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

264일만에 체포된 까닭은?

지역내일 2003-12-15 (수정 2003-12-15 오후 4:51:59)
부시 미 행정부는 3월20일 이라크침공과 동시에 후세인 생포 또는 사살에 전력을 기울였다. 이번 후세인 체포로 미국은 264일만에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 전쟁 종료 선언이 개전 40여일만에 나온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기간이다. 세계 최강의 군사력과 정보력을 갖춘 미국이 왜 9개월만에야 후세인을 잡은 것일까.
우선 취약한 이라크 내 정보망을 원인으로 들 수 있다. 미국은 이라크 점령 직후 후세인 정권 하의 군대는 물론, 정보기관까지 해산했다. 결국 후세인 대통령은 자신의 고향 인근에 9개월간이나 숨어있을 수 있었다. 티크리트는 유력한 후세인 은신처로 꼽혀 왔었다.
현지 정보망의 중요성을 깨달은 미국은 내년 2월 중순까지 새로운 비밀정보기관을 창설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1일 전했다. 초대 기관장은 현재 과도정부 내무장관인 누리 바드란이 맡으며 주요 임무는 저항세력의 색출, 분쇄 작업이다.
이라크 정보기관 해산 외에 미국의 정보력을 취약하게 만든 다른 요인으로는 반미감정과 민족의식이 높은 이라크인들의 대미 비협조적 태도이다. 허름한 농가의 지하에, 불과 두 명의 경호원만을 데리고 숨어 있었음에도 후세인 전 대통령이 비교적 장기간 은신할 수 있었던 것은 티크리트 지역 주민의 협조 또는 묵인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적어도 이라크 북부 지역에서는 후세인에 대한 지지가 남아 있었고 이러한 민심을 조기에 수습하지 못해 미국은 후세인 대통령에 대한 체포를 9개월이나 기다려야 했다.
개전 초기부터 최첨단 유도미사일을 통해 후세인 제거에 힘썼던 미군은 이라크정보기관 해체 등 정책실패와 이라크 주민의 비협조로 264일만에야 후세인 체포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후세인 체포를 성공으로만 볼 수 없다는 지적도 이 때문이다. 미국이 후세인의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던 9개월간이 이라크저항세력에게는 조직력과 무장력, 사기를 회복할 수 있는 결정적 기간이었다.

/연제호 기자 news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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