잡기에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콘텐츠의 빈곤으로 그 지역만의 독특한 문화를 표현하지 못하고 있으며 관 주도의 전시성 행사는 창조성을 발휘하지 못해 졸속으로 끝나기 십상이다. 또 지역주민의 저조한 참여율, 연계관광을 위한 인프라의 부족,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수용태세의 미흡 등도 꾸준히 지적되는 문제들이다.
이번 연재에서는 우리나라 팔도강산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지역축제의 현황과 문제점 및 발전방향을 서울·경기, 강원, 충청, 영남, 호남, 제주 등 6개 권역별로 살펴보기로 한다.
전국 232개 지방자치단체의 모든 축제를 담아낼 수 없음으로 문화관광부에서 선정한 문화관광축제를 대상으로 하였다. 문화관광축제는 지난해 29개에서 올해는 23개의 지정축제와 7개의 예비축제(일정한 검증 없이 신규축제로 지정하던 방식 대신 1년간의 운영결과를 평가하여 그 성과에 따라 신규축제로 지정하는 제도) 등 30개로 늘어났다.서울·경기권은 연간 144개의 축제가 열린다.
세계불꽃축제, 서울드럼페스티벌, 세계도자비엔날레 등 일정한 궤도에 오른 대규모 축제가 줄을 잇고 있으며, 부천시의 경우는 ‘만화축제’ 등 10월 한 달에만 10여개의 크고 작은 축제가 개최된다.
하지만 문화관광축제는 올해 예비축제로 지정된 ‘이천햅쌀축제’가 유일하다.지역문화의 해인 2001년 새로 태어난 ‘이천햅쌀축제’는 올해로 3회째.
‘LOVE 米, 이천쌀!’을 주제로 지난달 23일부터 26일까지 나흘간 이천 행정타운부지와 자채방아마을(대월면 군량리) 등지에서 성대하게 펼쳐진 이번 축제에는 총 15만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첫해인 2001년의 5일간 14만7250명, 지난해의 3일간 9만3690명보다 다소 늘어난 수치다. 쌀·잡곡 판매실적도 올해는 지난해의 2억1100만원보다 조금 늘어난 2억1300만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외형상의 성장은 햅쌀축제 행사장이 도자기축제 행사장과 둔치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도자기축제장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자연스럽게 햅쌀축제장을 찾는 효과도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쌀 산업을 지키려는 농민들의 다짐자리= 햅쌀축제는 이천시의 상징인 쌀과 농경문화의 백미인 가을걷이를 전국적인 관광축제로 승화한 잔치마당으로 쌀문화 특별전시, 농경문화 사진전, 장승만들기, 떡메질, 박터뜨리기, 새끼꼬기, 거북놀이, 동서악기 퍼포먼스 등 다양한 볼거리 체험거리 행사가 치러졌다.
특히 올해 행사는 WTO의 농산물개방 압력이 거세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쌀 산업을 지키려는 농민들의 각오와 노력의 흔적이 엿보여 관광객들의 마음을 숙연하게까지 했다.
햅쌀축제는 민족의 생명산업인 쌀 산업을 지켜나가려는 농민들의 다짐자리이기도 하고, 농민들의 노고를 위로하며 직거래를 통해 힘을 실어주는 도시민의 참여마당이기도 하다. 단순히 보고 즐기는 행사가 아니라 민족의 살림인 농업의 지속적인 유지 발전을 위해 생산자인 농민과 소비자인 도시민의 힘을 합쳐나가는 연결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햅쌀축제는 또한 옛날 임금께 진상하던 이천쌀을 기반으로 한 전통 토속축제다. 조선시대 성종이 세종릉에 성묘하고 환궁시 이천에 머물던 중 이천쌀로 밥을 지어 진상한 뒤부터 진상미로 올리게 된 이천쌀은 브랜드 인지도에서 단연 수위를 지키고 있다.
농업진흥청이 심사한 쌀 브랜드 평가에서 ‘임금님표 이천쌀’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인지도 1위를 차지할 만큼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지역의 특수한 문화와 역사성 잘 반영= 이 점에서 이천햅쌀축제는 국내 유일의 쌀 축제로서 지역의 특수한 문화와 역사성을 잘 반영한 축제라고 할 수 있다.
