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마다 돌아오는 총선. 이 시기에 유난히 바빠지는 분야가 있다. 바로 언론계다.
총선 보도라는 ‘본연의 임무’ 때문에 그렇기도 하지만 총선 때는 이유가 약간 달라진다. 바로 언론인들에게 쏟아지는 정치권의 ‘러브콜’ 때문.
일례로, 지난 2000년 4.13 총선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은 각 언론마다 차출하다시피해서 언론인들을 출마시켰고, 이중 이낙연(동아일보), 김성호(한겨레) 후보는 배지를 달았다.
◆“언론인을 잡아라”
이미 정치권에는 언론인 출신들이 상당수 포진해있다.
각 당마다 그 비율에 있어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지난 2000년 4.13 총선 당시 총 273명의 국회의원 중 방송인을 포함해 45(16%)명의 언론계 출신 인사들이 당선됐다. 언론사별로는 동아일보가 9명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일보 6명, 중앙일보 5명, MBC 4명, KBS 3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내년 4.15총선에도 만만치 않은 수의 언론인들이 선거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한나라당과 민주당, 열린우리당 등 정치권은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지명도가 높고 안정적으로 당선될 수 있는 언론인들에게 지속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물론 극도의 보안 속에서 이뤄진다.
한나라당 외부인사 영입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문수 의원은 “철저한 보안 속에서 현재까지 십 여명 이상의 언론인들과 접촉했다”며 “가능하면 많은 언론인들을 영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현직에 있는 사람들이 상당수이기 때문에 이름은 절대 밝힐 수 없다”며 “얼굴이 많이 알려진 방송국 출신들이나 ‘거물급’ 언론인들을 모시려고 하는데 쉽지만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접촉하기 전에 미리 우리쪽(한나라당)에 연락해오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강운태 사무총장은 “이미 10여명의 현역 언론인을 접촉했다”며 “지구당에 조직책을 주는 방안이나 비례대표 등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종의 ‘보장’을 담보로 언론인들의 안정적인 영입에 힘쓰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외부인사 영입위원장은 “언론인들이 정치형세나 국민의 변화 열망을 잘 안다”며 “1월 중 모실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치감각·대중성이 경쟁력
정치권에서 이렇게 언론인들에 눈길을 주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일단 기자들이 정치현장에 있었기 때문에 정치 감각이 있고, 대중과의 친숙도가 높을뿐더러 전문성이 있다는 점 등을 꼽는다.
최근 출마의사를 밝힌 언론인 출신은 노웅래(MBC 사회부 차장) 최병권(문화일보 부국장) 최창환(이데일리 편집대표) (이상 열린우리당), 김영호(스포츠투데이 기자) (이상 민주당), 이교관(조선일보 기자) 김형태(KBS시청자센터 주간) 조희천(조선일보 기자) (이상 한나라당)씨 등이다.
이밖에도 일찌감치 자리를 박차고 나와 정치권에서 경력을 쌓은 언론인들도 상당수다.
김기만(청와대 국내언론비서관) 문학진(청와대 정무1비서관)(이상 우리당), 김현종(대통령비서실 정무1국장) 유종필(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 이만영(청와대 정무비서관) 박 현(청와대 행정관) 최 진(청와대 정무비서실)(이상 민주당), 최구식(현 국회의장 공보수석비서) 홍희곤(부대변인) (이상 한나라) 등이 그들이다.
한편 MBC 엄기영 이사, 손석희 아나운서 등은 매 선거 때마다 거론되는 ‘단골’들이다.
또 이번 선거를 앞두고 홍정욱 헤럴드경제 사장, 김은혜 MBC 기자, 이정민 중앙일보 기자 등이 급부상 중이다.
이들에 대해서는 여야 할 것 없이 공을 들이고 있지만, 그러나 이들은 출마를 극구 사양하고 있다.
◆언론인 출마, 엇갈린 시각
언론인들이 정치권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 긍·부정론이 공존한다.
MBC 정치부의 한 중견기자는 “국가를 위해 일을 해보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정계에 진출하는 것에 대해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언론인이 정치를 한다고 해서 무조건 선입견을 갖고 바라볼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과거 언론인 출신 정치인들이 언론계 경력을 이용해서 정치인이 되거나, 잘못된 것을 대변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이런 것들은 여전히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출마의사를 밝힌 최구식 공보수석비서는 “정치하기에 가장 적합한 직업이 기자라고 생각한다”며 “기자들은 국민의 입장에서 국가를 보는 일을 하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정치인과 하는 일이 매우 흡사하다”며 적극 옹호했다.
