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 칼럼>후세인 제거 후 부시의 재선 게임(한면택 2003.12.26)

지역내일 2003-12-19 (수정 2003-12-26 오전 10:41:10)
후세인 제거 후 부시의 재선 게임
한면택 워싱턴 특파원

홈리스 피플같은 모습으로 생포된 사담 후세인은 분명 2대에 거쳐 서로 증오해온 조지 부시 미국대통령을 정치적 수렁에서 건져주고 있다. 이라크 늪에서 벗어나고 백악관도 수성하는데 결정적인 원군을 얻은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부시의 이라크 무대책을 꼬집던 미국 언론들은 후세인소식으로 도배질하고 있고 민주당후보들은 할 말을 잃고 언론무대에서 한 귀퉁이로 밀려나고 있다. 이라크사태 때문에 추락세를 면치 못해온 부시대통령의 미국민 지지율도 후세인 생포 하나로 급등했다.
그러나 부시진영을 비롯해 누구나 지금이 게임 끝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10개월 이상 남은 미국의 대통령선거 때까지 이라크사태나 테러와의 전쟁이 과연 어디로 향할지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시대통령이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그의 정치적 운명은 물론 이라크와 미국의 미래, 지구촌의 정세가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부시의 경고대로 당분간 이라크 내 폭력저항과 테러공격이 지속되겠지만 이를 조속히 차단하지 못한다면 후세인 효과는 일순간에 사라지고 미국민들의 찬사와 인내심은 즉각 180도 바뀔 게 분명하다.
이라크전쟁이후 지금까지 전사자만 300명이상, 사고사까지 합하면 450명 이상의 미군 인명 피해를 지켜보아온 미군가족들과 미국민들은 후세인의 생포로 진정한 이라크전쟁의 끝을 잔뜩 고대하고 있을 것이므로 이라크 사태를 조속히 안정시키고 미군들을 가족 품으로 돌아오게 만들지 못한다면 찬사와 인내심의 수명은 그리 길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부시, 후세인 생포로 정치적 수렁에서 벗어나
이와 함께 미국은 종파별, 종족별로 분열상을 보이고 있는 이라크 국민들에게 하나로 뭉칠 수 있도록 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하고 후세인치하 때보다 생활을 조속히 개선시켜야 할 다급한 과제를 안고 있다.
그래야만 부시대통령은 이라크의 안정을 이루고 재건의 삽에 속도를 내면서 미군들도 철수시킬 수 있을 것이고 미국 유권자들의 표심도 잡아 재선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부시는 이를 위해 이라크민심을 잡을 수 있는 점령자가 아닌 해방자의 모습을 이라크국민들에게 보여주면서 일방주의적인 나홀로 정책을 버리고 이른바 반전국가들까지 아우르는 국제 사회의 협력을 구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부시의 현재 선택을 보면 여전히 올바른 방향을 잡고 있는지 불확실하다는 평가를 미국내에서도 받고 있다.
후세인 효과를 내년 대선 때까지 끌고 가기 위한 듯 부시는 후세인의 운명을 이라크인들에게 맡길 것처럼 공언하면서도 처형선호를 공개표명하는가 하면 재판은 될 수 있는대로 자신의 정치일정표에 맞추려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부시는 후세인에게 사형선고를 내리는 게 마땅하다는 입장을 표시했고 미 관리들은 후세인을 최소 6개월간 구금하면서 조사해야 한다고 공언하고 있어 후세인에게는 사형단죄로 위협해 전쟁명분인 대량살상무기 정보를 털어놓도록 유도하고 후세인재판일정을 최대한 늦추면서 질질 끌어 대선 때까지 효과를 보려는 정치적 계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때문에 후세인과 같은 종파인 수니파 이라크인들은 후세인체포 이후에 오히려 후세인을 외치며 미국에 대한 반감을 격화시키고 있어 이라크의 조기 안정은커녕 분열과 갈등을 더욱 촉발시킬지도 모르는 사태로 번질 조짐이다.
부시대통령은 이어 후세인생포 이후 이라크 빚탕감에 호응하며 화해의 몸짓을 보여주고 있는 프랑스, 독일 등 반전국가들을 향해서도 아직 이라크 재건사업 나누기를 거부해온 오만함을 버릴 조짐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이라크 저항세력 달래고 반전국가 포용해야
부시는 여전히 이들 반전국가들에게 각각 50억에서 80억달러에 이르는 이라크 부채를 탕감 해줄 것을 요구하면서도 이라크 전장터에서 피를 함께 흘리지 않았기 때문에 떡고물 남을 재건사업만큼은 나눠줄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부시가 이라크재건에서까지 내편, 네편 편가르기를 하며 반전국가들을 외면한다면 이라크 사태의 안정과 조속한 재건, 테러와의 전쟁을 위한 국제단합을 쉽사리 이뤄내지는 못할 것으로 공화당 팻 로버트슨 상원정보위원장, 민주당의 조셉 바이든 상원의원 등 다수의 워싱턴정치인들과 외교안보전문가들은 당파를 떠나 이구동성으로 지적하고 있다.
부시대통령이 후세인 생포라는 예기치 못한 미군들의 선물 때문에 국면을 전환시켰지만 지금부터 이라크 국민들에겐 진정한 해방자로서 인식받고 국제사회에선 마이웨이만 외치는 일방주의, 오만한 수퍼파워 지도자의 모습을 털어버릴 수 있는 새로운 선택을 해야만 후세인생포를 백악관수성에 밑거름으로 삼을 수 있을 것으로 지적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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