이천시 농업기술센터 박종인 농촌지도사는 “우리 민족의 주식인 쌀을 테마로 한 축제가 쌀 인지도가 가장 높은 이천에서 열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내년부터 문화부 지정축제로 거듭나기 위해 이천시와 관내 농협, 지역 문화예술단체, 지역주민 모두가 하나가 돼 좋은 축제 만들기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인기를 끈 프로그램은 체험마당.
“벼가 되는 과정과 이것을 쌀로 만드는 과정을 상세하게 전시하였으며, 이를 직접 체험하도록 하여 자녀를 데리고 간 저에게는 감탄이 절로 나오도록 기분 좋은 행사장이었습니다. 노인분들이 짚신을 열심히 삼고 계셨는데 이를 아이에게 보여주고 직접 신는 모습을 보여주니 이해도 쉽고 관심도 보여 산교육이 되었습니다.”
서현숙씨(이천시)는 참가자들이 직접 나락을 탈곡해 방아를 찧는 마당질 체험장과 풍년대박터뜨리기, 새끼꼬기 등 체험프로그램이 가장 흥겹고 유익한 행사였다고 말했다.
그밖에 시골의 5일장처럼 할머니들이 집에서 기른 푸성귀와 잡곡을 가지고 나와 좌판을 벌이는 시골장터와 햅쌀장터, 부대행사장인 자채방아마을 논두렁에서 벌어진 연날리기와 쥐불놀이, 달집태우기 등도 정겹고 흥겨운 잔치마당을 연출해냈다.
축제를 직접 돌아본 건양대 관광학과 지진호 교수는 “다른 축제에 비해 행사장이 작았으나 기승전결 형태의 구성을 통해 관광객들이 축제의 의미와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했다”며 “쌀 전시관에 마련된 이천 쌀을 이용한 밥상, 제사상, 수라상은 이천 쌀의 우수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이었다”고 전했다. 또한 “놀이마당, 어울마당을 거쳐 난전거리로 이어지는 동선은 관광객들이 축제에 대한 이해와 신명난 놀이마당을 무리 없이 연결함으로써 피로감을 잊게할만큼 멋진 공간연출이었다”고 평가했다.

◇농경문화와 연관된 프로그램이 축제 정체성 유지= 지 교수는 또 “프로그램도 솜씨마당, 타작마당, 짚 조형물, 허수아비, 짚가리 방방, 어울마당, 장터 등 대부분 농경문화와 직접 관련된 것들로 구성해 축제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었으며, 농촌전통테마 마을인 자채방아 마을을 부대행사장으로 활용해 낮에는 전통 민속놀이, 밤에는 달집태우기 등 농경문화와 관련된 야간 프로그램을 진행함으로써 농촌체험관광 상품으로의 가치를 높였다”며 후한 점수를 매겼다.
용인대 관광학과 이돈재 교수도 “쌀이라는 주제와 농경문화의 정체성을 확보하는 독특한 모습으로 운영되었다는 점에서 다른 축제와는 다른 문화를 엿볼 수 있었다”며 “단지 즐겁게 노는 페스티발보다는 실제적이고 사실적인 경제생활의 내용을 주제로 축제를 발전시킨 모습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인위적 프로그램 배제하고 역동성 살려야= 햅쌀축제는 축제 주체가 대부분 지역농민들이었다는 점에서 축제 전통의 수립과 영속성을 기대할 수 있는 축제다.
하지만 지 교수는 “축제에서 농민들의 삶과 낭만을 환상적으로 담아낼 만한 중심 프로그램이 없어 참가자들에게 창조적 일탈을 느끼게 하지는 못했으며, 일부 프로그램은 인위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햅쌀축제가 미래지향적인 문화관광축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축제의 필요성과 가치를 지역주민들이 더 깊이 인식해야 하고, 축제시기도 고정시킬 필요가 있다.
또 농경문화를 주제로 한 축제라고 해서 민속행사 일색으로 치러진다면 젊은 계층들의 참여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므로 현대인들의 욕구에 맞는 형태로의 변형은 어느 정도 필요해 보인다.
이 밖에도 축제의 역동성과 유희적 기능을 고려해 농민들과 관광객들이 어울려 판을 형성하기 위한 모델개발도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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