/ 이숙현 기자 shlee@naeil.com
총선 보도라는 ‘본연의 임무’ 때문에 그렇기도 하지만 총선 때는 이유가 약간 달라진다. 바로 언론인들에게 쏟아지는 정치권의 ‘러브콜’ 때문.
일례로, 지난 2000년 4.13 총선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은 각 언론마다 차출하다시피해서 언론인들을 출마시켰고, 이중 이낙연(동아일보), 김성호(한겨레) 후보는 배지를 달았다.
◆“언론인을 잡아라”
이미 정치권에는 언론인 출신들이 상당수 포진해있다.
각 당마다 그 비율에 있어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지난 2000년 4.13 총선 당시 총 273명의 국회의원 중 방송인을 포함해 45(16%)명의 언론계 출신 인사들이 당선됐다. 언론사별로는 동아일보가 9명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일보 6명, 중앙일보 5명, MBC 4명, KBS 3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내년 4.15총선에도 만만치 않은 수의 언론인들이 선거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한나라당과 민주당, 열린우리당 등 정치권은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지명도가 높고 안정적으로 당선될 수 있는 언론인들에게 지속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물론 극도의 보안 속에서 이뤄진다.
한나라당 외부인사 영입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문수 의원은 “철저한 보안 속에서 현재까지 십 여명 이상의 언론인들과 접촉했다”며 “가능하면 많은 언론인들을 영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현직에 있는 사람들이 상당수이기 때문에 이름은 절대 밝힐 수 없다”며 “얼굴이 많이 알려진 방송국 출신들이나 ‘거물급’ 언론인들을 모시려고 하는데 쉽지만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접촉하기 전에 미리 우리쪽(한나라당)에 연락해오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강운태 사무총장은 “이미 10여명의 현역 언론인을 접촉했다”며 “지구당에 조직책을 주는 방안이나 비례대표 등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종의 ‘보장’을 담보로 언론인들의 안정적인 영입에 힘쓰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외부인사 영입위원장은 “언론인들이 정치형세나 국민의 변화 열망을 잘 안다”며 “1월 중 모실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치감각·대중성이 경쟁력
정치권에서 이렇게 언론인들에 눈길을 주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일단 기자들이 정치현장에 있었기 때문에 정치 감각이 있고, 대중과의 친숙도가 높을뿐더러 전문성이 있다는 점 등을 꼽는다.
최근 출마의사를 밝힌 언론인 출신은 노웅래(MBC 사회부 차장) 최병권(문화일보 부국장) 최창환(이데일리 편집대표) (이상 열린우리당), 김영호(스포츠투데이 기자) (이상 민주당), 이교관(조선일보 기자) 김형태(KBS시청자센터 주간) 조희천(조선일보 기자) (이상 한나라당)씨 등이다.
이밖에도 일찌감치 자리를 박차고 나와 정치권에서 경력을 쌓은 언론인들도 상당수다.
김기만(청와대 국내언론비서관) 문학진(청와대 정무1비서관)(이상 우리당), 김현종(대통령비서실 정무1국장) 유종필(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 이만영(청와대 정무비서관) 박 현(청와대 행정관) 최 진(청와대 정무비서실)(이상 민주당), 최구식(현 국회의장 공보수석비서) 홍희곤(부대변인) (이상 한나라) 등이 그들이다.
한편 MBC 엄기영 이사, 손석희 아나운서 등은 매 선거 때마다 거론되는 ‘단골’들이다.
또 이번 선거를 앞두고 홍정욱 헤럴드경제 사장, 김은혜 MBC 기자, 이정민 중앙일보 기자 등이 급부상 중이다.
이들에 대해서는 여야 할 것 없이 공을 들이고 있지만, 그러나 이들은 출마를 극구 사양하고 있다.
◆언론인 출마, 엇갈린 시각
언론인들이 정치권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 긍·부정론이 공존한다.
MBC 정치부의 한 중견기자는 “국가를 위해 일을 해보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정계에 진출하는 것에 대해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언론인이 정치를 한다고 해서 무조건 선입견을 갖고 바라볼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과거 언론인 출신 정치인들이 언론계 경력을 이용해서 정치인이 되거나, 잘못된 것을 대변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이런 것들은 여전히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출마의사를 밝힌 최구식 공보수석비서는 “정치하기에 가장 적합한 직업이 기자라고 생각한다”며 “기자들은 국민의 입장에서 국가를 보는 일을 하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정치인과 하는 일이 매우 흡사하다”며 적극 옹호했다.
/ 이숙현 기자 s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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